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환단고기
도전 술어
보은報恩
증산도 진리의 핵심 개념 중 하나는 보은이다. ‘은혜를 갚는다’, ‘은혜에 보답한다’는 일상적 의미를 갖는 보은이 증산도 진리의 핵심 용어가 되는 것은 그 속에 우주 가을개벽의 근본정신인 원시반본을 실현하는 구체적 실천이념으로서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증산도에서 보은은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개념의 한계를 넘어서, 우주 만물 모두가 상호간에 은혜를 베풀고 다시 그 은혜를 갚으며 살아간다는 자연의 보편원리로 작용한다. 이 우주는 유기체적 우주이며 각자의 생명은 타자의 생명과 분리되어서 생각될 수 없다. 이처럼 우주는 존재자들 간의 은혜입음과 은혜갚음의 존재원리를 따라서 생성변화한다. ‘은혜입음’이 우주자연의 필연적 존재원리라면 ‘은혜갚음(보은)’ 역시 필연적 존재원리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보은은 인간들 사이에서 상호 은혜를 갚는다는 실천적 이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천지만물의 존재법칙인 것이다.
보은에 대한 가장 압축적이고 명확한 표현은 ‘천지보은天地報恩’이다. 이는 천지간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은혜를 주고받음으로써 그 생명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한편 우주 내의 모든 생명존재는 그 생명의 근원이며, 만물의 존재근거인 천지와 천지의 주재자에게 보은해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은혜와 보은의 중요성은 도전의 다음 성구에서 명확히 알 수 있다.
우리 공부는 물 한 그릇이라도 연고 없이 남의 힘을 빌리지 못하는 공부니 비록 부자 형제간이라도 헛된 의뢰를 하지 말라. 밥을 한 그릇만 먹어도 잊지 말고 반 그릇만 먹어도 잊지 말라. ‘일반지덕一飯之德을 필보必報하라.’는 말이 있으나 나는 ‘반반지은半飯之恩도 필보必報하라.’ 하노라. (『도전』 2:28:1~3)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은혜를 입었다면, 그 은혜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반반지은의 은혜조차 필보하라는 것은 천지의 은혜, 부모의 은혜, 스승의 은혜 뿐 아니라 아주 사소한 은혜도 내 삶을 이어가는 중요한 조건이니 반드시 보은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인간의 삶은 은혜로 시작하며 보은을 통해 완성된다.
증산도의 보은 사상은 상생, 해원과 함께 우주의 가을정신인 원시반본의 핵심사상이며 또한 인간 생활윤리의 필연적이며 보편적인 규범이다. 이 보은 사상이 갖는 중요성은 “배은망덕만사신背恩忘德萬死身”(『도전』 2:28:4)이란 말씀에서 잘 나타난다. 증산 제님은 인간으로서 자신이 받은 은덕을 저버리는 불의한 자는 만 번 죽어도 마땅하다고 하심으로써 보은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배은망덕’이 ‘만사신’이라면 ‘보은’은 곧 ‘생명의 길’인 셈이다. 우주의 가을은 온갖 불의를 숙청하여 의義의 푯대를 세우는 개벽철이다. 그러므로 인종씨를 추리는 가을개벽기에 생명의 열매를 맺으려면, 반드시 의로써 천지가 베풀어 준 근본 은혜[이의보본以義報本]에 보답하여야 한다.
하늘과 땅과 사람의 3재才가 이렇게 은혜의 상호작용으로 일체가 되어 보은을 통해 통일되고 완성된다. 이처럼 보은은 황폐해진 자연과 신명과 인간의 분열을 재결합시켜 통일로 인도할 수 있는 구원과 조화의 사상이다. 증산 상제님은 지상에서는 인간 상호간에, 천상에서는 신명끼리 신세진 것과 은덕을 베푼 것을 서로 갚으며, 또 지상의 인간과 천상의 신명 간의 은혜를 서로 갚도록 보은의 도를 열어 주었다. 보은은 후천개벽시대를 맞이하여 하늘의 천상세계와 지상의 인간세계의 원한을 풀고 서로 살리고 잘되게 해주는 상생의 실현방안이다.
