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논문

여동빈과 증산의 신선사상

신진식(인천대학교)

2023.01.09 | 조회 282


2021년 가을 증산도문화사상 국제학술대회 발표논문


여동빈呂洞賓과 증산甑山의 신선사상

 

신진식(인천대학교)

 

목차

1. 들어가는 말

2. 여동빈과 증산의 신선에 대한 풀이

1) 여동빈의 신선관

2) 증산의 신선관

3. 여동빈과 증산의 신선에 이르는 방법

1) 여동빈의 내단 수련론

2) 증산의 인존 도통론

4. 마무리 지으며

 

 

1. 들어가는 말

 

인간은 태어난 후 모두가 죽는다. 죽음은 우리에게 절대적인 미지의 세계로서 모두에게 불안과 공포를 야기하고, 가깝던 사람과의 이별에 따른 비극도 발생시킨다. 이에 인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장생불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사실 이와 같은 불사에 대한 열망은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로 시공을 초월하여 어느 시대나 다 존재했고 현대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현대 과학에서 추구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노화를 방지하여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고자 하는 것에 있는 것을 보면 불사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궁극적인 욕망과 관련된 문제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욕망은 신선사상을 탄생하게 만든 결정적인 모티브가 된다. 신선사상은 도교의 출발이 소박한 민중들의 욕구를 수용하는 데 있었던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장생의 욕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수행을 근본으로 불로장생을 목적으로 하는 현세기복적 특징을 지닌다. 신선사상은 유한한 인간이면서 동시에 불사의 신적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자, 인간 존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이상의 표현이기도 하다. 바로 이러한 신선사상은 인간 스스로가 개발한 신선방술에 의해서 불사의 생명을 향유하는 동시에 신과 같은 전능의 권능을 보유하여 절대적 자유의 경지에 우유優游 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상이다. 그것은 곧 인간의 신화를 생각하는 사상이요 인간세계의 낙원화를 지향하는 사상이다.”

신선도교의 각종 도파道派가 목표로 하는 것은 신선이 되는 일(成仙), 양생연명養生延命을 하거나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상태를 이루는 것이며, 최종적으로는 특정한 수도修道를 통해 하늘과 합일하는 경지에 도달하는 신선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도교가 추구하는 최고의 주제이며 여기에는 체계적이고 완전한 이론적 기반이 있다. 도교에서는 만물의 근원과 형체形體와 정신, 천명天命과 인간의 적극적 노력을 언급한다. 전진교全眞敎 북오조北五祖 가운데 한 명인 여동빈의 신선사상은 바로 이러한 내용들을 가장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이 논문에서 이와 비교 논의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증산사상은 유불도 삼교 중 도교와 많은 관련성을 가진다. 이는 증산甑山 강일순(1871-1909)이 누란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행한 천지공사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증산은 광구천하匡救天下의 뜻을 정하고, 신축년(1901) 7월 대원사大院寺에서의 21일간의 수도를 통해 무상의 대도로 천지대신문天地大神門을 열게 된다. 또한 그해 겨울에 천지공사天地公事(1901-1909)를 시작하게 된다. 천지공사는 인간으로 강세한 증산의 일련의 종교행위를 일컫는 것으로, 천지공사에 사용된 여러 법방들과 교화에서 도교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천지공사에 의해 지상선경地上仙境이 이루어질 것을 확언하고 있는 점과 삶의 영원성을 약속하는 것에서도 도교적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이 논문의 목적은 여동빈과 증산의 신선사상에 대한 각각의 해석을 통해 여동빈의 신선사상의 특징을 밝히고, 아울러 여동빈을 비롯한 도교 신선관념과는 다른 증산만의 독창적인 신선관을 밝히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여동빈의 신선사상을 살펴보고 이에 대비되는 증산의 신선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것이다. 즉 여동빈을 중심으로 하는 도교 신선과의 관련성을 통하여 접근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증산사상에 도교적 요소가 어떻게 습합되어 있는지를 도전道典을 통해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증산이 신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밝힘과 아울러 후천에서의 신선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설명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여동빈의 도교 신선사상과 구분되는 증산 신선사상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2. 여동빈과 증산의 신선에 대한 풀이

 

신선사상은 대략 기원전 5세기경에 성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선술에는 의술醫術, 경방經方, 방중房中, 방기方伎4파가 포함되고 연금술이 합해지면서 신선사상을 형성하게 되었다. 한서』 「예문지에는 신선(神僊)’이란 성명(性命)의 참됨을 보존하고, 세상 밖에서 그것을 구하고자 유유자적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죽음과 삶을 동일시 여기었다. 도교에서 추구하는 신선이란 어떠한 존재인가? 신선이란 우주의 원리, 도와 일체가 된 사람을 말한다. 그렇게 됨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도를 배우고 단을 복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신선사상을 논할 때, 중요하게 대두되는 문제가 신선사상의 연원문제이다. 특히 신선사상이 어디서 기원했는가의 문제는 그 핵심을 차지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기원 문제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아니라 여동빈과 증산 신선관의 내용에 중심을 두고 있으므로 신선에 대한 일반적인 관점에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1) 여동빈의 신선관

 

먼저 여동빈의 신선관을 종합적으로 엿볼 수 있는 종려전도집(이하 전도집)을 살펴보자. 이 책은 여동빈의 물음에 종리권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도집에서 여동빈의 첫 번째 질문은 어떻게 하면 사람이 병들지 않고 늙지 않으며 죽지 않을 수 있는가이다. 이에 대해 종리권은 신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으로 태어나 윤회를 벗어나고자 하면, 다른 생명체의 몸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몸이 병들지 않고 늙지 않으며 죽지도 고통스럽지도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는 하늘을 이고 땅을 밟으며 음을 지고 양을 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이 되어서는 귀신이 되지 않도록 하고, 사람으로 살아가는 중에 수련하여 신선이 되고, 신선이 되어서는 선계에 올라 천선이 된다.

