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논문

동아시아 신화와 여성

조민환(성균관대학교 교수)

2023.04.11 | 조회 3021

2022년 증산도 후천선문화 국제학술대회 기조강연


동아시아 신화와 여성

- 음양론 관점에서 본 서왕모 인식 변화를 중심으로-

 

조민환(성균관대학교 교수)

 

1. 들어가는 말

 

동아시아신화를 여성에 초점을 맞추면 伏羲[包犧]와 짝을 이루는 女媧를 비롯하여 많은 女神이 등장하는데, 이런 여신은 이후 女仙으로 변화된 과정을 겪는 특징이 있다. 그 대표적인 대상이 바로 西王母. 도교 차원에서는 西王母, 南岳魏夫人, 麻姑, 何仙姑四大女神이라고 병칭하고, 그 가운데 西王母地位를 가장 높이 평가한다. 서왕모는 半人半獸로 여신, 혹은 를 체득한 인물 등으로 규정되다가 점차적으로 남성의 사랑을 받는 여선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서왕모 존숭 현상은 고금에 걸쳐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이른바 문화적 흐름의 한 현상을 엿볼 수 있는 대상에 해당한다. 서왕모에 관한 이같은 문화적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동아시아 여성과 관련된 신화는 물론 여성관의 변모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가부장제 사회의 정착과 더불어 여신과 남신의 관계도 점차 차이에서 차별의 관계로 만들어진다. 이에 여성은 의미를 부여하는 주체보다는 의미를 부여받는 대상으로 변화함에 따라 여신의 탈신성화가 일어나게 된다. 본고는 여신의 탈신성화 경향에 나타난 여신의 남신의 보조자 혹은 배우자로 탈바꿈하는 이런 변천 과정에는 음양론 사유가 작동하고 있음을 서왕모 인식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동아시아 신화와 여성에 대한 일면을 보기로 한다. 음양론은 중국의 철학은 물론 문화와 역사 및 예술을 이해하는 관건인데, 이런 점은 신화와 여성이란 주제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서왕모가 半人半獸의 여신으로 규정되다가 이후 周穆王부터 시작하여 漢武帝 때에 女仙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이른바 절대 미인이면서 예술적 재능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는 점이다. 본고에서는 이같은 절대미인이면서 예술적 재능을 가진 서왕모에 대한 인식에는 음양론 차원에서 이해된 여인상 및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이 바라는 여인상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2. 유가와 도가의 음양론에 관한 개괄적 이해

 

먼저 서왕모에 대한 음양론적 이해를 돕기 위해 유가와 도가의 음양론을 개괄적으로 보기로 한다. 유가와 도가는 모두 음과 양을 통해 우주론 및 인간의 다양한 삶에 적용한다. 하지만 음과 양에 대한 인식에서는 차이점을 보인다.

노자는 負陰抱陽이라는 차원에서 출발하되 음과 양이 조화롭게 妙融하는 관점을 제시한다. 만물은 음과 양 두 기운에 의해 형성되지만 음과 양에 대해 가치론적 차별을 부여하지 않는다. 이같은 노자의 음양론은 장자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장자는 음양론을 보다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장자는 우선 음양이 각각 순서를 지켜가면서 변화하는 것은 자연 변화의 본질이라고 한다. ?莊子? 「則陽에서는 음양을 천지와 대비하여 천지는 형의 큰 것이고, 음양은 기의 큰 것이란 것을 말한다. ?莊子? 「天運에는 황제가 음과 양의 조화를 통해 소리가 길고 짧고, 부드럽고 굳셀 수 있어 변화가 가지런하면서 어느 하나의 고정된 형식으로 연주되지 않는 咸池樂을 음양론을 적용하여 규명하고 있다. ?莊子? 「繕性에서는 무위자연의 세계가 실현된 至一의 세계를 말하는데, 그 구체적인 것으로 古人混芒한 가운데 澹漠함을 얻은 때에는 음양이 조화를 이루어 귀신이 소란을 피우지 않고, 사철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만물은 해를 입지 않고, 온갖 생물은 천수를 다하고, 사람을 앎이 있어도 쓸데가 없었음을 말한다. 이같은 사유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연 변화의 본질에 해당하는 음과 양의 조화로움이다. 음양의 조화로움을 강조하는 것은 유가의 음양론과 차별이 없다.

