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환단고기
도전 술어
상놈 도수
‘상놈’은 조선 시대 신분제에서 상민(常民) 계층에 속하는 일반 백성을 낮잡아 부르던 말로, 오늘날에는 무례하고 버릇없는 사람을 비하하는 욕설로 사용된다. 조선시대의 신분 체계는 법적으로 양인(良人)과 천인(賤人)으로 나뉘었고, 실제로는 양반, 중인, 상민, 천민의 4계층으로 존재했다. 상민(常民)은 '항상 있는 백성'이라는 뜻의 ‘평상지민平常之民’을 줄인 말로, 양반이나 천민이 아닌 대다수의 보통사람들을 가리켰다. 양반은 일을 하지 않은 반면 상민은 주로 농업, 수공업, 상업에 종사하며 국가에 세금을 내고 군역(군 복무)을 부담하는 등 나라 운영의 실질적인 기반이 되는 생산 계층이었다.
조선 말 수운이 하늘의 명을 받고 개창한 동학은 모든 사람이 천주를 모신다는 시천주 신앙을 통해 계층의 차별이나 신분제의 해방의 사상을 제시했다. 특히 전봉준 장군에 의해 주도된 동학혁명은 직접 신분 차별 철체, 노비 문서의 소각, 천민의 처우 개선 등을 조정에 요구하는 등 신분제 하에서 고통받던 상민과 천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자 했다.
증산 상제님이 공사로써 짠 상놈의 도수는 신분제로부터 자유라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상놈이 지향한 삶의 방식이 지배하는 세상을 열리도록 설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하나의 이념이나 소망이 아니라 천지 질서에 따라 어김없이 실현될 엄중한 주재자의 섭리이다.
상제님의 상놈 도수는 상놈을 문자 그대로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대다수의 일반 백성으로서 차별의 가해자가 아니며 자신의 생계를 타인에게 부과하지 않고 노동을 통해 자급자족을 추구하는 백성들이다. 이들은 소탈하게 살고 의례를 번잡하게 여기고 허세를 부리지 않고 승패보다 인정人情과 화락和樂을 따르는 이들이다. 상놈 도수의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상제님께서 새 천지를 개벽하는 대공사를 행하시며 말씀하시기를 ‘이제 상놈 도수를 짜노라.’ 하시고
‘나는 타고난 모습대로 소탈하게 살 것을 주장하나 묵은하늘은 겉으로 꾸미기를 좋아하고
나는 의례儀禮가 간소하기를 주장하나 묵은하늘은 예절이 번잡하고
나는 웃고 기쁘게 대하기를 주장하나 묵은하늘은 위엄을 주장하느니라.
나는 다정하기를 주장하나 묵은하늘은 정숙하고 점잖은 것을 높이고
나는 진실하기를 주장하나 묵은하늘은 허장성세虛張聲勢를 세우고
나는 화락和樂하기를 주장하나 묵은하늘은 싸워 이기기를 주장하느니라.
앞세상에는 신분과 직업의 귀천이 없어 천하는 대동세계가 되고, 모든 일에 신명이 수종 들어 이루어지며
따뜻한 정과 의로움이 충만하고 자비와 사랑이 넘치리라.
묵은하늘은 이것을 일러 상놈의 세상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라.”(도전 2:65)
또 상놈의 도수와 관련한 다음의 말씀들이 있다. “묵은하늘이 그릇 지어 서자와 상놈의 원한이 세상을 병들게 하였느니라. 이제 내가 적서의 차별을 없이하였노라. … 내 세상은 상놈의 운수니라.”(도전 2:56:2~7) “이 때는 해원(解寃)시대라. 상놈의 운수니 반상(班常)의 구별과 직업의 귀천(貴賤)을 가리지 아니하여야 속히 좋은 세상이 되리니 이 뒤로는 그런 언습(言習)을 버릴지어다.”(도전 3:251:3~4) “하루 속히 천인(賤人)에게 후대하라. 이 마을에서는 어려서부터 숙습(熟習)이 되어 쉬이 말을 고치기 어려울지나 다른 곳에 가면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다 존경하라. 이 뒤로는 적서(嫡庶)의 명분과 반상(班常)의 구별이 없어지나니 양반을 찾는 자는 선령의 뼈를 갈아 먹음과 같으니라.”(도전 3: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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