天地生人하여 用人하나니 不參於天地用人之時면 何可曰人生乎아
천지가 사람을 낳아 사람을 쓰나니 천지에서 사람을 쓰는 이 때에 참예하지 못하면 어찌 그것을 인생이라 할 수 있겠느냐!(『도전』 2:22:3)
천지가 인간을 낳았고, 인간은 천지가 필요로 하는 이 가을개벽의 때에 참여함으로써 천지의 은혜에 보답(천지보은)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다시 말해 천지는 인간 생명의 근본이며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인간은 어떻게 천지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가? 그 해답은 “도통천지보은”(『도전』9:198:3)이란 말씀에 담겨있다. 상제님께서는 천지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을 ‘도통’이라고 알려주셨다. 도통이란 천지의 이치와 그 목적을 깨달아(도통) 후천 가을개벽의 때에 천지의 목적을 이루고, 그럼으로써 동시에 인간 스스로가 성공하는 것(천지보은)을 뜻한다. 이로써 도통천지보은은 후천 가을개벽기에 태일의 성숙한 열매 인간으로 거듭 나 후천선경을 건설하여 천지의 궁극적 은혜에 보답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후천 가을개벽기는 보은으로써 천지와 인간이 동시에 성공하는 때이다.
천지보은은 나아가 천지일월보은天地日月報恩으로 완성된다. 천지는 생명을 낳은 부모이며, 일월은 그 생명을 기른 부모이다. 천지와 일월로써 모든 생명은 태어나고 자라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이 천지일월이 우리 삶에 적용될 때 나의 조상과 부모에 대한 보은이 성립된다. 조상과 부모는 나를 낳고 길러 참인간이 되도록 이끌어 주었다. 이처럼 인간에게 있어서 중요한 또 하나의 보은은 부모와 선령신의 은혜를 갚는 것이다. 조상의 은혜야말로 내가 지금 존재하고 삶을 살아가는 가장 근본적인 바탕이다.
증산 상제님의 보은사상은 원불교 창시자인 박중빈朴重彬(1891~1943)에 의해 원불교의 주요 교리 중의 하나가 되었다. 박중빈은 증산 상제님의 종도인 당숙堂叔 박공우로부터 상제님의 말씀을 여러 차례 전해 듣고 고 수부님의 대흥리 도장 시절부터 상제님을 신앙하였다.(『도전』 11:36 참조) 이 때 전수받은 보은의 도를 바탕으로 원불교의 교리인 사은四恩 사상을 정립하게 된다. 사은은 ‘천지은天地恩’, ‘부모은父母恩’, ‘동포은同胞恩’, ‘법률은法律恩’ 등 네 가지 은혜를 말한다. 천지은은 상제님의 가르침인 천지보은에서 온 것이며, 부모은 또한 조상과 부모의 은혜를 소중히 여기라는 가르침에 근거한 것이다.
댓글 0개
| 엮인글 0개
|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 51 | 상생相生 | 상생문화1 | 4298 | 2024.12.13 05:46 |
| 50 | 해원解寃 | 상생문화1 | 4102 | 2024.12.13 05:44 |
| >> | 보은報恩 | 상생문화1 | 3882 | 2024.12.13 05:44 |
| 48 | 원시반본原始返本 | 상생문화1 | 3599 | 2024.12.13 05:43 |
| 47 | 괴질怪疾 | 상생문화1 | 4079 | 2024.12.13 05:42 |
| 46 | 삼신상제三神上帝 | 상생문화1 | 3629 | 2024.12.13 04:50 |
| 45 | 도술정부道術政府 | 상생문화1 | 3445 | 2024.12.13 04:49 |
| 44 | 혼과 넋 | 상생문화1 | 3985 | 2024.12.13 04:48 |
| 43 | 이신사理神事 원리 | 상생문화1 | 3677 | 2024.12.13 04:48 |
| 42 | 생장염장生長斂藏 | 상생문화1 | 4092 | 2024.12.13 04:47 |
| 41 |
상생相生
|
상생문화1 | 3317 | 2024.12.13 04:46 |
| 40 | 이마두(利瑪竇, Matteo Ricci) | 상생문화1 | 3819 | 2024.12.13 04:21 |
| 39 | 대한大韓 | 상생문화1 | 3301 | 2024.12.13 04:20 |
| 38 | 국통國統 | 상생문화1 | 3341 | 2024.12.13 04:20 |
| 37 | 상씨름 | 상생문화1 | 3590 | 2024.12.12 05:50 |
| 36 | 참동학東學 | 상생문화1 | 3287 | 2024.12.12 05:50 |
| 35 | 최수운崔水雲 | 상생문화1 | 4022 | 2024.12.12 05:49 |
| 34 | 동학東學 | 상생문화1 | 3664 | 2024.12.12 05:48 |
| 33 | 천지공사天地公事 | 상생문화1 | 3696 | 2024.12.12 05:47 |
| 32 | 조화정부造化政府 | 상생문화1 | 3602 | 2024.12.12 05:45 |

신고
인쇄
스크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