?莊子? 「則陽에서는 少知가 사방의 내와 육합의 속에서 만물이 생한 것은 어디에서 일어났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大公調는 음양이 서로 비추면서 서로 돕고 서로 다스리는 과정에서 사계절이 서로 교대하면서 서로 낳고 죽인다는 것으로 말한다. 음양의 불화는 자연재해를 낳고 환난을 야기한다고 한다. ?莊子? 「外物에서는 음양이 섞이면[錯行] 천지가 크게 놀라 천둥, 번개, 벼락 같은 것이 일어나 큰 홰나무가 불타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한다. ?莊子? 「庚桑楚에서는 남을 해치는 것에는 음양보다 큰 것은 없기에 천지 사이에서 도망갈 것이 없지만 그렇다고 음양이 해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마음이 해친다는 것을 말한다. 음양의 기운이 문제가 되면 신체에 병이 생기고 아울러 인간 신체의 균형을 무너트린다고 하여 인간의 건강, 장수 및 사생과 관련된 음양론을 전개하기도 한다. 이처럼 노장에서는 음양을 통해 우주자연의 변화와 원리 및 생사, 자연변화, 인간의 질병 등을 설명하지만 기본적으로 음과 양을 차별화하지 않는다.

유가도 기본적으로 음양을 통해 우주자연의 변화와 원리 및 생사, 자연변화, 인간의 다양한 모습 등을 규명하지만 음과 양을 가치적으로 평가할 때는 노장과 다른 점이 있다. 유가는 은 음양을 통해 만물을 化生하였다는 관점을 견지하는데, 이것은 유가우주론의 기본에 해당한다. ?중용?에서는 을 각각 음과 양과 연계하여 이해한다.陰陽無始라는 점에서 선후를 나눌 수 없다는 점은 장자와 동일하다. 다만 음과 양에 대한 가치론 측면에서는 차별상을 보인다. 유가 음양론은 기본적으로 ?周易? 「繫辭傳上에서 말하는 하늘은 존귀하고 땅은 비천하다. 양으로서 하늘[]과 음으로서 땅[]의 지위가 정해졌다라는 차별적 사유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유는 구체적으로 음양의 관계에 적용하여 양과 음을 각각 선과 악으로 대입하는 것을 비롯하여, ‘선과 후’, ‘와 수등으로 구분 혹은 선후성을 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가에서는 음과 양을 방위와 연계하여 이해할 때는 양은 , 음은 西에 적용한다. 이런 점은 제사를 지내는데 예를 표하는 제물과 악기 등과 같이 하나의 기물이라도 다 음양의 이치가 있고, 이에 양을 상징하는 동과 음을 상징하는 서에 각각 자리매김할 것을 요구한다.

 

천도는 지극한 가르침이고 성인은 더할 수 없는 덕이다. 묘당의 위에 뇌준은 동에 있고, 사준은 서에 있다. 묘당의 아래에는 현고는 서에 있고 응고는 동에 있다. 임금은 동에 있고 부인은 방에 있다. 대명[=]은 동에서 나오고 달은 서에서 나온다. 이것은 음양의 분수고 부부의 위치이다.

 

음과 양을 남성성과 여성성 및 방위와 생사 관념에 적용하면, 양은 남성성, , 으로 규정한다. 음은 여성성, 西, 로 규정한다. 을 음양론에 적용할 때는 악은 양, 예는 음이라고 보고, 악과 예를 각각 , 와 연계하여 규정한다. 이같은 음양이 조화로우면 만물이 각각의 생을 온전히 잘 영위할 수 있다고 여긴다. 이밖에 주희는 마음의 드러남도 陽善陰惡이란 측면에서 파악한다. ?논어?에서는 이상적인 인간으로서 성인을 규명할 때는 음양합덕을 강조하는데, 공자의 이상적인 중화 인간상에 대한 언급이 그것이다. 이런 점과 달리 군자와 소인의 차별상을 음과 양에 적용하는 사유를 보인다. 유가에서는 매우 많은 정황에다 음양론을 적용하고 있고, 때론 차별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 본 음양론 사유는 신화에서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면 본고에서 논하고자 하는 東王父[東王公]西王母가 각각 양과 음을 상징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제 이런 음양론을 서왕모의 전모를 이해하는데 적용해보자.

