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환단고기
도전 술어
성복제成服祭
성복제成服祭는 초상이 났을 때 장례를 치르는 절차의 하나이다. 성복成服이란 입관入棺을 하고 영좌靈座를 마련한 다음 상주喪主가 정식으로 상복喪服을 입는다는 뜻이다. 성복제란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상복喪服을 갖추어(成) 지내는 제사(祭)'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복제는 초상나고 상복을 입은 뒤 처음 지내는 제사, ‘상복을 입고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다. 상주와 가족들이 정식으로 상복을 입고 망자에게 처음으로 올리는 제사를 말한다. 성복제 이후부터는 돌아가신 분께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올리는 ‘상식上食’을 시작한다.
전통적으로 성복제는 입관入棺 절차인 소렴과 대렴을 마친 후에 거행되었다. 유가족들은 거친 삼베로 만든 상복을 입고, 머리에는 두건을 쓰거나 지팡이를 짚는 등 정해진 복식을 갖춘다. 이는 개인적인 슬픔을 가족과 사회 공동체 앞에서 공식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이며, ‘이제부터 우리는 상중喪中에 있습니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성복제는 단순한 옷 갈아입기가 아닌, 애도의 시작을 알리는 엄숙하고 상징적인 첫 의례이다.
이로 보면 성복제는 개인적인 슬픔을 가족과 사회에 공식적으로 알리고 상주로서의 역할을 시작하는 전환점이며, 고인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의식이며, 나아가 유가족이 같은 상복을 입음으로써 슬픔을 공유하고, 함께 장례를 치러나갈 공동체 의식을 다지게 하는 의례이다.
그렇다면 상주는 어떤 상복喪服을 입을까? 전통 상복은 오복五服 제도에 따라 고인과의 촌수를 기준으로 재질, 디자인, 착용 기간을 엄격하게 구분했다. 현대사회에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상주의 가장 대표적인 전통 상복은 거친 삼베로 만든 굴건을 하고 제복을 입는 것(굴건제복屈巾祭服)이었다. 즉 머리에는 두건과 거친 삼베로 만든 굴건을, 몸에는 상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시대 전통적인 상복은 이런 삼베옷이었다. 거친 삼베옷은 부모를 잃은 자식의 까끌까끌하고 비통한 마음을 상징하며, 바느질을 일부러 꿰매지 않거나 마무리를 하지 않아 슬픔에 경황이 없음을 표현했다. 그러다 1934년 조선총독부의 의례준칙에 따라 상복은 간소화되었는데, 현대에 들어서는 전통적인 상복인 굴건제복을 갖춰 입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다. 그 대신 남성은 검은색 양복에 삼베로 만든 완장을 차고, 여성은 검은색 한복이나 양장을 입은 모습이 일반적이다. 이때 남성 상주가 착용하는 완장은 줄의 개수로 고인과의 관계를 나타내는데, 예를 들면 부모가 고인일 경우 직계(아들, 사위)는 두 줄, 고인이 조부모나 형제일 경우 직계 외(손자, 형제)는 한 줄, 고인이 8촌 이상의 친척이거나 나이가 어린 상주는 줄이 없다. 여성의 경우, 머리에 흰 리본 핀을 꽂아 상중임을 표시한다.
현대 장례에서는 많이 간소화되었지만 성복제는 그 나름의 순서가 있다. 전통적인 성복제는 보통 입관을 마친 후 빈소에서 거행되는데, 먼저 유가족 모두가 정해진 상복으로 갈아입는다. 상복을 갖춰 입고 제사 지낼 준비를 하는 것이다.(成服) 이어 제사상 차림(陳設)을 한다. 즉 빈소의 영좌 앞에 제사상을 차린다. 이때 보통 술·과일·포·떡 등을 올리며, 촛불을 밝히고 향을 피운다. 나아가 제주祭主가 향을 피우고 술을 따라 모사 그릇에 세 번 나누어 부어 고인의 영혼을 모신다.(降神) 이어 모든 유가족이 함께 두 번 절하며 고인에게 인사를 올린다.(參神) 그리고 초헌初獻 및 축문 낭독을 한다. 제주가 첫 번째 술잔을 올리고, 축관祝官이 옆에서 축문을 읽어 고인에게 제사를 올리는 이유를 고한다. 축문 낭독이 끝나면 유가족 모두가 곡을 한다. 이어 아헌亞獻과 종헌終獻, 즉 두 번째, 세 번째 잔을 올린다. 이는 보통 고인의 배우자나 가까운 친척 순으로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유가족이 다시 두 번 절을 하여 고인의 영혼을 배웅하는 것으로(辭神) 제사를 마친다.
이러한 절차를 마친 후에야 비로소 유가족은 조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다하게 된다. 성복제를 통해 상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지고 고인에게 첫 제사를 올림으로써, 비로소 장례의 모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대 장례식에서 성복제는 이와 다를 수 있다. 3일장 문화가 보편화된 현대 장례식장에서는 전통적인 성복제를 그대로 따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종교적 차이, 가족 구성원의 변화 등으로 인해 성복제는 상당 부분 간소화되거나 다른 의례와 통합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상복의 간소화이다. 절차 역시 크게 축소되었다. 대부분의 장례식장에서는 입관식을 한 후, 상복을 갖춰 입고 영정 앞에서 다 함께 절을 올리는 것으로 성복제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복잡한 제사 절차인 강신, 헌작, 축문 낭독 등은 생략되거나 약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성복제는 끝이 아니라 본격적인 장례의 시작이다. 성복제를 마치면 유가족은 상주로서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이한다. 성복제 이후의 주요 장례 절차는 발인發靷과 운구運柩, 그리고 장지葬地에서의 하관下棺 및 성분成墳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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