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찾기

동학과 다시 개벽 12회 천주와 후천개벽

문계석 연구위원

2017.03.30 | 조회 1346

동학과 다시 개벽 12

 

 4. 천주와 후천개벽

 

3) 후천 오만 년의 무극지운無極之運

 

수운이 말한 다시개벽은 바로 후천개벽을 지칭한다. 후천개벽으로 열리는 새 세상은 오만 년의 시운, 즉 무극지운無極之運이 새롭게 돌아들어서고, 무극대도가 나와 새 세상을 주도하여 이끌어 가게 된다. 후천개벽기에 이러한 시운의 도래와 무극대도의 출현에 관련해서 수운은용담가에서 한울님 하신말씀 개벽후開闢後 오만년五萬年에 네가 또한 첨이로다.”, “어화세상 사람들아 무극지운無極之運 닥친줄을 너희어찌 알까보냐 무극대도無極大道 닦아내니 오만년지五萬年之 운수運數로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수운은 선천개벽으로 세상이 열려 오만 년이 지났고, 이제 앞으로 후천개벽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려 오만 년의 운수가 지속됨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선천에서 후천개벽으로 열리는 무극지운오만 년 동안 지속하는 운수[五萬年之運數]’이다. 앞서 일부一夫가 제시한 역도의 관점에서 본다면, 선천개벽이 있은 후 지난 오만 년의 세상은 선천의 윤역閏曆이 주도해 왔기 때문에 음양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천지만물은 물론이고 인간과 문명사회는 생장을 위해 분투적인 노력을 경주하여 왔었다. 그 결과 선천 세상은 서로 극하는[相克] 이치로 말미암아 분란투쟁으로 얼룩진 시간대를 장식하게 됐던 것이다. 이러한 선천시대의 그 극점을 수운은 쇠운의 운수로 진단하게 됐다. 반면에 후천개벽으로 열리는 세상은 쇠운에서 성운으로 전환하여 성운이 오만 년 동안 지속된다. 이때는 정력正曆이 주도하기 때문에 음양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되고, 그로 인해 자연과 인간과 문명은 모두 조화롭게 성숙하여 완성하는 시운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무극지운은 바로 이를 뜻하는 것이다.

먼저 선천개벽으로 열린 오만 년, 후천개벽으로 열리는 오만 년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상세하게 알아보고, 후천개벽으로 무극지운이 도래하게 되는가를 밝혀보자.

우리가 선· 후천의 시간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우주 순환원리를 수리數理학으로 풀어서 제시한 학자가 있다. 그 학자는 바로 증산상제가 알음은 강절康節의 지식이 있나니 다 내 비결이니라”(도전2:32:1-2)라고 한, 바로 송대의 철학자 소강절이다.

강절은 선천과 후천의 시간대를 수리數理로써 계산하여 극명하게 드러내었는데, 그것이 바로 원회운세元會運世이다. 그가 제시한 선· 후천 수리의 원회운세는 선천 시대에 나온 역도의 원리, 즉 복희의 괘도(일부는 이를 생역生易이라 했다)에 근본을 두고 있는데, 그는 복희 괘도의 역리易理를 응용하여 천지만물의 생성변화가 우주1년의 시간주기로 순환하게 됨을 계산해낸 것이다. 이를 근거로 삼아보면, 우리는 선천이 왜 오만 년이며, 수운이 제시한 후천의 무극지운이 왜 오만 년이나 지속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소강절이 제시한 우주1년의 원회운세元會運世

우주 순환의 1주기 시간길이를 소강절은 무엇을 근거로 도출해 내어 수리로 계산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음양동정陰陽動靜에 따른 천체의 운동변화에 근거한다. 동양 우주론의 측면에서 본다면, 복희가 그린 하도는 음양 동정의 조율에 따라 천지만물이 생장염장으로 순환하는 이치를 명백히 드러내고 있다. 음양동정은 곧 시간 단위의 흐름으로 계산해낼 수 있다. 즉 음양동정에 의한 생장염장의 순환은 낮과 밤이 바뀌는 하루의 시간마디 뿐만 아니라 지구 1년의 4계절에서 벌어지는 시간마디, 우주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시간마디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기 때문에 그 시간대를 유추하여 수리로 계산해낼 수 있다는 것이 소강절의 기본 입장이다.