 

3. 음양론 관점에서 이해된 서왕모

 

여신과 여선은 인성의 측면에서 볼 때 모두 음적 속성에 속한다. 이런 점을 ?산해경?에 나타난 서왕모의 거처와 용모와 관련하여 이해해보자. 특히 음이 서쪽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서해의 남쪽에 流沙의 물가, 적수의 뒤, 흑수의 앞에 큰 산이 있는데 곤륜구라고 부른다. 신이 얼굴은 사람이고 몸은 호랑이로서, 무늬있는 꼬리가 있는데 모두 흰색이다 - 살고 있다. 그 아래 약수연이 둘러싸고 있으며 그 바깥쪽에는 염화산이 있는데 물건을 던지면 즉시 태워버린다. (그곳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머리꾸미개[]’를 쓰고 호랑이 이빨에 표범 꼬리를 하고서 동굴 속에 산다. 그를 서왕모라고 부른다. 이 산에는 오만가지가 다 있다.

 

기본적으로 반수반인의 서왕모가 거처하는 방위와 다양한 형상 및 정황 묘사는 음적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 음양론 차원에서 볼 때, 앞서 본 바와 같이 동쪽이 생의 상징이라면 서쪽은 사를 상징한다. 어두운 동굴은 양의 이미지가 밝은 것을 의미하는 것에 비해 음적 이미지다. 인간의 삶을 城都가 상징하는 문명 공간이 양의 이미지라면, 산수가 상징하는 자연공간은 음의 이미지다. ?주역?에서는 양과 음을 자연변화와 관련하여 양과 봄의 상징으로서 雲從龍의 현상을, 음과 가을의 상징으로서 風從虎의 현상을 말하고 있는 것을 적용하면, 서왕모의 호랑이 이빨에 표범 꼬리는 음과 서쪽을 상징한다.

적수의 뒤’, ‘흑수의 앞이란 것을 오행에 적용하면, 적수는 남, 흑수는 북이란 점에서 서왕모가 거처하는 곤륜구는 서쪽에 해당한다. 아울러 오행으로서 서쪽의 색은 백색이 된다. 염화산의 강력한 화기를 통한 죽음도 음적 이미지다. 이같은 호랑이와 표범 등을 오행에 적용하면 금이 되고, 이에 서왕모를 다른 이름으로 일컬을 때는 자를 붙여 일컫게 된다. 이밖에 곤륜산에 오만가지가 다 있다는 것은 이후 불사의 여신 상징인 서왕모가 여신으로서 모든 만물을 낳는 기능적 측면과 현상을 기술한 것이 아닌가 한다. 결과적으로 천제의 로서 서왕모는 太陰精靈에 해당한다. 도교 上淸派에서는 서왕모를 萬氣의 어머니라고도 한다. 이같은 음양론 시각에서 규정하는 서왕모에 대한 것은 杜光庭, ?墉城集仙錄()?에 잘 나타난다. 두광정은 서왕모에 대해 동쪽을 상징하는 東王公[東王父, 東王木公]과 대비하여 기술하고 있다.

