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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천祭天 문화

김선주

2011.10.31 | 조회 6218
중국의 제천祭天 문화

천제天祭란 인간과 모든 만물을 지배하는 상제에게 제를 지내는 것으로, 이 상제에게 천제를 지내는 제천문화는 동북아의 뿌리문화를 대표하는 것이다.

중국의 제천에 대한 내용은 『시경』,『서경』등의 초기 경전에도 많이 볼 수 있고, 고고자료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중국의 제천문화에 대해서 (1)천제의 기원과 그 의미 (2)중국 고대의 제천의례 (3)중국 제왕의 제천의식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증산도 상생문화연구소 김선주


천제의 기원과 그 의미

갑골문甲骨文에 의하면 상대商代는 제정일치 사회이다. 상왕商王은 종교적 권위와 정치적 권력을 함께 장악하고 신권통제정치를 행하였다. 상왕국 말기로 오면서 그 성격이 변화되기는 하였지만 신권 통치의 기초가 되었던 것은 점복행사占卜行事와 제사의식祭祀儀式이었다. 상왕은 점복占卜을 통하여 신의 뜻을 파악하여 그것을 집행하고 상왕국을 구성하고 있던 여러 연맹부족의 수호신에 대한 제사를 통괄함으로써 종교적 권위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제는 우주의 주재자이고, 만왕의 왕으로 자연과 인간의 일체 사물을 관리하였다. 상제는 모든 자연계를 지배하고, 인류의 화복을 주재한다. 상대의 사람들은 상제가 비록 천상에 있어도 자연과 인간의 모든 운명을 주재한다고 믿었다.

복사卜辭의 점문占問 내용을 살펴보면 상제는 자연 현상을 지배하고, 인사人事에 화복禍福을 내리는 지상至上의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번 삼월에 상제는 많은 비를 명하는가”(今三月令多雨), “다음 계묘(癸卯)에 상제는 바람을 명하는가-다음 계묘(癸卯)에 상제는 바람을 명하지 않는가”(羽癸卯帝其令風-羽癸卯帝不令風), “제는 우리에게 가뭄을 내리는가-제는 우리에게 가뭄을 내리지 않는가”(帝其降我暵- 帝其降我暵) 등의 복문에서 상제는 비와 바람 등의 자연현상을 주재하며 가뭄과 풍년 등을 결정하는 권능을 가진 신으로 나타난다. 그 뿐만 아니라 상제는 인간의 화복을 내리거나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등 인사에도 커다란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복사에서는 “제는 왕에게 화를 짓는가-제는 왕에게 화를 짓지 않는가”(帝其乍王禍-帝不乍王禍), “왕이 성읍을 짓는데 제가 허락하는가”(王乍邑 帝若)와 같이 인사에 관한 상제의 뜻을 묻는 복문이 많다.

이로써 보면 복사卜辭의 ‘상제上帝’는 자연현상을 주재하고 인간의 길흉화복을 결정하는 무한한 권위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 지상(至上)신 상제는 우주 만물의 주재자적 성격을 갖는다. 상제는 자연현상, 우주의 운행 및 모든 존재를 총괄해서 주재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진 우주만물의 주재자였다.

상제의 다른 성격은 인격성이다. 신이 인격적 존재란 비록 권능에 있어서는 인간과 차이가 있지만 그 특성이 인간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복사에서 보면 상인의 지상신은 의지가 있는 일종의 인격신이다. 상제는 명령도 내리고, 좋아함과 싫어함도 있다. 상제에게 천제를 지내는 목적은 전지전능한 인격신인 상제에게 복을 구하고 재해를 막고자 하는데 있다. 이러한 의도에서 천제를 행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대자연의 위협 속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상제의 도움과 보호로 이러한 상제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보은사상報恩思想에 발단하여 천제가 기원하였다고 볼 수 있다.


중국 고대의 제천의례

중국 고대 천자의 제천형식이 대표적인 것으로 교사郊祀와 봉선封禪을 들 수 있다. 교사는 본래 봄·가을 두 번 거행되었는데, 이 두 차례의 대제는 원시 농업제사의 유풍을 가지고 있다. 교사는 천에 대한 제사이나 일日과 월月의 제사로서 시행되기도 한다.

교사는 교제郊祭라고도 한다. 하늘의 명을 받고 지배자의 자리에 오른 천자가 서울의 남쪽 교외에 원구圓丘를 쌓고, 밤에 섶을 불태워, 거기서 일어나 하늘로 올라가는 연기에 의하여, 치정治政의 실적을 하늘에 보고한 의식이다.

