시두時痘
악성 전염병의 하나. 시두에서 시時는 때나 철을 가리키고 두痘는 역질, 천연두를 의미한다. 속칭으로 ‘별성마마’, ‘손님마마’ 또는 ‘역신마마’ 등으로 부르는 시두는 가을 개벽의 전령 역할을 한다.
시두는 서양의학 용어로 ‘천연두天然痘(smallpox)’를 가리킨다. ‘시두’는 ‘천연두’란 이름이 알려지기 전 우리 민족이 널리 사용하던 용어다. 시두는 인류역사상 최고의 사상자를 야기한, 최초의 전염병이라고 알려져 있다. 20세기에만 전 세계에서 5억 명이 시두로 목숨을 잃었다. 여러 차례 세계사를 주도하는 왕과 황제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로마제국, 마야, 잉카 제국 등 많은 고대 제국을 몰락시켰으며 동시에 새로운 제국을 탄생시켰다. 시두는 세계의 역사에 주요한 분기점이었던 것이다. 1980년 WHO는 천연두 소멸을 선언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에 제1종 법정전염병의 목록에서 ‘천연두’를 삭제했다.
인류에게 치명적이었던 시두는 증산도 사상에서 ‘천자국天子國’, ‘간艮 도수’와 함께 가을개벽의 비밀을 푸는 핵심 코드에 속한다. 한동안 사라졌던 시두는 다시 발발하여 도래하는 개벽, 즉 지난 선천 역사의 끝과 새로운 시작의 실상을 예고한다. 시두는 가을개벽기에 닥칠 병겁을 경고하며, 본래 천자국이던 동북방 간방에 위치한 조선이 개벽의 환란에서 인류를 구원하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주역임을 알린다는 것이다.
이후로는 시두손님을 내가 맡아 보노라. … 앞으로 시두가 대발하면 내 세상이 온 줄 알아라.(『도전』 3:284:9, 12)
시두손님인데 천자국天子國이라야 이 신명이 들어오느니라. 내 세상이 되기 전에 손님이 먼저 오느니라. 앞으로 시두時痘가 없다가 때가 되면 대발할 참이니 만일 시두가 대발하거든 병겁이 날 줄 알아라. 그때가 되면 잘난 놈은 콩나물 뽑히듯 하리니 너희들은 마음을 순전히 하여 나의 때를 기다리라.(『도전』 7:63:7~10)
장차 이름 모를 온갖 병이 다 들어오는데, 병겁病劫이 돌기 전에 단독丹毒과 시두時痘가 먼저 들어오느니라. 시두의 때를 당하면 태을주를 읽어야 살 수 있느니라.(『도전』 11:264:2~3)
전염병은 인류가 농경문화와 목축업을 시작하고 문명이 형성되면서부터 발생했을 것으로 본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크고 작은 전염병들은 멈추지 않고 일어나면서 인간을 괴롭히고, 심지어 인류의 생존 자체마저 위협하고 있다. 2000년 이후만 보더라도 사스(SARS),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 에볼라 등이 출몰하였다. 2020년 현재에는 코로나19가 중국을 시작으로 하여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팬데믹(pandemic; 대륙간 전염병)으로 변하여 많은 희생자를 내고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체를 알 수 없으며 강력한 파괴력을 지난 유행성 전염병들이 계속적으로 출몰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이름 모를 병들의 유행 속에 시두가 발발한다. 한동안 사라졌던 시두는 “내 세상이 되기 전”, 즉 새로운 후천 세상이 들어서기 이전 어느 때 다시 대발하면서 장차 가을개벽에 일어날 병겁의 대환란을 예고한다.
『도전』에 수록된 상제님 말씀에 의하면 시두가 새롭게 출현하는 곳은 ‘천자국’이다. 천자는 ‘천제지자天帝之子’의 약자로서 ‘하느님의 아들’, ‘우주의 주재자이자 천상의 통치자〔天帝〕인 상제의 아들’을 칭한다. 천자는 본래 제정일치 시대에 나라의 통치자요 하늘에게 제사를 주관하는 제사장이었다.