 

서왕모는 九靈太妙龜山金母로서 호는 太靈九光龜臺金母이고 또 金母元君라고도 하니, 이에 西華至妙하면서 洞陰極尊한 신이다. 옛날에 道氣가 응결하고 고요할 때 담박하게 무위를 체득하고 玄功을 열고 나아가 만물을 화생하고자 하였다. 먼저 (道氣 가운데) 東華의 지극히 참된 기운이 변화함으로써 木公을 낳았다. 목공은 碧海 가의 蒼靈한 언덕에서 태어났는데 陽和의 기운을 주관함으로써 동방을 다스리니 王公이라고 호를 하였다. 西華의 지극히 묘한 기운이 함으로써 金母를 낳았다. 金母神洲伊川에서 낳으니, 그 성은 緱氏. 낳자마자 비상하였는데, 陰靈를 주로 함으로써 서방을 다스렸다. 또한 王母라고도 호를 하니, 모두 太無를 빼어 바탕으로 하고 신의 玄奧함을 길렀다. (서왕모는) 서방의 아득한 가운데에서 大道의 순수한 정기를 나누고 기를 맺어 형체를 이루었다. 동왕목공과 음양 두 기운을 함께 다스리면서 천지를 양육하고 만물을 빚어 고르게 하였다. 유순한 근본을 체득하여 極陰의 으뜸이 되니 서방에 위치를 짝하면서 만물을 양육하였다. 천상 천하와 삼계 시방에 여자가 신선에 오르고 도를 얻은 것은 모두 서왕모에 예속되었다.

 

서왕모를 금모라고 하는 것은 바로 오행에서 서쪽을 금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이 있다. 道氣가 분화되어 형성된 동왕목공과 서왕모라는 두가지 신이 행하는 功能性과 관련된 천지 양육과 만물 陶鈞의 의미를 여러 가지 차원에서 기술하는 점을 음양론과 연계하여 보자. 東華, 陽和 등으로 일컬어지는 동목공을 동왕부라고 하는데, 동목공에서의 은 오행에서 동쪽을 상징한다. 당연히 가 양의 속성이라면 는 음의 속성에 해당한다. 西華, 洞陰, 太無는 서쪽을 상징하는 金母의 속성 및 본질에 해당한다. 두광정은 이런 점을 구체적으로 一陰一陽하는 자연의 변화 및 원리에 적용하여 목공과 금모에 대한 지위를 밝히고 있다.

 

또 일음일양하는 도의 묘용에 의해 만물을 裁成하고 群形을 영육하니, 낳고 낳음이 멈춤이 없이 새롭고 새로운 것이 서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하늘은 덮고 땅은 실어, 청한 기운과 탁한 기운이 그 공을 같이한다. 해가 비추고 달이 임하여 주야에 그 작용을 가지런히 한다. 이 두가지 상을 빌려 나의 삼재를 이룬다. 그러므로 목공[동쪽의 동왕공]震方에서 주인이 되고, 금모는 兌澤에서 존경을 받아 男眞女仙의 지위가 다스려지는 바가 밝게 드러난다.

 

동쪽의 동왕공인 목공을 진방에 적용한 것은 진방이 文王 후천팔괘에서 동쪽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서쪽의 서왕모인 금모를 태택에 적용한 것은 문왕 후천팔괘에서 서쪽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일음일양하는 자연의 현상과 그 질적 차이를 각각 해와 달 및 긍정적인 청한 기운과 부정적인 탁한 기운에 적용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자. 일음일양하는 과정에 담긴 생생지리 측면을 裁成品物, 孕育群形라는 내용을 통해 규정하지만 청과 탁이란 관점이 적용되면 음과 양은 차별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을 혈연의 중심으로 보는 宗法制가 실시됨과 동시에 형성된 남성 위주의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여신이나 여선의 경우도 陽善陰惡陽主陰從의 적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동아시아 신화에서 여신 혹은 여선에 대한 규정 중 주목할 것은 여신과 여선에 관한 陰柔之美를 통한 미에 대한 기술이다. ‘陽剛之美는 주로 男神과 관련된 남성성, ‘음유지미는 주로 女神과 관련된 여성성으로 규정할 수 있는데, 서왕모의 경우는 특히 음유지미와 관련하여 장식미인이란 점을 강조한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 이런 점을 절세미인이되 특히 장식미인의 특징을 보이는 서왕모의 용모와 관련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4. 절세미인으로서 장식미인 서왕모