그럼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음양 동정에 따른 시간의 추이를 살펴보자. 우리가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하루의 시간단위이다. 하루를 기준으로 하여 우리의 삶의 과정은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하루의 시간 흐름은 공간적으로 볼 때 양의 최고조인 낮과 음의 최고조인 밤의 교체로 드러난다. 음양의 교체를 시간단위로 말하자면 지구가 자전하여 제자리로 돌아오는 하루(1)라는 얘기다. 다음은 지구에서 일어나는 가장 기본적인 시간단위는 1년이다. 지구1년의 시간단위는 지구가 자전하면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여 제자리로 돌아오는 기간을 나타나는 1주기를 말한 것이다.

지구의 계절 변화가 일어나는 1년이든, 우주의 변화가 일어나는 우주1년이든 현실적인 삶의 과정이 펼쳐지는 하루의 음양 변화가 중심이 되어 나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소강절은 우리의 경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단위를 측정하여 수리로 말하게 된다. 그에 의하면 ()1이고 음()2이다. 그러므로 양이 음을 낳을 때 26번 곱해져서 12가 되고, 음이 양을 나을 때 310번 곱해져서 30이 된다.” 즉 양의 수는 30부터 시작하므로 한 달에 30일이 있고, 130년이 있다. 음의 수는 12에서 시작하므로 하루에 12이 있고 한해(1)12달이 있는 것이다.

이 논리에 근거하여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하루와 1년의 시간단위를 수로 계산해낼 수 있다. ‘1’로 하루를 경영하면 이이 되며 그 수는 1일이며, ‘1’로 시를 경영하면 시가 되며 그 수는 12이고, ‘1’로 분을 경영하면 분이 되고 그 수는 360분이 되며, ‘1’로 초를 경영하면 초가 되고 그 수는 4320초가 된다. 마찬가지로 ‘1’로 년을 경영하면 년이 되고 그 수는 1년이며, ‘1’로 월을 경영하면 월이 되고 그 수는 12월이며, ‘1’로 일을 경영하면 일이 되고 그 수는 360일이 되고, ‘1’로 시를 경영하면 4320시간이 된다. ‘1’을 근거로 해서 하루(, , , )의 시간단위가 나오고, 1(, , , )의 시간단위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소강절은 인간의 경험으로는 측정될 수 없는 우주 1년의 주기, 즉 천체 우주의 순환주기를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여 제시해냈던 것일까?

먼저 그는 동양 역학을 근거로 하여 역에 태극이 있음을 전제하고, 태극으로부터 사상四象을 이끌어 낸다. 즉 그는 한번 동하고 한번 정하는 것은 역에서 이른바 태극太極이 된다. 동정動靜은 역에서 양의兩儀이고 음양강유陰陽剛柔는 역에서 말하는 사상四象이다.”라고 말한다. 사상은 음양의 비율로 환원하여 태양太陽, 태음太陰, 소양少陽, 소음少陰으로 구분된다. 그런 다음 그는 사상을 일월성신日月星辰에 배합시킨다. ()하는 것은 하늘이고 하늘에는 음양이 있다(양은 동의 시작이고 음은 동의 최고조이다). 음양 속에 또 각각 음양이 있다. 그러므로 태양태음소양소음이 있다. 태양은 일()이 되고 태음은 월()이 되며, 소양은 성()이 되고 소음은 신()이 된다. 이것이 하늘의 사상(四象)이다.”

