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술어

이신사理神事 원리

상생문화1 | 2024.12.13 04:48 | 조회 3677

--사의 원리는, 우주 자연에서 어떤 사실(事實:사건, 사물)이 발생할 때, 그 본질을 결정하는 이법[]과 그 실현에 추동력으로 작용하는 신이 합일하게 됨을 말해준다. 왜냐하면 현상계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것들[]은 신이 이법[]을 구현하여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상제님은 천하의 모든 사물은 하늘의 명이 있으므로 신도에서 신명이 먼저 짓나니 그 기운을 받아 사람이 비로소 행하게 되느니라.” (도전2:72:2~3)고 정의한다. 따라서 이--사의 원리는 현상계의 존재에 적용되는 진리 인식의 3박자이다

거시세계이든, 먼지보다 작은 미시세계이든, 사소하고 미미한 사건이든, 중차대한 사건이든, 현상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실은 아무런 까닭도 없이 마구잡이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법[]’에 의거한다. 만일 이법에 의거하지 않는다면, 현상계는 혼돈(chaos)의 연속으로 질서 있는 창조변화란 없게 될 것이고, 곧 그 어떤 것도 체계적으로 알려질 수도, 정의될 수도 없게 된다. 그래서 철학의 꽃이라 부르는 형이상학은 현상계에서 벌어지는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고, 자연과학은 개별적인 사례들을 관찰하고 실험하여 가장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법칙을 찾아내어 체계화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법은 현상계의 일정한 존재를 결정짓는 원리요, 보편적인 법칙이며, 현상계에 대한 인식의 원리가 된다.

그러나 이법만으로 우주 만유가 존재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법은 현실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가능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적인 존재현실적인 존재로 구현하는 결정적인 작용인이 필연적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것은 소위 추동인推動因이라고 하는 것인데, 바로 생명력을 내재하고 있는 숨겨진 이다. 실증과학이 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만일 추동인으로서의 신이 없다면, 이법은 영원히 가능성으로만 존재할 뿐이고 현실적으로 구현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증산상제는 추동력을 가진 주체로서 신의 존재와 그 작용에 대하여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이니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되는 것이니라. 신이 없는 곳이 없고, 신이 하지 않는 일이 없느니라.” (도전4:62:4~6)고 정의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은 현실적으로 드러나는 풀잎, 흙벽, 손톱, 가시 등과 같은, 현상계의 사태가 발생하도록 작용하는 직접적인 근원이다.

그러므로 현상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창조변화의 사실[]’은 존재 이법과 신의 손길이 작용하여 구현되는 사태이다. 여기에서 사실은 사건 혹은 사물을 가리키는데, 우리가 이성, 감성, 영성으로 인지할 수 있는 모든 대상 또한 현상계에서 일어나는 사실에 속한다. ‘사실은 이성으로 파악하는 이법이나 영성으로 직관하는 과 달리 우리가 감각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진리이다. 영국의 경험론자들이 주장하듯이, 모든 인식은 경험으로부터 나오고, 경험은 사실에 기반한다. 현상계에서 일어나는 사실들은 신이 파악한 이법에 따라 내재적으로 작용하여 현실적으로 드러난 총체적인 과정이다. 신이 없는 사실은 공허하고, 이법이 없는 신은 맹목적이다.

--사의 원리는 우주 만유나 인간 만사人事가 곧 이법이 신을 통해서 드러나는 사건이라고 본다. 이에 대한 진리는 근대 유기체적 형이상학을 구현한, 영국 출신의 수학자이자 유기체 철학자인 화이트헤드(A. N. Whitehead, 1861~1947)과정과 실재에서 잘 대변하고 있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현상계의 창조변화를 설명하는 데에 필수적인 세 가지 범주는 창조성creativity’, ‘영원한 객체eternal object’, (theos)이다. ‘영원한 객체는 창조 이법에 해당하는데, 곧 플라톤이 말하는 형상들(크기, 모양, 색깔, 과 같은 이데아idea), 즉 현상계의 만물을 구성하는 영원한 요소(data)들이고, ‘창조성은 현상계를 구성하는 질료(matter)와 같은 자료들이고, ‘은 이법에 해당하는 영원한 객체를 질료적인 창조성에 주입하여 현실적인 사물을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신은 이법이 현상계의 사태로 드러나게 하는 추동자요, 이법을 현실에 구현하는 매개자라고 한다.

그러므로 은 이법을 구현하는 현실적 존재(actual entity)’이다. 현상계의 존재를 구현하는 매개자로서의 신은 양자를 연결해주는 두 본성을 가져야 하는데, 화이트헤드는 원초적 본성(primordial nature)’결과적 본성(consequent nature)’으로 분석한다. 신의 원초적 본성은 이법적인 영원한 객체들을 파악하는 기능이고, 신의 결과적 본성은 현상계에 구현될 주체이자 현상계의 단위 존재로 현실적 존재actual entity’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신은 많음[]에서 하나[]로의 창조적 통일성을 가능케 하여 실제로 현실적 사건이 일어나도록 하는 실재이고, 현상계는 전적으로 신의 작용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성에 의존하는 합리주의, 감각에 의존하는 경험주의, 영성에 의존하는 영지주의가 내놓은 진리 인식은 총체적으로 통합된 이--사의 원리로 압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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