 

앞서 기술한 서왕모의 이상과 같은 언급에서 주목할 것은 무시무시한 반수반인의 서왕모가 머리꾸미개를 하고 있다는 이른바 여성성과 관련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중국문화에서 미인을 말할 때 사용하는 용어들이 많다. ‘우유빛 피부의 엉긴 기름[凝脂]’, ‘방정한 매미 이마와 초승달 모양처럼 길게 굽은 누에 눈썹[螓首蛾眉]’, ‘붉은 입술과 흰 이[丹唇皓齒]’ 등이 그것이다. ?詩經? 「碩人이란 시를 보자.

 

삘기의 하얀 새싹같이 고운 손에, 기름 엉긴 것이 눈 같은 살결

희고 긴 굼뱅이같은 목덜미에, 가지런한 박씨같은 흰 이

매미 같은 방정한 이마에 초생달 같은 나비 눈썹

어여쁜 웃음에 오목 보조개, 아름다운 눈매에 검은 눈동자.

 

유가에서는 진정한 미인의 조건으로 외적 형식미 차원에서 몸매가 갖추어지고 얼굴이 예뻐야 하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내적 내용미 차원에서 마음이 고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 마음이 곱다는 것은 학식과 인품이 동시에 갖추어진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繪事後素로 상징되는 백색 미인은 서왕모가 서쪽은 상징하는 차원의 백색과는 다른 차원에 속한다.

다음 내면의 반영으로서 미적인 것을 규정하지만 외적인 옷차림새도 미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유가는 戒愼恐懼하는 愼獨과 관련해 誠中形外 사유를 말하면서 항상 몸가짐을 단정히 하는 자세와 敬畏의 마음상태를 견지한다. 동시에 克己復禮와 관련된 외적 차원의 制外養中, ‘制外安內 등을 강조한다. 외적인 몸가짐의 단정함과 행동거지의 整齊嚴肅함은 내면의 마음가짐을 반영함과 동시에 외적 행동을 단속한다. 이런 점에서 외적 옷차림을 통해서 나는 이런 사람이란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옷은 인격이란 말도 한다. 이처럼 의복은 단순 신체를 보호하는 실용성을 넘어선 철학적, 수양론적 의미가 있다. 이런 점을 상기하면서 후대 절대미인으로 규정된 서왕모의 장식화된 미에 대한 형용을 보자.

머리를 장식하고 다듬는 것으로 남성에게는 갓이 있다면 여성에게는 머리꾸미개[]’이란 것이 있다. 남성의 갓은 정제됨 몸가짐을 하기 위한 도구지만 여성에게의 은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외모를 꾸며 아름다움을 더하기 위한 장식이란 면이 있다. 이에 ?산해경?의 서왕모에 관한 또 다른 기록을 보자.

 

서왕모는 작은 안석에 기대어 있는데 머리꾸미개[]’를 하고 있다. 남쪽에는 세 마리 푸른 까마귀[靑烏]가 있는데 서왕모를 위해 음식을 마련한다. 곤륜허의 북쪽에 있다.

 

다시 서쪽으로 350리를 가면, 옥산이란 곳인데, 이는 서왕모가 거처하는 곳이다. 서왕모는 그 형상이 사람같지만, 호랑이 이빨에 표범 꼬리를 하고서 휘파람[]’을 잘 분다. 더부룩한 머리에 머리꾸미개[]’를 꽂고 있다. 그녀는 하늘의 재앙과 형벌을 주관하고 있다.