하늘의 사상은 일월성신日月星辰이다. 여기로부터 그는 하늘이 변하는 시간대를 원회운세元會運世로 말한다. 그는 ()로 일을 경영하면 원()의 원이 되며 그 수는 1이다. 일의 수가 1이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일로 월()을 경영하면 원의 회()가 되며 그 수는 12가 된다. 월의 수가 12가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일로 성()을 경영하면 원의 운()이 되며 그 수는 360이 된다. 성의 수가 360이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일로 신()을 경영하면 원의 세()가 되며 그 수는 4,320이 된다. 신의 수가 4,320이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라고 하여 역수 원리의 시간대를 계산하게 됐던 것이다.

이 논리를 토대로 하여 소강절은 우주의 순환주기를 1, 129,600년의 시간으로 말하게 된다. “은 회로 짜여져 있는데, 1원은 말하자면 12회이다. 이는 마치 년이 달[]로 짜여진 것과 같다. 1년은 말하자면 12달로 짜여지게 된다. 대개 1년은 12달이고, 큰 줄기로 보면 360일이며, 드러내 보이면 4,320시간이고, 다 모이면 129,600분이다. 1원은 12회이고, 큰 줄기로 보면 360운이며, 드러내 보이면 4,320세이고, 다 모이면 129,600년이다. 그러므로 년은 분에 해당되고, 세는 시에 해당되며, 운은 일에 해당되고, 회는 월에 해당되며, 원은 년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강절은 ()은 원()이 되고 원의 수는 1이다. ()은 회()가 되고 회의 수는 12이다. ()은 운()이 되고 운의 수는 360이다. ()은 세()가 되고 세의 수는 4,320이다. 1()12() 360() 4,320()를 거느린다. 1()30, 129,600년이다. 129,600년은 1()의 수이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우주1년의 1주기는 지구 년으로 말하여 129,600년으로 계산된다. 이것을 소광절은 원회운세元會運世에서 1이라 했으며, 그 시간 길이는 12, 360, 4,320로 말했다. 다시 말해서 천체가 돌아가는 우주1년도 음양동정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지구1년과 유비analogy이다. 우주1년의 시간적 순환원리는 지구1년의 순환원리와 유비이고, 우주의 12회는 지구의 12달과 유비이고, 우주의 360운은 지구의 360일과 유비이고, 우주의 4,320세는 지구의 4,320시간과 유비이다. 다만 지구1년은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1주기를 계산한 것이고, 우주1년은 태양이 하늘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1주기를 계산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1년은 지구의 시간 단위로 표시하면 얼마나 될까? 이는 대략 130년으로 잡는다면, 4,320× 30=129,600년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시간 흐름의 범주 안에서 일어난다. 시간 범주의 흐름은 수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 수는 원회운세元會運世, 세월일진歲月日辰, 나아가 분리사호分釐絲毫의 수로 계산된다. 그런데 원회운세의 수는 너무 커서 보이지 않으며 분리사호分釐絲毫의 수는 너무 작아서 볼 수 없다. 수를 알게 되는 것은 일월성진日月星辰으로 알게 된다. 130가 있고, 130이 있으므로 세와 일의 수30이다. 112이 있고, 112이 있으므로 월과 진의 수12이다. 세월일진歲月日辰의 수로 추측하여 올라가면 원회운세의 수를 얻을 수 있다. 또 추측하여 내려가면 분리사호의 수도 얻을 수 있다.”

지구1년의 계절 개벽

우주1년의 원회운세와 분리사호의 수는 지구1년의 년월일시年月日時를 통해서 얻어진 시간 단위의 수이다. 연월일시의 수는 근원적으로 하루의 음양 변화를 통해서 나온 것이다. 지구에서의 하루는 밤낮의 순환이다. 즉 양에서 음으로, 음에서 양으로의 변화가 하루라는 얘기다. 음양으로 순환하는 하루는 12의 시간마디로 구분할 수 있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12지지地支가 그것이다.