‘교郊’의 원뜻은 교외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나라 백리百里를 교郊라고 하는데 이는 왕성王城밖으로부터 백리안의 지역을 말한다. 천에 대한 제사를 ‘교郊’라고 부르는 것은 천을 제사하는 장소가 교외에 있기 때문에 그 장소를 가리켜서 제사의 명칭으로 삼은 것이다. 교외에서 지낸 이유에 대해서 『백호통白虎通』에서는 천이 청결한 것이므로 교외의 청결함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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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에 의하면 인간이 하늘을 제사하는 목적은 자신을 낳아준 근본에 보답하고 그 근원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다. “교郊에서 상제를 제사함은 그 근본에 보답하고 그 비롯한 바의 처음에 돌아가 공경하는 것이다.”

근본에 보답하고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天을 제사한다고 해서 반드시 화려하고 성대한 규모의 제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교사는 천자가 거행하는 가장 크고 중요한 제천의례이지만, 정결하게 땅을 쓸고 한 마리의 소를 희생으로 바치고 질그릇과 표주박 등의 질박한 제기祭器를 사용하는 것은 화려하고 성대한 문식文飾보다는 소박한 정성과 공경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성왕이 덕을 베풀어 정치를 하고 제사를 잘 지내 봉황 등의 상서가 나타났다는 것은 교사를 통해 하늘이 인간이 바친 정성을 흠향하여 천과 인간의 교류가 완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천에 대한 제사는 인간의 공경과 정성의 표현이자 천도의 우주질서를 구현하는 장으로서, 천자 개인만의 제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과 인간과 만물이 교감하는 우주의 축제이다.

천신 가운데 가장 귀한 신은 태일신太一神으로 제천의식에서 그에 대한 제사가 가장 중시되었다. 태일신에 대한 제사는 『사기』「봉선서」에 그 기록이 보인다.

한무제에게 무기謬忌는 태일신을 제사하는 방법을 상주하였다. “하늘의 신중에서 가장 귀한 것은 태일太一로서, 태일을 보좌하는 것이 5제입니다. 옛날 천자는 매년 봄·가을 동남 교郊에서 태일을 제사하였는데, 태뢰太牢(소·양·돼지를 모두 갖춘 희생)를 7일간 매일 바치고, 8방으로 길을 뚫어 귀신을 인도하는 제단을 만들었습니다.”

한무제는 축관에게 명하여 장안의 동남 교외에 사당을 세우고 정기적으로 무기謬忌가 말한 방식대로 태일제사를 거행하도록 하였다. 태일太一·후토后土에 대한 제사는 3년에 한번 천자가 친히 교외에 나아가 제사하고, 봉선封禪은 5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천은 두 태양이 없고, 백성은 두 군주를 섬기지 않는다.”(天無二日, 民無二主)는 정치이론과 ‘서자불제庶子不祭’의 종법원칙에 의해서 제천은 천자의 특권이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제천의식은 봉선封禪이다. 『사기』「봉선서」의 ‘정의正義’ 해석에 이르기를 “태산泰山위에 흙을 쌓아 단을 만들어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이는 하늘의 공에 보답하는 것이므로 봉封이라고 칭하였고, 태산의 아래 소산의 흙을 제하고 땅의 공에 답하여 선禪이라고 칭한다.”

봉선은 고대인들의 산악신앙 또는 하늘신앙과 관련하여 ‘멀어진 하늘’에 좀 더 가까이 근접하려는 종교심의 발로라 할 수 있다. 산세의 높음을 이용하여 산꼭대기에 단을 세우고 하늘을 섬기는 것을 봉封이라 하고, 산기슭에 땅을 고루어 땅을 섬기는 것을 선禪이라 칭하였다. 이같은 봉선의례는 하늘과 땅에 대한 고대적 성화 행위이며, 제왕으로 대표되는 인간이 자신의 자리를 천과 지 사이에 위치지우는 삼재적 우주론의 확신이다.

봉선이 당시 지상의 중심으로 여겨졌던 산동성 소재의 태산을 통해서 이루어졌는데, 태산은 고대 제노齊魯 지역에서 우주의 중심축으로 여겨졌던 성산聖山이다.


중국 제왕의 제천의식

『시경』,『서경』등의 경전에는 상제에게 천제를 올리고 경배하는 내용이 담긴 구절을 많이 볼 수 있다. 또 고대 하상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역대 왕들이 큰 혼란기에 처해 혁명을 일으킬 땐, 반드시 상제에게 천제를 지내고 나서 거사했다는 역사 기록이 있고, 주나라 문왕, 상나라 탕임금 등이 상제님께 천제를 지내고 창업 혁명을 일으켰다.

제왕이라고 모두 천제를 지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인만이 천제를 지낼 수 있다. 『예기』「제의」에는 “오직 성인만이 상제를 제사할 수 있다.”고 하여 오직 성인인 제왕만이 상제에게 제사를 지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제왕이란 천과의 감응, 합일을 통해 우주적 질서를 체현하고 이를 주재하는 성인이어야 한다는 이른바 성인제왕론에서 나온 것이다.