 

이상 서왕모에 관한 세가지 기술에서 으로 만든 머리꾸미개를 하고 있다는 것은 공통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점이라면 이곳 두 번째 기술에서는 더부룩한 머리에 머리꾸미개를 하고 있다고 하여 더부룩한 머리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밖에 두 가지 기술 중 전자의 경우는 서왕모를 모시는 靑烏, 후자의 경우에는 서왕모가 휘파람[]’을 잘 분다는 것이 첨가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일단 더부룩한 머리에 머리꾸미개를 꽂고 있다는 기술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런 정황과 관련해서는 두가지 판단이 가능하다. 하나는 더부룩한 머리를 묶기 위해서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꾸미기 위해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후자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남성의 경우 더부룩한 머리라도 일반적으로 머리꾸미개를 통해 머리를 묶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렇게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왕모의 머리꾸미개는 장식화된 인위적 장식미인의 서막을 알리는 장치라고 본다. 머리꾸미개는 표범꼬리와 호랑이 이빨이 주는 남성성의 무서운 陽剛 이미지와 반대되는 柔弱한 여성 이미지에 해당한다. 머리꾸미개를 계절에 적용했을 때는, 화사한 봄의 이미지와 연결하여 이해한다. ?禮記? 「月令에서는 戴勝暮春 시절의 새戴勝이라 한다. 이후 머리꾸미개는 晉代에서 유행하고, 당대에 이르면 여성들이 자신의 용모를 꾸미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杜光庭?墉城集仙錄? 「西王母傳은 서왕모의 변천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서왕모는 ?산해경?에 나오는 반인반수의 모습에서 벗어나 인간화와 더불어 절대미인이라는 반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서왕모가 봉발로서 머리꾸미개를 하고 있고 호랑이 이빨을 하면서 휘파람을 잘 분 것은 서왕모의 사신인 백방의 백호이지 서왕모의 眞形은 아니라는 점에서 서왕모의 외모와 관련된 장식화된 미인의 전형을 기술하는 것이 그것이다.

?莊子? 「大宗師에서는 서왕모는 도를 얻어 소광산에 거처하는데, 언제 태어났는지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없다라고 하여 서왕모를 도의 체득자로 묘사한다. ?장자?에는 ?산해경?처럼 서왕모를 반인반수의 모습의 공포스런 형상이나 죽음과 형벌을 관장하는 이미지는 전혀 없다. ‘시작도 알 수 없고 그 끝도 알 수 없다는 사유를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서왕모가 상징하는 불사의 관념으로 이해가 된다. 이런 서왕모의 불사 관념은 다른 차원에서는 ?漢武內傳?에서는 나이가 들었지만 나이는 20~30대 정도의 여인으로 묘사된다. 나이가 들었지만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는 예로는 ?莊子? 「逍遙遊에서 藐姑射山神人이 처녀와 같은 아름다움과 피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여기서 막고야산에 사는 신인이 여성인가 남성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비유하는 전반적인 것을 보면 여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이가 들었지만 피부색 등이 처녀같다는 것은 표현은 남성에게 거의 쓰지 않기 때문이다. ?莊子? 「大宗師에는 南伯子葵가 도를 배울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는 대상인 女偊가 나이가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피부색깔이 처자와 같다는 것도 하나의 예다. 女偶의 피부 색깔이 處子와 같다는 것은 攝生을 잘한 결과다.

그럼 이처럼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는 서왕모 외모와 관련된 기술을 보자. 두광정이 묘사한 서왕모의 형상은 장식화된 여인상이다.

 

紫雲를 타고, 아홉가지 斑麟을 몰면서, 天真의 채찍을 허리에 두르고 金剛의 신령한 옥새 노리개를 차고, 황금 비단의 옷을 입은 모습이 文彩明鮮하고 금빛 광채가 혁혁한 모습의 서왕모는 허리에는 景色을 나누어 차고, 나는 구름 모양의 큰 띠를 매고, 머리 위에는 華髻을 하고, 太眞의 별모양의 끈이 달린 을 쓰고, 네모난 옥에 의 무늬가 있는 신을 신고 있는데, 나이는 20여 세 정도 된다. 천연의 자태는 농염하고 영묘한 얼굴은 절세미인이니 참으로 신령한 사람이다.

