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골 약방
구릿골 약방은 지금의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 동곡(구릿골) 마을에 있었던, 증산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행하면서 개설하신 약방이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신축년(1901)부터 기유년(1909)까지 9년 천지공사를 행하셨다. 그 중 후반기에 해당하는 무신년(1908) 4월에 상제님께서는 김제 금산면 청도리 동곡(구릿골) 마을에 김준상(1878∼1966) 성도의 집 방 한 칸을 얻어 약방을 개설하셨다. 이 약방은 증산 상제님의 천지공사 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는 천지공사의 총 지휘부 기능을 하였다.
이와 관련된 주요 성구는 다음과 같다.
며칠 후에 상제님께서 구릿골로 돌아오시어 밤나무로 약패를 만들어 萬國醫院 만국의원이라 새기시고 글자 획에 경면주사를 바르신 뒤에 공우에게 명하시기를 이 약패를 원평 길거리에 붙이라.하시므로 공우가 대답하고 원평으로 가려 하거늘 물으시기를 “이 약패를 붙일 때에 경관이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려 하느냐?” 하시니 공우가 아뢰기를 ‘만국의원을 설립하여 죽은 자를 다시 살리고 눈먼 자를 보게 하며 앉은뱅이를 걷게 하며 그밖에 모든 병의 대소를 물론하고 다 낫게 하노라.’ 하겠습니다.“ 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크게 기뻐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네 말이 옳으니 꼭 그대로 하라.하시고 약패를 불사르시니라. 이어 여러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한 지방의 병만을 막아도 아니 될 것이요, 온 세상의 병을 다 고쳐야 하리라. 또 한 때의 병만을 막아도 아니 될 것이요, 천하만세의 병을 다 고쳐야 하리니 이로써 만국의원을 개설하노라. 하시니라.(『도전』 5:249:6-13)
구릿골 약방을 개설한 무신년(1908)은 증산 상제님께서 어천을 1년여 앞둔 때로서 9년 천지공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왜 약방인가? 증산 상제님께서는 당신의 직업을 ‘의통醫統’이라고 하셨다. 의통은 후천 가을개벽을 앞두고 병들어 죽어가는 삼계를 살리고 삼계문명을 통일하는 성스럽고 성스러운 직업을 가리킨다. 삼계란 하늘[天]과 땅[地], 사람[人]이 사는 세계를 가리킨다. 이를 ‘삼재三才’라고도 한다. 따라서 증산 상제님께서는 후천 개벽을 앞두고 병든 삼계를 살리고 통일하는 천지대업을 하기 위해 인간으로 오셨고, 그 마무리 과정으로서 천지공사를 총정리하기 위한 상징적이며 실체적인 장소로서 약방을 취하신 것이다.
무신년 4월, 증산 상제님께서는 김제 금산면 구릿골에 사는 김준상의 집 머릿방 한 칸을 수리하여 약방을 개설하셨다. 약방을 개설하는 과정 역시 신성한 하나의 천지공사이다. 당시 상제님께서는 백남신白南信(1858∼1920) 성도에게서 돈 천 냥을 가져오게 하고, 목수 이경문李京文으로 하여금 약장과 궤를 짜는 일을 맡기셨다. 약방에서 약장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시설 면에서 약장은 약방이라는 우주의 중심이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약장을 들인 뒤에 제물을 차려놓고 천지에 제를 지내셨다. 제를 마친 후에 상제님께서 직접 약방문 앞에 금줄을 쳐 삼칠(21)일 동안 사람의 출입을 금하셨다. 21일이 지난 뒤에 모든 약방 기구를 장만하여 두셨다.
구릿골 약방을 개설한 뒤에는 ‘만국의원萬國醫院’이라 새긴 약패를 가까운 원평 저자에 내걸었다. 이때 증산 상제님께서는 한 지방만의 병이 아니라 온 세상의 병을 다 고치기 위해, 한 때의 병만이 아니라 만세의 병을 다 고치기 위해 “만국의원을 개설하노라.”(『도전』 5:249:12-13) 선언하셨다. 구릿골 약방이 일반 병자를 고치기 위한 단순한 약방이 아니라 후천 가을개벽을 앞두고 천하 창생을 구원하기 위한 천지공사의 일환임을 선언하신 것이다.
구릿골 약방을 개설한 이후 증산 상제님께서는 개벽 상황에 천지백성을 건져내는 공사를 비롯하여 많은 세운공사를 행하셨다. 구릿골 약방 개설은 증산 상제님 무극대도의 종통대권 향방과 직결되는 도운공사에도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후천선경을 여는 도운 개창 도수는 증산 상제님의 종통 문제를 비롯하여 해원사상, 정음정양, 남녀동권사상 등이 바탕에 깔려 있는 중요한 도운공사다. 이밖에도 증산 상제님께서는 많은 중요한 도운공사를 구릿골 약방에서 행하셨다.
증산 상제님은 이 세상에서 마지막을 구릿골 약방에서 보내셨다. 기유년 6월 스무날, 상제님께서는 구릿골 약방에서 천지공사를 마쳤음을 선포하셨다. 이날 상제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병을 대속하시고 영원한 강녕을 내려 주시는 공사를 행하셨다. 이 공사에서 상제님께서는 병을 다 앓으신 뒤에, “세상에 있는 모든 병을 다 대속하였으나 오직 괴병은 그대로 남겨 두고 너희들에게 의통醫統을 전하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사흘 뒤에는 선천 상극천지의 모든 깊은 한과 원을 거두어 대속하셨다. 그날 밤 상제님께서는 박공우(1876∼1940) 성도를 따로 부르셨다. 밤이 깊었을 때, 상제님께서는 “의통을 지니고 있으면 어떠한 병도 침범하지 못하리니 녹표祿票니라.” 하시고, 의통을 전수하는 공사를 행하셨다. 6월 24일 사시(오전 9시부터 11시까지)에 증산 상제님께서는 구릿골 약방을 떠나 같은 마을에 있는 김형렬(1862∼1932) 성도의 사랑방으로 옮겨 가신 뒤에 어천하셨다. 상제님의 성수는 39세이셨다. 구릿골 약방은 개설 이후 증산 상제님께서 어천하신 그날까지 신명조화정부가 자리 잡고 있는 천지공사의 총사령부로서 기능을 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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