 

그런데 이 신선에는 다섯 등급이 있으며, 그에 따른 선이 되는 에는 구별이 있다고 한다. 신선의 다섯 등급이란 귀선鬼仙, 인선人仙, 지선地仙, 신선神仙, 천선天仙의 다섯이고, 그 방법은 소성小成, 중성中成, 대성大成의 세 가지이다.

첫 번째 귀선이란 다섯 신선 가운데 가장 낮은 존재로서 수행하는 사람이 애초에 대도는 깨닫지는 못하면서 빨리 이루기만을 바라는 경우에 이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형체는 마른 고목같이 하고 마음은 죽은 재처럼 하여 정신은 내면을 지킬 줄만 알아 한뜻으로 흩어지지 않게 한다. 입정한 가운데 음신을 내니 이는 곧 청령한 귀신이지 순양의 신선이 아니다. 그 한뜻으로 음령을 흩어지지 않도록 하여 이렇게 된 것이기 때문에 귀선이라고 한다. 비록 신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귀신이다. 예나 지금이나 부처를 받드는 무리가 공부하여 여기에 이르고서는 도를 얻었다고 하니, 참으로 가소롭다.

 

여기서 보면 일종의 좌선 참선과 같은 불교 수련의 결과를 놓고 귀선이라 하여 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불교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로 참됨을 닦는 수도자가 대도를 깨닫지는 못하였지만 일정한 법술을 익혀 참된 마음으로 한결같은 믿으며 평생토록 열심히 노력하고 형질 또한 굳건하다면 여덟 가지 사악한 역기가 해칠 수 없으며 편안한 가운데 병이 적은 인선이 될 수 있다.

세 번째의 지선은 말 그대로 세상에 머물지만 죽지 않는 땅 위의 신선이다.

 

천지에서 오르내리는 이치를 본받고, 일월에서 생성하는 수를 취한다. 몸에서는 일 년과 한 달을 쓰고, 하루에서는 시와 각을 쓴다. 먼저는 용호를 알아야 하고 다음에는 감리를 짝해야 한다. 수원의 맑고 탁함을 구분하고 기후의 빠르고 늦음을 나눈다. 진일을 거두고 음양 이의를 살피며, 삼재를 나열하고 사상을 구분하며, 오운을 구별하여 육기를 정하고, 칠보를 취하고 팔괘를 나열하며, 구주를 행한다. 오행이 전도하여, 기는 자식과 어미의 관계로 전하고 액은 부부의 관계로 행한다. 삼단전을 반복하여 단약을 제련하여 이루고 영원히 하단전에 자리 잡으면, 육체를 단련해 세상에 머물면서 장생을 얻어 죽지 않아 땅 위의 신선을 이룬다. 그러므로 지선이라고 한다.

 

네 번째 등급인 신선은 지선이 속세에 머무는 것을 싫어해 공부를 쉬지 않고 한 경우이다.

 

관절과 마디가 서로 통하게 하고 연홍을 추첨하여 금정이 정수리에서 단련시키고, 옥액환단하고, 연형하여 기를 이루고서는 오기조원하며, 삼양이 정수리에 모인다. 공이 가득하고 형체를 잊어 태선이 저절로 변화한다. 음이 다 소멸하여 순수한 양이 되어 몸밖에 몸이 있게 되니, 형질을 벗고 신선에 올라, 범인을 벗어나 성인이 된 자이다. 세속을 사양하고 이별하여 삼신산으로 되돌아가니 곧 신선이라고 한다.

 

이쯤에 이르러 수련은 이미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도리어 신선으로 신선세계에 거처하는 것을 싫어해서 인간 세상에서 도를 전하다가 이 전하는 도에 공적이 있어 도교 최고의 신인 원시천존이 설한 책인 천서天書를 받고 신선이 사는 곳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다섯 번째 등급인 천선이다.

 

신선으로 삼도(삼신산)에 거처하는 것을 싫어해 인간 세상에서 도를 전하면서, 도에 공적이 있고 인간 세상에도 행이 있어, 공과 행위가 가득 충족되어 천서를 받아 동천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천선이라고 한다.

 

이상의 다섯 등급의 선 가운데 귀선은 추구할 만한 대상이 되지 못하며, 천선 또한 감히 바랄 수 없다. 오로지 인선, 지선, 신선만이 후천적 수련을 통하여 이룰 수 있다. 또 이 셋을 각각 소승 중승 대승으로 구분하는데 이러한 관념을 한당漢唐 이후의 신선학설과 비교해 볼 때 보다 정미하고 더욱 체계적이다.

 

2) 증산의 신선관

 

증산은 중국의 신선 가운데 여동빈을 직접적인 예로 들어 장생長生의 길이 바로 자신의 일임을 언급한 바가 있다.