음양 동정은 시간 단위를 양산한다. 즉 양은 자시子時에서 나아가기 시작하면서 음이 물러나고, 사시巳時에서 그 정점을 이룬다. 오시午時부터는 음이 나아가지만 양은 점점 물러나가기 시작하고, 해시亥時에 이르러 음은 그 정점을 이루며, 다시 양이 시작하여 나아가고 음이 물러나는 것이 하루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루는 음양의 일동일정을 거듭하면서 순환하고, 이로부터 하루의 낮과 밤이 교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낮고 밤의 교체에서 볼 수 있듯이, 음양의 교체는 차원전환을 가져온다. 정오正午와 자정子正이 이를 나타내주고 있다. 그것은 양의 극점에서 음으로, 음의 극점에서 양으로의 질적인 전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음양의 교체는 곧 기존의 시간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간대의 열림을 의미하는데, 현상적으로 볼 때 자라나는 것은 양이 나아가는 것인 반면 음이 물러나는 것이고, ‘줄어드는 것은 양이 물러나는 반면 음이 나아가는 것이다. 음양의 교체는 지구가 자전하여 제자리로 돌아옴으로써 발생한 것이다. 이를 도수度數로 계산해보면, 원환의 360°에서, 전반부 180°는 양이 나아가는 수이며, 후반부 180°는 음이 나아가는 수이다.

낮과 밤(음양)의 교체로 이루어지는 하루의 시간 마디를 4단계로 세분할 수 있다. 전반부는 양이 나아가고 음이 물러남으로 인해 활동을 유발하는 자축인子丑寅과 묘진사卯辰巳, 후반부는 음이 나아가고 양이 물러남으로써 휴식을 유발하는 오미신午未申과 유술해酉戌亥의 상으로 묶어서 분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원리는 일상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관찰하여 4단계로 구분해 보면, 자정(亥子丑), 아침(寅卯辰), 정오(巳午未), 저녁(申酉戌)으로 말해볼 수도 있다. 즉 양은 자시子時에서 나아가지만 현실적으로 자라나는 활동의 시간대는 인시寅時에서 시작하고, 사시巳時에서 활동의 극치를 이루며, 음은 오시午時에서 나아가지만 현실적으로 물러나는 휴식의 시간대는 신시申時에서 시작하고, 해시亥時에서 휴식의 극치를 이룬다는 것이다.

지구1년의 순환주기도 역시 낮과 밤의 교체가 이루어지는 하루의 이치와 같다. 그것은 음양 안에 음양을 포함하고 있고, 음양 밖에 음양으로 둘러싸 있기 때문이다. 1년은 12개월(360)로 이루어져 있다. 12개월 중에서 전반기는 양이 시작하여 나아가는 기간이고, 후반기는 음이 시작하여 나아가는 기간이다. 음양변화의 시간 마디를 월로 계산하여 말해본다면 전반기의 양은 1(子月)에서 시작하여 6(巳月)의 하지夏至에서 절정에 달하고, 후반기의 음은 7(午月)에서 시작하여 12(亥月)의 동지冬至에서 절정에 달한다. 여기에서도 하루와 같이 음양의 일동일정 일성일쇠의 원리에 따라 순환하면서 온냉한서溫冷寒暑의 계절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음양의 극적인 교체는 계절의 차원전환을 가져온다. 한서의 교체에서 볼 수 있듯이, 그것은 곧 기존의 계절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계절이 열림, 즉 더움의 극점에서 차가움으로의 전환은 질적인 변화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계절로 볼 때 겨울에서 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지구1년에서 계절의 교체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여 제자리로 돌아옴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전반기는 지구1년의 봄철개벽이라 할 수 있고, 후반기는 가을철 개벽이라 부를 수 있다. 12개월 중에서 6개월마다 일어나는 음양의 교체, 즉 양이 나감으로 열린 봄철개벽은 전반부 180일을 양이 주도하고, 음이 나아감으로 열린 가을철개벽은 후반부 180일을 음이 주도하게 된다.