14106_p208_02『상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순舜은 선기옥형璇璣玉衡으로 일日, 월月, 5성五星의 위치를 확인하고, 상제上帝에게 현상을 보고한 후, 6종에 청결제淸潔齌를 지내고 산천에 제사를 지냈으며, 여러 신들을 두루 제사하였다. … (순舜은) 동으로 대종岱宗까지 순수巡狩하였다. 대종岱宗은 태산泰山인데, (그곳에서 그는) 나무장작을 태워(하늘에 보고의식을 행하고), 순서에 따라 산천을 제사하였다.”

순은 요가 물려준 일월성신의 역상이 바른가를 시험하고 선기옥형으로 칠정을 바로잡았다. 일월성신의 질서를 바로 잡았다는 것은 하늘의 질서를 본받아 인간 생활에 적용하였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순은 상제의 명을 받아서 인간의 질서를 세우고자 하여 상제를 받들고 제사를 드렸던 것이다.

이렇게 순은 상제의 의지를 받들어 나라를 다스렸고, 우 또한 상제의 뜻을 실현하기 위하여 물길을 트고 땅을 고르고 하였다. 그러므로 하나라의 건국 또한 상제의 의지를 실현하여 통치권을 확립했음을 알 수 있다. 우가 치수를 완성함으로써 상제의 의지를 계승할 수 있게 되었다.

상나라 시조의 탄생과 건국 또한 상제의 뜻에 의한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상나라의 시조 설은 상제의 명에 의하여 탄생되었고, 탕이 하를 정벌하고 상을 건국할 때에도 하늘의 명에 의하여 이를 실행하였다. 탕이 하를 정벌한 것은 하의 죄가 많기 때문에 하늘이 탕에게 하를 정벌하도록 명령하였기 때문이었고, 탕이 그와 같은 천명을 받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하나라의 죄가 있었으므로 상제를 두려워하여 감히 바로잡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이 상의 건국에 있어서도 천은 인간의 모든 행위를 감시하고 또한 벌을 줄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우는 요순을 계승하여 하나라를 건국하였고, 설과 후직은 각각 상과 유태지방에 봉해지고 훗날 상과 주를 건국하였기 때문에 하나라와는 다른 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주나라는 후직의 시대로부터 특별한 천명의 보살핌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천명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주는 하·상과 다른 독특한 상제의식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복사에서 ‘천天’자는 ‘크다(大)’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 상천이나 천신같은 제천의례의 대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제천의례의 대상으로서의 천은 복사에 보이지 않는다. 이 천이 지상(至上)신의 성격을 가지고 등장하는 것은 주대周代에 이르러서이다. 상대商代에는 천상의 최고신을 부를 때 제나 상제라고 하였지, 천이나 천제라고 호칭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대에 새롭게 등장한 천은 상대의 제와 다소 다른 성격을 갖는다. 천은 제와 비교해 볼 때 인간의 조상으로서의 성격보다는, 인간의 현실세계에 임해 사방을 감시하고 사람의 품덕을 평가하여 덕행을 보호하고 악행을 엄벌하는 존재로서 인식되었다. 그렇지만 단순히 공포나 경외의 대상이거나 인간에게 복종만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관계에 있는 천은 아니다. 천은 덕있는 이를 친히 여기고 선한 이를 상주고 덕이 없고 악한 이를 벌하므로, 인간은 덕이 있으면 천명을 받을 수 있고 덕이 없으면 천과 멀어지게 된다. 천과 인간을 이어주는 덕이라는 방법에 의해 인간이 천과 이어질 수 있게 된 것은 고대 종교관념의 전개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주인周人들은 자연과 사회의 질서는 모두 천이 부여하는 것이며 등급제도와 도덕 규범도 천이 제정한 것이고 그들의 통치권이나 토지 인민 그리고 그들 자신의 수명조차 도천이 부여해 준 것이라 생각하였다.

덕과 상제신앙과의 결합은 주대 종교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주왕조의 통치자들이 덕을 상제 신앙 속에 포함시킨 것은 두가지 필요 때문이다. 첫째는 덕을 천의화天意化하여 왕조의 기강과 내부 단결을 도모케 함이고, 둘째는 주 통치자의 덕에 상제의 신성을 부가함으로써 상제숭배를 이용하여 만민을 복종케 하려는 것이다.

상·주의 시기를 특징짓는 제와 천은 모두 제천의례의 주 대상으로 지상신의 신격을 갖지만, 그 성격은 구분된다. 상대의 상제는 인간의 시조이자 보호자의 성격을 지닌 지상신이라면, 이에 비해 주대의 천은 천체의 상징이자 천도와 도덕의 수호감시자라는 성격을 지닌 지상신이다. 상대의 상제는 인간이 정성과 공경을 바치고 기원을 빌었던 일방적인 관계였다면, 주대의 천은 인간의 명덕明德을 매개로 상호교통하는 천인관계天人關係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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