 

또 나의 일은 여동빈(呂洞賓)의 일과 같으니 동빈이 사람들 중에서 인연 있는 자를 가려 장생술(長生術)을 전하려고 빗 장수로 변장하여 거리에서 외치기를 이 빗으로 빗으면 흰머리가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고, 굽은 허리가 펴지고, 쇠한 기력이 왕성하여지고 늙은 얼굴이 다시 젊어져 불로장생하나니 이 빗 값이 천 냥이오.’ 하며 오랫동안 외쳐도 듣는 사람들이 모두 미쳤다.’고 허탄하게 생각하여 믿지 아니하더라. 이에 동빈이 그중 한 노파에게 시험하니 과연 흰머리가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는지라 그제야 모든 사람이 다투어 사려고 모여드니 동빈이 그 때에 오색구름을 타고 홀연히 승천하였느니라. 간 뒤에 탄식한들 무슨 소용 있겠느냐!


여동빈이 장생불사의 신선술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세상 사람들이 허망하다고 믿으려 하지 않았고, 한 노구의 실험을 통하여 입증되자 사람들이 몰려왔지만 승천하고 믿음을 가진 사람만이 장생불사하였듯이, 증산이 의미하는 신선은 장생불사와 천상과 지상을 넘나드는 신선의 의미를 가지고 신선의 대한 믿음을 강조하고 있다.

증산은 신선사상을 수용하고 재인식하는 과정에서 종래의 신선관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이에 대해 먼저 살펴볼 것은 비바람을 일으키는 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니며 무한한 공부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북창 정렴의 예시이다.

 

예로부터 생이지지(生而知之)를 말하나 이는 그릇된 말이라. 천지의 조화로도 풍우(風雨)를 지으려면 무한한 공부를 들이나니, 공부 않고 아는 법은 없느니라. 정북창(鄭北窓) 같은 재주로도 입산 3일에 시지천하사(始知天下事)’라 하였느니라.

 

여기서는 북창을 폄하하는 듯하지만 어쨌든 그가 입산수도 사흘만에 천하의 일을 모두 알기 시작했다는 예를 들어 공부를 독려하고 있다. 한편 증산은 자신이 하는 일을 탕자가 꿈속에서 하늘로 올라가 신선을 만나서 선학을 전파하는 일에 비유하였다.

 

나의 일은 어떤 부랑자의 일과 같으니, 옛적에 한 사람이 지조가 견실치 못하여 방탕히 지내다가하루는 홀로 생각하기를 내 일생에 이룬 것이 없고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서 이제 한갓 늙게 되었으니 어찌 한할 바 아니리오. 이제부터 마음을 고치고 선인(仙人)을 찾아서 선학(仙學)을 배우리라.’……별안간 하늘로부터 오색 구름이 찬란하고 선악(仙樂) 소리가 유량히 들리는 가운데 이윽고 그 신선이 내려와 일제히 선학을 가르쳐 주었느니라.” 하시니라.

 

증산은 자신이 살아생전에 하는 일은 지상에서의 선학 즉 신선이 되는 학문을 펼칠 도장을 건립하는 것에 비유한다. 지상에서 하는 일이 신선이 되는 학문[仙學]을 전파하기 위한 의미로 해석되고, 자신이 하는 일은 지상에 신선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도를 펼쳐 도인들이 후천선경에 이르도록 하는 데 있음이다.

한편 증산이 의미하는 신선술에 대하여 하늘로 신선이 되어 승선하는 것이라는 조금 구체적인 사례를 통하여 알 수 있다.

 

물로 뛰어내리면 선술을 통하게 되리라.’ 하거늘 머슴이 그 말을 믿고 나뭇가지에 올라가 물로 뛰어내리니 미처 떨어지기 전에 뜻밖에도 오색 구름이 모여들고 선악 소리가 들리며, 찬란한 보련(寶輦)이 나타나서 그 몸을 태우고 천상으로 올라갔다 하였나니

 

아무리 미천한 머슴이라도 스승의 도를 믿고 따르면 하늘로 승선할 수 있다는 사례를 통해 믿음을 강조한 것이다. 여동빈의 빗장사 이야기 외에도 위와 같이 정북창이 입산 삼일에 천하사를 알게 된 이야기, 방탕자가 선학을 배운 이야기, 신선이 된 머슴 이야기 등을 교화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증산은 신선을 수용하고 있음에도 신선의 실재와 관련해서는 독특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나의 얼굴을 잘 익혀 두라. 후일에 출세할 때에는 눈이 부시어 보기 어려우리라. 예로부터 신선이란 말은 전설로만 내려왔고 본 사람은 없었으나 오직 너희들은 신선을 보리라.” 하시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내가 참으로 일하려고 들어앉으면 너희들이 아무리 나를 보려 하여도 못 볼 것이요, 내가 찾아야 보게 되리라.” 하시니라.

 

신선을 언급하면서도 선천의 신선실재에 회의적인 이중적 신선관은 단순히 도교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증산이 지녔던 선·후천의 세계 인식에서 기인한다. 선천을 상극지리相剋之理에 의해 진멸지경에 처한 세상으로 인식한 증산은 천지공사天地公事(901-1909)를 통해 상생지리相生之理의 후천선경後天仙境이 도래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신선을 말로만 전하고 본 사람이 없느니라.”에서 보이는 신선실재에 대한 회의는 선천의 신선에 관한 것이며, “오직 너희들이 신선을 보리라.”에서의 신선은 종도들에게 약속한 후천의 신선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의미하는 바는 증산이 신선으로 다시 현세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형상의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증산은 출세(出世) 즉 세상에 다시 나타날 때 열석 자의 몸으로 눈이 부셔 바라보기 어려울 정도의 환한 광채를 내며 신선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증산이 사용한 신선의 의미는 사후에 때가 되면 지상으로 내려와 출세한다는 후천의 천상신선의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선·후천의 세계인식을 바탕으로 신선사상이 변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구분되어지는 신선관념이 혼선을 빚게 되는 이유는, 기존 신선사상에서 등장하는 불로불사, 무병장수, 수명이 길이 창성등의 용어를 원용함으로써 불사의 관념이 구분 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실 증산은 후천의 신선을 표현함에 있어 완성된 존재태로서 인존또는 도통군자(道通君子)’라는 또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여동빈이 신선을 5등급으로 나누었는데, 증산은 신선을 크게 상··하의 세 등급으로 구분 짓고 있다.