한서의 교체로 이루어지는 지구1년의 순환주기도 더 세분화하여 4단계의 시간마디로 구분하여 볼 수 있겠는데, 이는 바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4계절의 현상으로 나타난다. 4계절의 시간마디를 계산해 보자면, 원리적으로는 양이 나아가는 자월子月에서 만물은 태동하기 시작하지만 실제로 만물이 소생하여 활동하는 계절은 3-5(寅卯辰)의 봄철이고, 생장의 극점에 이른 계절은 실제로 6-8(巳午未)의 여름철이다. 반면에 음이 나아가는 오월午月에서 만물은 휴식으로 향하기 시작하지만 실제로 만물이 결실을 맺는 계절은 9-11(申酉戌)의 가을철이고, 만물이 닫힌 계절은 12-1(亥子丑)의 겨울철이다.

봄철에 만물은 태동하여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에 대하여 소강절은 자라나는 것은 양()이 나아가고 음()은 물러나는 것이고, 줄어드는 것은 음이 나아가는 것이므로 양이 물러난다. 만물이 열리는 것은 월()의 인()이고 만물이 닫히는 것은 월()의 술()이다.”고 했다. 만유의 생명은 인월寅月로 시작하는 봄철에 생장하고 여름철에 이르러 성장의 극점에 이른다. 그런 다음 가을철의 서릿발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만유의 생명은 성장을 멈추고 수렴통일하여 결실을 맺고, 겨울이 시작하는 해월亥月에서부터 동장冬藏으로 들어가 다음의 탄생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구1년에서 만유의 생명이 생장염장의 순환이치로 변화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주1년에서 후천 개벽의 오만 년

나아가 우주1년의 경우도 음양의 교체에 따라 순환한다. 그것은 우주 전체의 시간적 순환원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지구1년의 연월일시와 같은 이치이기 때문이다. 지구1년에서 12[]이 있듯이, 우주1년에는 12(129,600)가 있다. 음양의 교체에 따라 우주도 1주기로 순환한다. 지구1년에서 각 달에 12진을 배합하는 이치와 마찬가지로 우주1년에도 각 회12을 배합하여 명칭을 붙일 수 있다. 지구1년이 자월子月에서 시작하여 해월亥月로 끝나듯이, 우주1년의 전반기는 자회子會에서 양이 시작하여 나아가는 기간이고, 후반기는 오회午會에서 음이 시작하여 나아가는 기간이다. 우주1년도 지구1년과 마찬가지로 음양의 일동일정 일성일쇠의 원리에 따라 순환하는 것이다.