 

紫雲은 상서로움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도교 색채가 뭍어 있다. ‘9마리‘9’는 황제를 상징하듯이 至尊의 경지를 의미한다. 타고 있는 수레를 형용하는 것, 몰고 있는 용, 들고 있는 채찍, 차고 있는 옥쇄 노리개, 입고 있는 황금 의복, 허리에 차고 있는 경색의 검, 飛雲 모양의 大綬, 머리를 장식하는 머리꾸미개와 쓰고 있는 관, 더 나아가 신발까지 봉황무늬가 있는 외모와 장식은 그 어느 것 하나 속된 것이 없는 고귀하면서도 존엄한 신분임을 보여준다. 이런 형상은 최상층 신분의 전형적인 꾸밈새로서 장식미인의 절대 표본에 해당한다. 주목할 것은 이같은 외적 장식적 요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얼굴이 매우 아름답고 20여 세 정도 되는 절대미인이란 여성관에 담긴 유미주의 요소다.

이같은 절대미인의 서왕모는 남성이라면 황제를 비롯한 그 어떤 남성이라도 함께 하고자 하는 여선으로 변한다. 더 나아가 도연명 같은 경우는 서왕모가 장수와 더불어 술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부탁하는 대상으로 여긴다. 송정화는 ?목천자전?에서 서왕모가 ?산해경?半人半獸 형태에서 벗어나 인간화되기는 했지만 그녀의 외모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 점에 비해 陶淵明?讀山海經?에서 서왕모의 아름다운 미모를 부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교태를 머금은 아름다운 여인과 연관하여 이해하기도 한다. 이같은 서왕모에 담긴 변천은 음양론 관점에서 볼 때 남성이 요구하는 여성상의 한 면모를 잘 보여준다.

이밖에 절대미인으로 형상화된 왕모가 제왕을 비롯하여 문인들에게 사랑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서왕모가 휘파람[]을 잘 불었다는 것과 관련된 음악적 요소라고 본다. 휘파람은 도교 차원에서는 煉氣에 속하는 방법이다. 長嘯 혹은 舒嘯 등으로 구분되는 휘파람[]은 주로 흥이 일어났을 때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밖에도 다양한 정황에서도 휘파람이 불러진다. 탈속적이고 은일적인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흥이 일어났을 때, 혹은 세상을 질시하는 비분강개함, 울분이나 자신의 원대한 포부를 실현하지 못하는 울적한 마음과 비운을 한탄할 때 휘파람을 분다. 때론 거만함과 고고함 및 광태로 내재된 영혼을 표출하는 방식, 혹은 마음속에 있는 큰 뜻을 장소에 붙여서 행하는 행위부호 혹은 瀟灑自足한 생명상태, 생명부호에 해당하기도 한다.

일단 서왕모가 불렀던 휘파람은 호랑이가 포효하듯 무엇인가 위력과 위협을 의미하는 소리 혹은 강력한 기운을 소리로 이해된다. 이런 휘파람이 음악적 요소와도 관련이 있음에 주목하자. 서왕모를 樂神으로 보는 것은 바로 이 휘파람을 잘 부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악기가 자연의 본질과 거리가 먼 인공 彫琢의 의미가 있다면 휘파람은 자유자재하면서 질박한 자연 본성과 자신의 개성과 마음 상태를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자연의 至音에 해당한다. 西晉 成公綏?嘯賦?에서 長嘯의 기묘함은 성음의 지극한 것임을 알겠다는 것을 참조하면 휘파람이 음악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으로 이해했음을 알 수 있다.

?漢武帝內傳?[혹은 漢武內傳’]에서도 西王母絕世容顏에 대한 유사한 기술이 나오는데, 이런 장식미인이면서 유미주의적 서왕모에 대한 미적 관념은 유가의 경전인 ?詩經? 「關雎에서 말하는 窈窕淑女君子好逑라는 차원의 여성상, 桃夭에서 말하는 家室을 화목하게 하게 결혼적령기의 복숭아같은 여성상과 다르다. 특히 碩人에서 말하는 繪事後素차원의 백색 미인과 다르다. 아울러 시인인 宋玉高堂賦에서 말하는 天地間[陰陽]’의 다양한 장식을 통해 濃豔美色을 한 몸에 갖춘 절대미인이면서 농염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巫山의 미녀와도 다른 점이 있다. 서왕모가 절세미인의 여선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동양문명권에서는 여신도 여성으로 읽히기 때문에 그 시대에 요구되는 음적인 陰柔之美 차원의 여성적인 이미지 확보의 여부에 따라 그 사활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성이 바라는 음유지미의 전형을 보인 절대미인이면서 음악적 재능이 있는 서왕모는 불사 관념을 제외하고도 제왕과 문인사대부 및 일반대중들에게도 함께 하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지닌 여선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5. 나오는 말