 

공자는 다만 72명만 도통시켰으므로 얻지 못한 자는 모두 원한을 품었느니라. 나는 누구나 그 닦은 바에 따라서 도통(道通)을 주리니 도통씨를 뿌리는 날에는 상재(上才)7일이요, 중재(中才)14일이요, 하재(下才)21일 만이면 각기 도통하게 되느니라.

 

상재(上才)는 만사를 심단(心端)으로 용사하고 중재(中才)는 언단(言端)으로 용사하고 하재(下才)는 알기는 하나 필단(筆端)으로 용사를 하리라.

 

증산이 나눈 신선의 세 등급은 상재(上才중재(中才하재(下才)로써, 성도 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용사력의 차등에 따른 분류로 볼 수 있다. 인간에 국한시켜 인간의 재()를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증산의 분류법은 신선의 거주처와 득선방법에 따라 신선을 분류하고 있는 도교의 대표적인 신선삼품설이나 여동빈의 신선 다섯 등급론과는 분류의 기준에 있어서 차이를 보인다.

증산은 후천의 세상을 지상선경또는 후천선경이라 명명했다. 신선은 지상선경혹은 후천선경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신선은 지상신선의 의미를 지닌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상신선지상이 지니는 공간적지역적 범주로 인하여 도교의 신선삼품설이나 여동빈에게서 분류되어지는 지선(地仙)’과 상응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증산이 명명하는 지상선경에서의 지상은 단순히 땅 위만을 한정 짓는 개념은 아니다. “하늘이 나직하여 오르내림을 뜻대로 하고, 지혜가 열려 과거 현재 미래와 시방세계(十方世界)의 모든 일에 통달하며 수화풍(水火風) 삼재(三災)가 없어지고 상서가 무르녹아 청화명려(淸和明麗)한 낙원의 선세계(仙世界)가 되리라.”에서 보여지듯이 지상이라는 개념은 천··인 삼계의 경계지음이 사라진 무경계의 세상이다. 그러므로 천계와 지계를 구분 짓는 선천의 세계관에 근거하여 단순히 지상신선이라는 용어적 해석을 근거로 도교의 지선과 관련짓는 것은 다소의 무리가 있어 보인다. ‘후천선경에서는 인간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선천에는 모사(謀事)는 재인(在人)이요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라 하였으나 이제는 모사는 재천이요 성사는 재인이니라.”고 하여, 인간에 의해 일이 성사되는 구조를 통해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증산이 후천운행의 주체로서 인간을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신선실재에 대한 증산의 의지표명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3. 여동빈과 증산의 신선에 이르는 방법

 

1) 여동빈의 내단 수련론

 

앞서 살펴보았듯이 여동빈에게 있어서 신선의 최하위인 귀선은 말은 신선이지만 귀신과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지향하지 말아야 한다. 또 천선의 경우는 선계에 오른 후의 일이므로 수련법에서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신선이 되는 세 가지 법은 인선, 지선, 신선에 대한 것이다. 결국 소성법小成法은 인선이 되는 법이고, 중성법中成法은 지선이 되는 법이며, 대성법大成法은 신선이 되는 법이다. 그런데 이 법은 실은 하나라고 한다.

 

이 세 가지 소성, 중성, 대성이라고 나누었지만 기실은 하나이다. 법을 사용해 도를 구하는데, 도는 본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도로써 이 되기를 구한다면, 신선이 되는 것도 매우 쉽다.

 

즉 그 하나란 도이다. 여기서 도는 무엇인가? 대도大道는 형체도 없고 이름도 없으며, 물어볼 수도 없고 대답할 수도 없는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도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숨어 있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고 한다. 도는 사람에게서 멀지 않으나 사람이 도에서 멀어졌을 뿐인데, 그 까닭은 천지의 기틀천지지기天地之機을 통달하지 못해서이다. 결국 천지지기를 통달하게 되면 신선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전도집에서 천지지기는 바로 천지의 음양이 승강하는 이치를 말한다. 이것은 영보필법서문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나는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널리 생각하고 깊게 성찰하였다. 이를 통해, 속에 양이 있고 양속에 음이 있는 것은 천지가 승강하는 마땅함과 일월이 교합하는 이치에 근본함을 깨달았고, 또한 기가운데에서 수가 생성되고 수 가운데에서 기가 생성되는 것은 심신이 교합하는 이치임을 깨달았다.