우주1년에서 음양의 교체는 우주 전체의 대변혁을 가져온다. 우주의 개벽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주1년의 12회 중에서 전반기는 새로운 우주의 열림이라 할 수 있는 봄개벽이 있고, 후반기는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가을개벽이 있는 것이다. 앞서 수운이 개벽후 오만 년은 봄개벽을 말하는 것이고, “다시개벽은 가을개벽을 지칭한다. 전반기의 봄개벽은 선천개벽이라 하고, 후반기 가을개벽은 후천개벽이라 한다. 우주1년에서 후천개벽은 우주만물의 질적인 변화를 동반한다. 이는 마치 지구1년의 12달에서 전반기에 새로운 봄의 열림으로 만유의 생명이 생장하다가 그 극점에 이르러는 생장의 질서를 닫고, 후반기에 가을의 열림으로 만유의 생명이 결실의 질서로 전환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럼 선천개벽과 후천개벽의 시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우주1(129,600)12이고, 360이며, 4,320이다. 일세一世30년이고, 일운一運360년이며, 일회一會10,800년이다. 우주의 봄개벽이 자회子會에서 시작하여 사회巳會에서 끝나고, 가을개벽이 오회午會에서 시작하여 해회亥會에서 끝난다면, 선천개벽으로 열린 우주는 양이 나아가 만유의 생명을 64,000년 동안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후천개벽으로 열린 우주는 음이 나아가 만유를 64,000년 동안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게 된다. 이와 같이 우주도 선후천의 교체로 인해 1주기마다 새롭게 변천하며, 이 시간적 순서에 따라 우주만물은 새롭게 탄생하여 진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수운이 다시개벽”, 즉 후천개벽으로 열린 세상이 왜 오만 년으로 말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소강절이 하늘은 자에서 열리고, 땅은 축에서 열리며, 사람은 인에서 생긴다.”고 주장한 것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자은 해당되는 일원一元의 각 회를 가리킨다. 자회子會에서 양이 나아감으로 인해 새로운 하늘이 열리고, 축회丑會에서 땅이 열리며, 인회寅會에서 인간을 비롯한 만유의 생명이 새롭게 탄생하여 활동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소강절의 원회운세론에 의거하자면, 앞서 말한 지구1년에서 만물이 열리는 것은 월의 인이고,” “만물이 닫히는 것은 월의 술이다.”고 하였듯이, 하늘은 양이 나아가는 자회子會에서 열리지만, 실제로 만유의 생명이 태동하여 활동하는 시기는 인회寅會에서 나타난다. 즉 일회一會10,800년으로 계산한다면, 선천의 봄개벽 이후 21,600년이 지난 인회寅會에서 만유의 생명과 인류가 탄생하여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48,600(선천개벽 이후 대략 오만 년)이 지나 오늘에 이르게 됐다. 이제 후천의 가을개벽으로 열리는 세상에서 만유의 생명은 결실을 맺어 48,600(후천개벽 이후 대략 오만 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해회亥會에서부터 다음 우주 년의 축회丑會에 이르기까지 약 32400년 동안은 모든 생명이 활동을 멈추고 동장冬藏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선천개벽으로 열린 우주는 대략 오만 년을 지속하고, 후천개벽으로 열린 우주도 대략 오만 년을 지속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후천 오만년의 무극지운無極之運

후천개벽으로 열리는 오만 년은 최고의 운수[無極之運]가 돌아드는 때라고 수운은 말했다. 무극지운이란 말 그대로 다함이 없는 최고의 운수란 뜻이다. 무극지운은 시운時運에 따른 것이고, 시운의 오만 년은 우주순환의 선후천 개벽론에 기초해서 나온 것이다.

먼저 후천개벽의 운수는 왜 무극의 운수가 되는 것인가를 살펴보자.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주론에서 말하는 시운時運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음양동정에 따른 우주의 순환은 시운時運으로 전개되어 드러난다. 시운은 천시天時와 천운天運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천시는 하늘에서 전개되는 시간적인 측면을 말한 것이고, 천운은 시간의 흐름에 대응해서 공간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시운에 따라 전개되는 수운의 선후천 개벽론은 전통적인 우주론에서 말하는 음양의 일동일정에 근거한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양은 움직임으로 형이상학적인 의미에서 우주만물의 생장을 주도하는 원리가 되고, 음은 정지함으로 우주만물의 수렴 통일을 주도하는 원리가 된다. 은 음에 뿌리를 두고 있고, 음은 양에 뿌리를 두고 있다. 양의 동에서 음의 정으로의 전환을 운수의 측면에서 압축하여 표현하면, 우주만물의 생명기운이 생장분열의 운동에서 수렴통일의 운동으로 전환되는 원시반본原始返本”(도전2:26;7:17)하는 운수라고 말할 수 있다.