 

유가는 공자가 ···을 배제한 사유의 영향을 받아 신화가 깃들일 공간을 제한하였다. 상대적으로 도가와 도교는 신화 혹은 ···을 통해 유가와 다른 철학과 미학을 전개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장자는 寓言 형식을 통한 다양한 신화神人에 관한 기술을 통해 비문명화된 세계의 자연의 원형을 이해할 수 있는 사유를 제공하고, 아울러 불사 혹은 생사에서 자유로운 조물자와 함께 하는 인간상을 제시하여 유가와 다른 차원의 우주론과 인간관을 피력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불사를 상징하는 서왕모 신화는 일정 정도 노장 혹은 도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서왕모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두루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을 따로 있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다. 오늘날 양성평등 사회에서 매우 성차별적이면서 불편한 표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런 점을 동아시아 신화와 여성이란 주제에 적용하면 그 불편함과 차별성은 그다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그 하나의 예로 제왕은 물론 문인사대부로부터 일반 서민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랑을 받았던 서왕모에 대한 인식 변천을 들 수 있다. 周穆王과 서왕모의 사랑을 그린 ?穆天子傳?에서는 여선으로서 서왕모가 주목왕과 함께 시를 나누고 재회의 소망을 피력하는 것을 통해 여성으로서 남성과 교감이 가능한 대상으로 변한다. ?산해경?에서 최초의 야성적이고 중성적인 이미지는 이제 사라지고 인간의 이상적 미의 동경에 부합하는 여신의 이미지가 형성되는 데, 그것은 서왕모가 이제 가부장제 사회에서 요구하는 여성상의 하나로 자리 매김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穆天子傳?의 주인공이 西周周穆王이라는 것이다. 서주 시대는 宗法制에 의한 가부장제의 확립이 이루어진 시대로서, 周 文王後天八卦도가 상징하듯 음양관의 차별화가 적용된 시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인류 창조 신화에 男神이 출현하는 것은 바로 부계 씨족 시대의 남녀 양성의 사회적 지위의 변화를 반영한다. 즉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의 변화는 신화 속 여신에 대한 인식 변화와 관련이 있다. 陽剛之美를 잘 보여주는 영웅으로서의 黃帝를 비롯하여 伏羲[包犧] 등의 남성신들은 백성들을 보호하고 농경사회에 이로움을 주는 인물로 기록된다. 이런 점에 비하여 여신에 대한 관념은 시대가 흐름에 따라 변화를 겪는데,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음양론이 작동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서왕모의 경우 여신에서 여선으로 변화하고 그 과정에 절대미인으로 규정되거나 혹은 사랑의 대상 변모하게 되는데, 이런 변화에는 남성이 바라는 여성상과 시선이 담겨 있다. 남성과 함께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여성상의 한 단면을 서왕모가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산해경?의 서왕모는 하늘의 재앙과 형벌을 주관하는 반인반수의 공포감을 주는 형상이지만, 한대에는 闢邪祈福의 대상으로 신앙화되고, 위진남북조 志怪小說에서는 장생불사를 주관하는 女仙으로 변모하는 과정에 담긴 서왕모에 관한 인식 변화에는 음양론 관점에서 봤을 때 주대 종법제에 의한 가부장제 확립과 더불어 이후 형성된 음양론에서 위주의 사유, 남성 위주의 시선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동아시아 신화와 여성에 대한 음양론적 이해는 동아시아 신화와 여성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본다.



瑤池宴圖: 西王母崑崙山 연못 瑤池周穆王을 초대해 연회를 베푸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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