 

여동빈의 이러한 말을 종합해 보면, 신선이 되는 법은 바로 천지의 음양이 승강하는 이치와 일월日月이 교회交會하는 법도를 본받아 수련하는 것이다. 천지의 음양이 승강하는 이치란 사계절의 변화를 말한다. 동지가 지나면 땅속에서 양이 올라가고 하지가 지나면 하늘에서 음이 내려온다. 해가 바뀌어 다시 동지가 되면 양이 올라 운행이 그치지 않는다. 사람이 이 법도를 취하여 수련하면 스스로 장생하여 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월의 교합의 법도는 한 달 동안 달의 변화를 말한다. 달이 해의 을 받을 때에는 양으로 음을 변화시켜서 음이 소진되고 양이 순수해진다. 이에 달이 빛나는 보름달이 되어 해처럼 빛나게 된다. 사람이 이것을 본받아 수련하면 몸속의 음을 소진시키고 양이 순수해져서, 로 신을 이루고 신선이 되어 순양의 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음양승강과 일월교회의 법칙을 몸에 적용시키는 논리는 수련론 전체를 관통하고 있으며, 이는 여동빈 내단 수련론의 이론적 배경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여동빈의 고유한 이론이 아니라, 노자와 참동계를 비롯한 여동빈 이전의 천인합일관 유비우주론 등의 사유를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천도의 법칙을 몸에 적용하면서 기존의 단법을 내단으로 해석해내고 있다.

수련론의 전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성, 중성, 대성의 순서로 수련이 전개되고 있다. 이것은 영보필법에서 소승小乘, 중승中乘, 대승大乘으로 표현되는데, 의미하는 바는 같다. , 종려의 수련론은 소성중성대성의 점진적인 구조를 이루면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수련론에 대한 논의는 소성, 중성, 대성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전도집18론과 영보필법10문을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방대하므로, 각 법이 가지는 함의에 따라 중점을 파악하여 기술해보기로 한다.

먼저 천지의 운행이 위아래로 오가며 끊임없이 운행함으로써 장구한 시간 동안 견고함을 유지함을 말한다. 그러므로 사람도 천지를 본받아야 함을 강조한다.

 

나아가 청정한 뜻에 맡겨두면서 마땅히 그 근원을 저지하고 막아 원양이 달아나지 않고 진기가 흩어지지 않게 하라. 그렇게 하면 기가 왕성해져 혼에도 음이 없게 되고, 양이 장성해져 백에도 기가 있게 될 것이다. 더불어 한번 오르고 한 번 내려감에 취한 법이 천지의 운행을 벗어나지 않게 되고, 한번 성하고 한번 쇠퇴함에 그 왕래 역시 일월의 운행과 같아질 것이다.

 

다음으로 연단하는 사람은 천기를 파악하여야 하고, 천기는 음양의 승강에 달려있다고 한다. 교대로 승강하면서 상생상성하며 순환반복하면서도 자신의 길을 벗어나지 않으므로 장구할 수 있다.

 

수행하는 선비가 만약 천지에서 법도를 취한다면 스스로 장생하여 죽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일월이 일정한 궤도를 돌면서 왕래하며 교합하는 것에 비유하자면, 달이 해의 혼을 받을 때에 이르러 양으로써 음을 변화시키면 음이 소진되어 양이 순수해진다. 이에 달의 정화가 밝고 깨끗하여 어두운 백을 소멸시켜 마치 빛나는 해가 지구를 비추는 것과 같다. 이때에 해당하는 것을 사람의 수련에 비유할 것 같으면, 기로써 신을 성취시켜 형질을 벗어 신선이 되어 오르며, 순양의 체를 단련하여 성취하는 것과 같다.

다섯 번째 장인 논사시에서 말하는 사시란 신중의 시, 연중의 시, 월중의 시, 일중의 시를 가리킨다. 만일 십이진을 하루라고 한다면 5일은 일후, 삼후는 일기, 삼기는 일절, 이절은 일시라고 하며 시에는 춘하추동이 있다. 이와 같은 것이 바로 년중의 시이다. 무릇 한달 30, 360진을 월중의 시라고 부른다. 하루는 다시 십이진으로 나뉘는데 이것을 일중의 시라고 한다. 사시 가운데 또한 신중의 시는 얻기 어려우며 일중의 시는 아깝다.

 

도를 받드는 것은 소년 시절을 얻기가 어렵다. (하지만 소년시기에 도를 받든다면) 소년시기 수행은 근원이 견고하여 무슨 일이든지 쉽게 공효를 볼 수 있어, 수행이 천일에 그치더라도 크게 이룰 수 있다. 또 도를 받드는 것은 중년 시절 역시 얻기가 어렵다. (하지만 중년시기에 도를 받든다면) 중년시기의 수행은 먼저 자신의 건강을 보하는 것을 온전히 갖추고 그 다음에 공부에 나아가는 것을 착수하니, 처음에는 노쇠함을 돌이켜 청춘을 회복하며 이 후에 일반사람의 경지를 벗어나 성인의 경지에 들어간다. 도를 받드는 것을 소년 시절엔 깨닫지 못하고 중년 시기엔 살피지 못하지만, 때로는 재난으로 말미암아 마음을 청정에 머물게 하거나 때로는 질병으로 말미암아 뜻을 도에 두기도 한다.

 

사람의 하루는 일월의 한달과 같으며 천지의 일년과 같아서 내단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하루 일각으로 일년 중 한달의 굥효를 빼앗을 수 있으므로 마땅히 아낄만한 것이다.

 

대개 오장의 기는 한 달 동안 성쇠가 있고 하루 동안에는 진퇴가 있으며 한 시진 동안에는 교합이 있다. 운행은 5도에 의하고 기가 전해짐은 6후에 의한다. ····토가 나뉘어 나열됨이 어긋나지 않고, ····중이 생성됨에 규칙이 있게 된다. 정을 단련하여 진기를 생성하고, 기를 단련하여 양신에 합하며, 신을 단련하여 대도에 합한다.

