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환단고기
도전 술어
최수운崔水雲
최수운은 19세기 중엽 조선의 경주 땅에서 상제로부터 천명과 신교를 받아 동학東學을 창도한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1824∼1864)를 말한다. ‘최’는 성姓이고, ‘수운’은 그의 호號이다.
최수운은 1824년 경주 땅 가정리에서 태어났다. 그의 본명은 제선濟宣이다. 제우濟愚는 그가 구도 결의를 다짐하기 위해 기미년(1859)에 바꾼 이름으로, ‘어리석은 중생을 구제한다’는 의미이다.
가난하고 몰락한 양반 가문의 후손이었던 그는 신분 때문에 과거에 응시할 수 없었다.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20대에는 10여 년(1844∼1854) 동안 장사꾼으로 전국을 누볐다. 세상을 구경하며 그는 온 나라가 어수선하고 썩어가는 것을 실감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무력을 앞세운 서양 열강의 침략이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할 만한 일이 결코 아님도 직감하였다. 무언가 세상이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하여 수운은 세상을 구할 새로운 도道를 구하고자 마음먹었다.
수운은 30대 초반부터 경주 용담, 울산 여시바윗골에서 구도를 위한 사색을 하였다. 을묘년(1855)에는 을묘천서乙卯天書 사건이 있었다. 탑 위에 있었는데, 세상에서 보기 드문 책으로,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며 한 스님이 주는 책을 받았다. 읽어보니 거기에는 기도에 관한 가르침이 담겨 있었다. 세상을 구할 방도가 없던 수운은 책의 가르침에 따라 하늘에 기도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양산 천성산 내원암과 자연동굴인 적멸굴寂滅窟에 들어갔다. 수운은 제단을 쌓고 49일을 기약하고 두 차례나 천주의 강령과 가르침이 있기를 바라며 기도를 올렸다. 그러나 수운은 무엇 하나 얻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수운은 다시 고향 경주 용담으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자字와 호號는 물론 이름까지 바꾸며 구도에 전념하였다. 그러던 중 경신년(1860) 4월 5일, 마침내 성스러운 경험을 하였다. 하늘에서 들려오는 상제님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다. 이로부터 수운은 약 1년간 상제님의 천명을 받는다. 이것이 이른바 천상문답 사건이다.
천상문답을 통해 상제님은 수운에게 당신의 신원을 밝히셨다. “두려워하지도 겁내지도 말라. 세상 사람들이 나를 상제라 이르거늘 너는 어찌하여 상제를 모르느냐. 勿懼勿恐, 世人謂我上帝, 汝不知上帝耶.”(「포덕문」) 하늘의 목소리 주인공은 자신이 ‘상제’라고 밝혔다. 「안심가」에서도 “호천금궐 상제님을 네가 어찌 알까보냐.”라 하여, 공중에서 외치는 주인공이 역시 ‘상제’임을 밝힌다. 나아가 상제는 수운에게 “너는 내 아들이니 나를 아버지라 부르라. 汝吾子, 爲我呼父也.”(『최선생문집 도원기서』 ) 하였다. 결국 수운이 친견한 것은 상제임을 알 수 있다.
천상의 상제는 수운에게 천명도 내렸다. “너는 곧 백지를 펴고 나의 부도符圖를 받아라. 汝又卷白紙而受我符圖也.”(『최선생문집 도원기서』 ) “나의 영부를 받아 사람을 질병에서 구하고, 나의 주문을 받아 사람을 가르쳐서 나를 위하게 하면 너도 또한 장생하여 천하에 덕을 펴리라. 受我此符, 濟人疾病, 受我呪文, 敎人爲我則, 汝亦長生, 布德天下矣.”(『동경대전』 「포덕문」) “너에게 무궁 무궁한 하느님의 이치를 가르쳐 주노니 이 가르침을 닦고 다듬어서 글을 지어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법을 바르게 하여 나의 도덕을 온 세상에 펴면 너로 하여금 장생하여 온 세상에 빛나게 하리라. 及汝無窮無窮之道, 修而煉之, 制其文敎人, 正其法布德, 則令汝長生, 昭然于天下矣.”(『동경대전』 「논학문」)
수운이 상제로부터 받은 천명天命은 ‘영부靈符를 받아 사람들을 병에서 구하고, 상제를 위하는 글을 지어 중생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수운은 상제님을 위하는 글인 21자 주문도 완성하였다. 시천주 주문이 바로 그것이다.