천자는 동이족 임금의 호칭이다. 하늘을 아버지, 땅을 어머니로 섬기는 까닭에 하늘의 아들이라 한다. 天子東狄之所稱, 父天母地故稱天子.(채옹蔡邕, 『독단獨斷』)
중국의 순 임금은 보위에 오를 때 동쪽으로 순행하여 산천에 제를 지내고 마침내 동방의 임금을 알현하였다. 東巡望秩肆覲東后.(『서경書經』)
이 구절에서 ‘근覲’은 아랫 사람(제후 순)이 윗 사람(동방의 천자)을 찾아뵙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동방의 임금은 고조선의 단군왕검을 가리킨다. 천자문화의 본향은 조선이었으며 실제로 고조선 이후 고려 말에 이르기까지 천자 칭호가 계승되어 왔다. 고구려의 전신인 북부여를 계승한 해모수가 스스로를 ‘천제자天帝子’라 칭했고 고구려의 창업 시조인 주몽 역시 자신의 신원을 천제의 아들〔天帝之子〕로 밝혔다. 원나라의 지배를 받던 고려 말에 이르러 임금을 천자 대신 왕으로 내려 부르게 되었으며 그 후 국력이 약화되고 사대주의 세력이 집권하면서 천자 문화, 천손天孫 의식은 역사의 전면에서 사라지다시피 했다. 그러나 조선이 망국으로 기울던 1897년에 들어 고종 임금에 의해 천자국의 황통皇統을 회복하려는 마지막 시도가 이뤄졌다. 고종은 국호國號를 ‘대한大韓’으로 바꾸고 천자 등극을 고告하는 천제를 올리고 황제로 즉위하였다.
“천자국이라야” 시두가 들어온다는 것은 본래 천자의 나라였으며 동시에 앞으로 천자국의 지위를 회복하는 동방 조선에서 시두가 시작된다는 말씀이다. 이것은 곧 시두에 이은 병겁의 진원지가 조선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시두와 병겁이 조선에서 처음 터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병겁에서 살리는 구원의 도道가 조선에 있기 때문”(『도전』 7:40:2)이다. 병겁이 시작된 곳에서 구원이 있다는 것이다.
증산도에서 시두 발병은 단순히 바이러스로써만 설명되는 것이 아니다. 그 병 기운을 다스리는 신명이 있다고 본다. 예로부터 시두가 터질 때는 신명들이 시두기운인 ‘천화天花’를 뿌리고 다닌다고 믿었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시두를 ‘손님’, ‘마마’로 높여 불렀고, 시두에 걸리면 깃대를 꽂아놓고 시두손님을 달랬다. 이 시두손님, 마마손님은 인도에서는 ‘시탈라마타Shitala Mata’,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는 ‘소포나Sopona’라는 여신으로 숭배되었다. 시두 신명을 포함하여 천지의 모든 신명들은 이법理法에 따라 우주를 주관하는 상제님의 주재 아래 속한다. 신명들이 매개가 되어 우주 이치와 상제님의 말씀이 자연과 역사에 현실화되는 것이다. 일련의 유행성 전염병들, 특히 시두는 여름철 말이 되어 모든 생장을 끝맺고 가을의 새 질서를 열기 위해 일체의 생명을 거두는 이치〔이理〕에 따라 천지의 숙살 기운인 서신과 신명들〔신神〕이 개입하여 일어난다〔사事〕.
우주 이치와 신명의 사역으로써 장차 일어날 시두는 세상의 의술, 의약을 통해 제어되지 않는다. 태모 고 수부님은 시두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구원의 법방은 태을주 주문呪文에 있음을 일러 주신다. 스물 석자로 구성된 태을주는 천지조화의 성령을 받는 주문으로써 만萬 가지 병을 물리치고 우리를 성숙한 영적靈的 인간으로 인도하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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