 

여섯 번째 논오행에서 말하는 오행은 사람에게 있어 신장은 수, 심장은 화 간장은 목, 폐장은 금, 비장은 토이다. 상생의 관계로서 말하면 신기가 간기를 생하고, 간기가 심기를 생하며, 심기가 비기를 생하고, 비기가 폐기를 생하며, 폐기가 신기를 생한다. 상극으 말하자면 신기가 심기를 극하고, 심기가 폐기를 극하며, 폐기가 간기를 극하며. 간기가 비기를 극하고, 비기가 신기를 극한다. 그리하여 오행이 근원으로 돌아가면, 일기가 이끌어 원양이 위로 올라가 진수를 낳고, 진수가 조화 작용을 통해 진기를 낳으며, 진기가 조화 작용을 통해 양신을 낳는다.”

일곱 번째 논수화에서는 사람의 몸에는 수는 많고 화는 적다고 한다. 수로서 말하는 것으로는 四海, 五湖, 九江, 三島, 華池, 瑤池 등이 있다. 이른바 사해는 심은 혈해 신은 기해 뇌는 수해 비위는 수곡지해 이다. 오호는 즉 오장을 가리키며, 구강은 소장을 삼도는 삼단전을 말한다.

 

여덟 번째 논용호에서 신수가 기를 생성하게 되면 그 기속에 진일의 수가 있는데 이것을 음호라고 부른다. 심화가 액을 생성하게 되면 그 액 속에 정양지기가 있는데 이것을 양용이라고 한다. 논용호에서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나타낸다.

 

신장의 기는 흩어지기가 쉬우니, 얻기 어려운 것은 진호이다. 심장의 액은 모으기가 어려우니, 쉬이 잃는 것은 진용이다. 만권의 단경은 의론이 음양을 벗어나지 않고, 음양 두 일은 정수가 용호 아님이 없다. 도를 받드는 선비 만 명중에 이것을 아는 이는 한둘이라. 혹 많이 듣고 널리 기록하여 용호의 이치를 알더라도, 교합의 때를 알지 못하며, 채취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고금의 통달한 선비가 백발이 되도록 수행하여도 소성에 그쳐서 여러 대에 걸쳐 수명을 늘려도 초탈을 듣지 못하는 것은, 용호를 교구하고 황아를 채취하여 단약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홉 번째 논단약에서 약을 두 등급으로 나눈다. 하나는 내단이라 하고 하나는 외단이라 한다. 외단은 팔석오금을 사용하고, 수많은 시간을 축적하여 삼품을 연성하는데 각 품마다 각기 다시 3등급이 있으므로 구품대단이라 부른다. 이 약은 사용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자신의 심원을 맑게 하고 신근을 견고하게 만들어야만 비로소 복용하여 진기를 도울 수 있다.

 

열 번째 논연홍에서 연이란 신장 중의 원양의 기로서 그것은 부모의 진기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며 순수하여 분리되지 않는다. 홍이란 심액속의 정양의 기로서 그것은 신기에 뿌리를 두고 간기로 전해지며 간기는 심기로 전해진다. 심기에서 액체가 생겨나며, 그 액체 가운데서 정양의 기가 생겨난다.

 

열한 번째 논추첨에서는 단을 만들 경우의 불의 세기를 잘 팔펴 단련하되 절도 있게 운행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열두 번째 논하거에서 사람의 몸안은 양이 적고 음이 많아서 수라고 말하는 곳이 매우 많다고 한다. 하는 곧 음이 많은 것에서 그 상을 주로 취한 것이고 거는 운반한다는 것에서 그 의미를 취한 것이다. 이른바 하거는 사실상 신장의 진기를 가리킨다. 그것이 운련되는 단계에서 일어나는 작용의 차이로 인해 소하거와 대하거 그리고 자하거로 나뉜다.

 

열세 번째 논환단에서는 그 시기의 차이로 인해 착수하는 곳이 다르며, 소환단, 대환단, 칠반환단, 구전환단, 금액환단, 옥액환단이라는 구분이 있다는 것을 논한다.

 

열네 번째 논연형에서는 금액연형과 옥액연형의 이법을 말한다.

 

열다섯 번째 논조원에서 원은 상, , 하의 삼단전을 가리킨다. 단전에 기가 모이고 신이 잘 간직되는 것을 조원이라 한다. 일양이 막 생겨나기 시작할 때 오장의 기는 중원에 모인다. 일음이 막 생겨나기 시작할 때 오장의 액이 하원에 모인다.

 

열여섯 번째 논내관에서 내관은 양신을 모으는 것으로써 그것을 수련하는 것을 빠뜨려서도 안 되며 억지로 집착해서도 안된다고 한다.

 

열일곱 번째 논마난에서 마에는 10종류가 있5고 난에는 9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수련상의 장야와 공법수련상의 환상을 가리킨다. 그 가운데 衣食의 핍박, 손윗사람의 가로막음, 은애에 얽매임, 명리에 굽힘, 재난이 마구 생김, 맹목적인 스승의 구속, 의론의 차별 의지의 나태함, 세월을 놓침 등을 통틀어 구난이라고 말한다. “이 아홉 가지 어려움을 면해야만 바야흐로 도를 받들 수 있고, 아홉 가지 어려움 중에 한두 가지라도 있어서 수행할 수 없으면, 다만 헛수고이어서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열여덟 번째 논증험에서는 수련의 방법이 12가지라고 한다. 첫째는 필배음양(음양을 짝지우는 것), 둘째는 취산수화(수화를 모으고 흩어지게 하는 것), 셋째는 교구용호(용호를 교합시키는 것), 넷째는 소련단약(단약을 소련하는 것), 다섯째는 주후비금정, 여섯째는 옥액환단, 일곱째는 옥액연형, 여덟째는 금액환단, 아홉째는 금액연형, 열째는 조원연기, 열한째는 내관교환, 열두째는 초탈분형이다. 시간과 방법에 따라 단계별로 수련해나가면 증험이 순서대로 나타나고 조금도 차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상과 같이 공법 수련 상의 다양한 증험과 특이한 공능은 수련정도의 깊이에 따라 나타나게 된다.