수운은 하느님의 가르침을 닦고 다듬어 많은 글도 지었다. 수운은 신유년(1861) 이른 여름에 『동경대전』의 처음에 나오는 「포덕문」을 지었다. 포덕布德의 기초가 마련되자 수운은 포덕 할 마음도 생겼다. 풍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 그리하여 주문을 외우게도 하고 입도시키기도 하였다.
수운은 약 6개월 후인 1862년 1월에 「동학론東學論〔논학문論學文〕」을 썼다. 여기서 비로소 동학이라는 말을 처음 썼다. 수운은 자신의 도를 천도天道라 하고, 그 도에 이르는 이치인 즉 동학東學이라 하였다. 포교를 하며 3년 동안 수운은 「포덕문」 등, 후일 『동경대전』 과 『용담유사』 의 내용이 되는 많은 글을 지었다.
수운이 전하고자 한 동학의 핵심 메시지의 하나는 시천주 주문에 담겨있다. 시천주侍天主, 그것은 ‘천주님을 모시라’는 것이다. 수운은 앞으로 천주가 오고, 그럼으로써 천주를 모시는 시대, 시천주 시대가 도래한다고 선언하였다. “최수운은 내 세상이 올 것을 알렸고, 김일부는 내 세상이 오는 이치를 밝혔으며, 전명숙은 내 세상의 앞길을 열었느니라.”(『도전』 2:31:5) 수운은 또 천주가 강세하여 앞으로 상제의 ‘무극대도가 출현한다’고 선포하였다. 나아가 그는 인류가 괴질병란을 당하여 새로운 문명으로 문명전환을 한다고 가르쳤다. 즉 수운은 ‘다시 개벽’의 소식을 전하였다.
수운이 포덕을 하자 찾아오는 사람이 날로 늘어났다. 찾는 이가 얼마나 많았는지 손님 밥 짓느라 밥 짓는 이의 손목이 떨어져 나갈 지경이었다고 한다. 곶감을 선물로 가져오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곶감을 꿴 나뭇가지를 나뭇짐으로 가져갈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포덕의 삶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서학西學으로 인해 긴장하던 조정이 동학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것을 보고 위기감을 느껴 수운을 체포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1864년 음력 3월 초 열흘, 그는 대구 남문 앞 관덕당에서, 41세의 나이에, 잘못된 도를 가르쳐 사회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죄목으로 죽임을 당했다. 이로써 수운은 상제님이 내린 진법을 들춰내어 대도의 참 빛을 열 수 없었다. 그런데 『고종실록』에 의하면 대한제국의 고종황제는 1907년 7월에 수운의 죄명을 취소하였다. 그리하여 수운의 명예는 회복되었다.
수운은 죽어서도 빛났다. 왜냐하면 그는 상제님이 짠 천상의 조화정부에 참여하여 천지공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선도와 불도와 유도와 서도는 세계 각 족속의 문화의 근원이 되었나니 이제 최수운은 선도의 종장宗長이 되고 진묵은 불도의 종장이 되고 주회암은 유도의 종장이 되고 이마두는 서도의 종장이 되어 각기 그 진액을 거두고 … 여러 갈래 문화의 정수를 뽑아 모아 통일케 하느니라.”(『도전』 4:8:1∼6) “이제 명부를 정리整理하여 세상을 바로잡느니라. 전명숙은 조선 명부, 김일부는 청국 명부, 최수운은 일본 명부, 이마두는 서양 명부를 각기 주장케 하여 명부의 정리 공사장整理公事長으로 내리라.”(『도전』 4:4:3∼4) 수운은 선도의 종장宗長이 되었다. 일본 명부冥府를 맡아 일본의 앞날을 심판하게 되었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한 수운을 증산도에서는 후천선경을 여는 조화정부의 일곱 성령〔칠성령〕 가운데 한 분으로 모신다.
비록 상제님의 천명을 다 이루지 못하였지만, 수운은 인격적 존재로서의 상제님을 온 세상에 알렸다. 상제님을 거의 잃어버린 조선 주자학 중심주의 사회에서 천상문답이라는 정말 어마어마한 역사적 사건을 통해 상제님의 존재를 만 천하에 알렸다. 그리고 ‘인간으로 강세하는 천주님’을 모시는 시천주侍天主 시대를 선언하였다. 또한 온 인류에게 장차 후천 개벽세계를 여는 아버지의 대도, 곧 ‘무극대도無極大道’가 조선 땅에서 나온다고 선포하였다. 나아가 ‘다시 개벽’으로 열리는 새 문명세계가 도래함을 천하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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