원시반본이란 글자 그대로 처음의 근원을 찾아 근본으로 돌아감이란 뜻이다. 후천 가을개벽의 운수는 무극의 운수, 다시 말해서 만유의 생명이 원시반본하는 운수이다. 지구1년의 시간 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봄여름은 양도陽道시대이기 때문에 만유의 생명이 역동적으로 생장 분열로 치닫는 운수이고(역도수), 반면에 가을은 음도陰道시대이기 때문에 생장을 멈추고 그 기운을 수렴 통일하여 결실하는 운수이다(순도수). 한 그루의 과실나무를 관찰해 보자면, 봄여름 동안 생명의 기운은 뿌리에서 줄기로, 줄기에서 가지로 줄기차게 뻗어나가 무성한 가지와 잎이 나오고 꽃이 핀다. 가을이 되면 생명의 기운은 다시 뿌리로 돌아가고 모든 진액을 수렴 통일하여 열매로 응결되어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후천 가을개벽은 원시반본하는 운수, 즉 생장 분열로 치닫던 우주만물이 수렴 통일하여 결실을 맺는 무극의 운수이다. 즉 우주1년의 시간 흐름에서도 음양의 동정에 따라 때가 되면 봄의 따스함[], 여름의 더움[], 가을의 서늘함[], 겨울의 차가움[]으로 나타난다. 천시天時로 말해 볼 때 선천시대가 그 막바지에 이르게 되면 후천의 시대로 진입하게 되는데, 선천에서 후천시대로의 전환은 바로 우주의 가을개벽이고, 후천에서 선천으로의 전환은 우주의 봄개벽이다. 천운天運으로 말해 볼 때 봄개벽은 양도시대가 열려 우주만물이 생장 분열의 운수를 맞이하게 되고, 가을개벽은 음도시대가 열려 수렴 통일의 운수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천지의 모든 것은 음양동정에 따른 과정을 거듭하면서 시운에 따라 일성일쇠로 순환하게 되는 것이다.

선천시대의 막바지에 이르면 우주만물이 쇠운의 극에 달하게 되고, 쇠운의 극점에 이르면 곧 성운을 맞아 새로운 차원으로 전환을 맞이하게 되어 있다. 성운은 바로 가을개벽으로 열리는 무극지운인 것이다. 가을 개벽으로 열리는 오만 년의 무극지운에 대하여 수운은용담가에서 어화세상 사람들아 무극지운無極之運 닥친줄을 너희어찌 알까보냐고 선언한 것이다. 후천 가을개벽의 운수는 무극지운이고, 무극지운이 임박했음은 곧 가을개벽이 임박했음을 뜻한다. 우리가 봄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려도 때가 돼야 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을 개벽은 때(天時)가 되면 기다리지 않아도 자연의 이법에 따라 오는 것이고, 다시개벽으로 열리는 후천의 대운大運은 또한 때가 되면 당연히 들어오는 것이다.

우주의 운수순환은 자연사는 물론이고 인간사에도 꼭 같이 적용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의 삶이나 문명은 쇠함과 성함, 즉 흥진비래興盡悲來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성한 것이 오래면 쇠하고 쇠한 것이 오래면 성한다. 밝은 것이 오래되면 어두워지고 어두운 것이 오래되면 밝아지나니, 성쇠명암은 천도의 운이다. 흥한 뒤에는 망하고 망한 뒤에는 흥하며, 길한 뒤에는 흉하고 흉한 뒤에는 길하나니, 흥망길흉은 인도의 운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천 말기에서 후천으로의 전환은 쇠운에서 성운으로의 전환이기 때문에 자연과 문명, 인간사의 모든 것이 성숙成熟하여 흥하는 시기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수운은 당시의 시운을 쇠운의 정점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즉 선천의 우주가 쇠운의 망조와 흉조凶兆에서 후천 성운의 흥조興兆로 전환이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가을개벽의 시운에 따라 천운이 돌아들어서 선천과는 전혀 다른 운수, 즉 오만 년 동안의 무극의 대운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후천 오만 년 무극의 운수는 바로 시운이 돌아서 오는 다시개벽, 즉 후천개벽으로 열리는 세상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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