 

2) 증산의 인존 도통론

 

앞서 말했듯이 증산은 후천의 신선을 표현함에 있어 후천선경의 완성된 존재인 인존또는 도통군자라는 색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증산에게 있어 신선은 바로 도통군자로서 도통한 존재이며 신선실현은 도통의 경지를 일컫는다. 도통은 인간 본래의 청정한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본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무자기無自欺를 근본으로 마음을 닦고 성품을 연마하고 자신의 기질을 단련하여야 한다. 또 음양합덕, 신인조화, 해원상생, 도통진경의 진리를 힘써 닦고 온갖 정성을 다하여 도가 곧 나요 내가 곧 도라는 경지를 올바로 깨달아 환하게 도에 통하게 되면, 삼계를 꿰뚤어 볼 수 있게 되고, 삼라만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아 불가능한 일이 없게 되는데, 이것이 영통이고 도통이며 인존에 도달한 것이다.

그러면 증산의 도통의 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도통의 방법은 곧 신선이 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도통은 자신의 마음을 거울과 같이 닦아서 진실하고 정직한 인간의 본질을 회복했을 때 이를 수 있는 경지이다. 도통은 수도를 통해 가능하다. 수도란 인륜을 바로 행하고 도덕을 밝혀 나가는 일이다. 바로 수도의 목적은 도통에 있다. 수도를 바르게 하지 못하면 도통은 불가능하다. 도통은 자신의 수도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지 물품을 수수하듯이 서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 도통은 선후의 차등은 있을 수 없다. 도통은 오직 각자의 수도 정도에 따라 유불선의 도통신들과 각 성의 선령신들의 공평한 판단에 의하여 결정된다.

 

도통줄은 대두목에게 주어 보내리라. 법방(法方)만 일러 주면 되나니 내가 어찌 홀로 맡아 행하리오. 도통시킬 때에는 유불선 각 도통신(道通神)들이 모여들어 각기 그 닦은 근기(根機)에 따라서 도를 통케 하리라.”

 

각 성()의 선령신(先靈神) 한 명씩 천상공정(天上公庭)에 참여하여 제 집안 자손 도통시킨다고 눈에 불을 켜고 앉았는데 이제 만일 한 사람에게 도통을 주면 모든 선령신들이 모여들어 내 집 자손은 어쩌느냐고 야단칠 참이니 그 일을 누가 감당하리오. 그러므로 나는 사정(私情)을 쓰지 못하노라. 이 뒤에 일제히 그 닦은 바를 따라서 도통이 한 번에 열리리라.

 

선천세계에서도 수도를 한 사람들이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런데 도통을 했다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도통은 각자 수도 여하에 따라 누구나 공평하게 받아야 합에도 불구하고, 선천세계에서 유교와 불교는 아주 제한적으로 도통이 가능했고, 도교에서는 음해하는 자로 인하여 도통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도통을 받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원한을 품게 되었다.

증산은 이러한 도통의 장애요인을 모두 없애고, 누구나 수도의 정도에 따라 공평하게 도통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도통은 신선이 되는 필수 조건이다. 증산의 신선은 속세를 떠나서 수행하거나 불로초와 같은 신약을 복욕하여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증산의 도를 믿고 따름으로써 가능하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논의는 증산의 심신 균형과 신인조화의 인존사상에서 심화되어 나타난다.

증산의 신선실재에서 보여지는 신선은 현실세계에서 사라지거나 은둔하는 신선이 아니라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신선이다. 증산에 있어 신선실재의 문제는 인간에 대한 일반적 해석의 범주를 넘어 후천의 바람직한 인간상의 형성에 대한 문제로 이어진다. ‘후천의 바람직한 인간상으로 제시되는 증산의 인간관이 바로 인존사상이다. 결국 증산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인존이다. 이를 이르기 위한 방법은 도통에 있고 이것을 인존 도통론이라 할 수 있겠다.

증산은 한국인들이 가지는 전통적 세계관인 천··인의 위계질서를 부정하면서, 인간이 하늘보다 존귀한 존재임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세상은 과거와는 달리 인간에 의해 일이 성사되는 인존시대라 규정하고 있다.

 

천존(天尊)과 지존(地尊)보다 인존(人尊)이 크니 이제는 인존시대(人尊時代)니라. 이제 인존시대를 당하여 사람이 천지대세를 바로잡느니라.

 

증산의 인존사상은 천심즉인심 (天心卽人心), 인내천(人乃天), 사인여천(事人如天) 등에서 보이는 인간 지상주의적 관점에서 더욱 발전하여 심·신의 균형과 신·인의 조화(調化)를 통한 우주운행의 주체라는 의미를 지닌다. 여기에서 인간은 전체구조의 주체일 뿐만 아니라 우주의 존재가 곧 인간존재와 직결하고 있음을 시사(示唆)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는 신의 표상인 동시에 만물을 조화(調和)하고 그들의 생존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존재라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증산은 인존을 강조하면서 인망(人望)을 얻어야 신망(神望)에 오르느리라고 하여 선천에서는 모든 권력이 하늘로부터 왔지만, 후천에서는 그러한 권력이 민중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인존시대의 새로운 윤리를 제시한다. 이는 개개인이 지니는 존엄성에 대한 강조를 통해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것으로, 인존의 실현은 인간의 일상생활에 있어 별개의 생활형태가 아니라 궁극의 삶을 지향하는 일상의 삶 속에서 동시통합적으로 구현되는 것이며, 끊임없는 노력을 통하여 자신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 인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인간의 마음은 스스로의 자각으로부터 비롯된다.

이제 범사에 성공이 없음은 한마음을 가진 자가 없는 까닭이라. 한마음만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무슨 일을 대하던지 한마음을 갖지 못한 것을 한할 것이로다. 안 되리라는 생각을 품지말라. 인존이 되기 위한 노력은 자기 자신의 노력에 달려있다. 즉 자기각성을 통한 수도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증산은 정심(正心)으로 수련하라.”는 교화를 통하여 스스로의 진지한 노력을 바탕으로 성취되는 자기완성의 길이 인존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곧 신선실현이다. 자각을 통한 신선실현은 외부의 요인에 의해 신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성을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완전히 실현함으로써 가능하다. 이처럼 내재된 인성의 완전한 실현을 통하여 자신이 지닌 한계를 뛰어 넘어 완전한 인간인 인존으로 거듭나는 것, 그것이 바로 후천선경에서의 신선의 실현인 것이다.

 

4. 마무리 지으며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여동빈의 신선에 대한 개념은 기존의 도교 신선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즉 음을 지고 양을 껴안는 것은 사람이고, 순양純陽으로 음이 없는 것은 신선이라 하였고, 음양의 변화는 우주와 생명의 변화를 결정한다고 하였다. 음과 양은 바로 기의 두 가지 다른 성질로, 이 두 가지는 서로 모순되나, 음양의 운동이 우주와 만물을 생생불식生生不息하게 하고 천변만화千變萬化하게 하는 근본이 된다고 하였다. 당시에는 음양에 관한 내용이 매우 애매하였는데, 이들은 다시 정리하여 세 단계로 나누고, 효과가 있는 실제적인 수련방법을 통하여, 이전의 음양에 관한 내용을 체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게 하였다. 사람들이 일단 음을 제거하고 양을 머물게 하여 마침내 순양에 이르게 되면 즉 도의 높은 단계에 이룰 수 있다고 하였다.

여동빈의 신선 수련이론은 그 화제가 매우 광범위하고 내용이 지극히 풍부하여 이후에 펼져질 내단학설의 거의 모든 영역을 대부분 포괄하고 있다. 그것은 여동빈의 내단 이론이 이미 상당히 완비되고 성숙되었음을 반영해준다. 실로 여동빈의 내단 수련론이 나온 이후에야 도교 내단 수련의 학풍이 풍미하게 되었다. 수도를 실천하는 넓이와 깊이를 말할 것도 없이 모두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었다. 여동빈은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내단 이론에 관해 체계적으로 우주가 생성하는 이치와 음양이 연화演化하는 작용으로 내단을 설명하였고, 계속하여 비밀스런 수행에 효과가 있는 방법과 실질적 수련법을 지도하였다. 그들의 웅변으로 조화공부造化功夫는 사람에게 있다.”고 하였고, 사람이 수련하여 신선이 될 수 있다는 과제를 제시하였다.

여동빈은 학인學人이 밖으로 단약을 제조하여 복용해 신선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반대하였다. 선단仙丹은 자기 몸에 있다고 하였고 또 대도성언大道聖言은 감히 자기 혼자만의 것으로 하지 않는 무사정신無私精神에 입각하여 뒷사람에게 전하고 아울러 후학에게 고하여 도를 이루면 비밀로 하여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앞서 확인했듯이 증산의 신선사상에는 도교적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여동빈의 도교의 신선사상과는 차별화되는 독창적인 부분이 있다. 증산은 도교의 신선실재에 대해 회의하며, ‘신선부재의 이유를 상극지리의 선천 우주운행원리에 있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신선실재에 대한 회의는 신선실현에 대한 모색으로 이어져 우주적 차원에서의 새로운 운행원리를 통해 신선실재를 가능하게 하고자 하였다. 이를 천지공사라 명명하였는바, 세계민생을 건지려는 목적의식과 해원이념을 내재하고 있는 천지공사는 후천선경을 건설한다는 종교적 지향성이 내재되어 있다.

후천선경에서의 신선은 현실세계에서 사라지거나 은둔하는 신선이 아니다. 증산의 신선은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신선이다. 이를 증산은 인존의 인간관념으로 제시하였으며, 인존은 후천선경의 세상에서 요구되는 후천의 바람직한 인간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존은 자기각성을 통한 끊임없는 자기완성의 노력을 통하여 자신이 지닌 한계를 뛰어넘어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으로 신선실현의 다른 표현에 다름아니다. 이는 득도(得道)를 통한 한 개인의 완성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가치실현의 단계로 이어지는데 그 특징이 있는 것이다.

오늘날 문명과 의료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나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사라진 현 사회는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 등에 노출되며, 그로 인한 우울증자존감상실자살살인 그리고 의료기술의 남용으로 인한 낙태안락사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같이 생명존엄성과 자아정체성을 상실한 오늘날의 사회에 자유와 불멸을 추구한 여동빈과 증산의 신선사상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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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傳正陽眞人靈寶畢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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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子想爾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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列仙全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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