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환단고기
도전 술어
천지공사天地公事
천지는 만물을 낳고 기르는 부모이다. 그래서 인류는 늘 하늘과 땅을 받들고 섬겼다. 그런데 이런 천지가 선천에서는 상극相克의 이치로 인해 병들었다. 천지부모가 병들었으므로 선천에서 인간사회와 신의 세계를 포함한 삼계三界는 모두 병들 수밖에 없다. 인간으로 강세하신 우주 통치자요 삼계 대권의 주재자인 증산상제는 이런 병든 삼계의 질서를 바로잡아 후천 상생의 새로운 질서가 열리도록 그 길을 마련하였다.
“현하의 천지대세가 선천은 운運을 다하고 후천의 운이 닥쳐오므로 내가 새 하늘을 개벽하고 인물을 개조하여 선경세계를 이루리니 이 때는 모름지기 새판이 열리는 시대니라. 이제 천지의 가을운수를 맞아 생명의 문을 다시 짓고 천지의 기틀을 근원으로 되돌려 만방萬方에 새 기운을 돌리리니 이것이 바로 천지공사니라.”(『도전』 3:11:3~4) “나의 일은 천지를 개벽함이니 곧 천지공사니라.”(『도전』 5:3:6) 천지공사天地公事란 증산상제가 인간으로 강세하여 하늘과 땅을 근간으로 삼계의 기틀을 총체적으로 뜯어고쳐 앞으로 지상선경의 새 판이 열리도록 9년 동안 행한 일을 말한다. 삼계 대권의 주재자인 상제님이 신명들과 더불어 선천 상극 세상의 틀을 완전히 뜯어고쳐 후천 상생의 새 세상 기틀을 짠 일을 말한다.
선천개벽 이래로 상극의 운에 갇혀 살아온 뭇 생명은 원寃과 한恨을 맺어 지금 폭발 지경에 처해있다. 지난날 민족이나 국가 간 또는 종교 간 분쟁이나 극단적 갈등인 전쟁은 대부분 쌓이고 쌓인 원한이 폭발한 경우가 많았다. 상제님이 인간의 몸으로 강세한 목적은 바로 후천의 새 천지질서와 새 인간 역사의 운로運路를 열어 인간을 포함한 뭇 생명·뭇 신명들을 구원하기 위함이다.
후천시대는 저절로 열리지 않는다. 새로운 역사, 새로운 문명, 새로운 인간사회를 열기 위해서는 신의 세계에서 먼저 현실에서 열릴 프로그램을 마련하여야 한다. 인간 역사의 모든 사건은 신의 세계에서 짜 놓은 청사진을 인간이 실현한 결과이다.
상제님은 강세하여 인존천주로서 뭇 신명을 동원하여 그들의 원한을 풀어주며, 삼계를 총체적으로 뜯어 고쳐 새로운 미래의 길, 병든 천지를 근원적으로 고쳐 선천 상극先天相克의 운運을 끝내고 후천 새 천지의 상생의 운수를 열었다. 증산상제의 9년 천지공사는 원시반본原始返本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해원解寃·상생相生·보은報恩을 통치 원리로 하여, 인간사회를 포함한 뭇 생명과 신명세계를 함께 구원하는 일이다.
증산상제는 먼저 하늘세계의 질서를 바로잡는 천天 개벽공사를 보았다. 인간사회에서 온갖 위기가 나타나는 것은 단순한 인간세계의 결과가 아니다. 인간세계·문명사회에 일어나는 온갖 사건·현상은 신명계의 현실과 얽혀 있다. 신명세계가 혼란하고 무질서하면 인간세계도 이를 반영하여 그대로 온갖 위기와 갈등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인간세계를 바로잡으려면 신명계의 질서를 바로잡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상극이 낳은 원한으로 가득 찬 선천 세상을 바로잡아 상생의 후천선경을 열기 위해서는 먼저 신명세계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천·지·인 삼계의 주재자인 상제님은 먼저 선천의 신명세계를 통일하고 개편하여 조화정부造化政府를 조직하였다. 조화정부는 하늘과 땅과 인간계를 다스리는 우주 통치의 사령탑이다.
증산상제는 하늘뿐만 아니라 땅의 질서를 바로잡는 땅〔지地〕 개벽공사, 지구의 산하기령을 통일하는 공사를 보았다. 땅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터전이다. 땅은 신령한 영적 생명체로서 아버지 하늘의 조화 기운을 받아서 만물을 길러주는 어머니 역할을 한다. 이러한 땅의 생명의 젖줄이 지운地運·지기地氣이다. 지운은 만물의 생사존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명의 모체이다. 천지를 개벽하고 선경을 세우려면 대지강산의 정기를 통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운을 통일하지 못하면 인류 화평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상제님은 산하대운을 돌리기 위해 동서양의 지운을 돌리고 통일하는 공사를 행하였다.
상제님은 지구의 부모산 기운을 통일하심으로써 만유 생명의 젖줄인 땅기운을 하나로 통일하셨다. “천지를 개벽하여 선경을 세우려면 먼저 천지도수를 조정調整하고 해원으로써 만고신명萬古神明을 조화하며 대지강산大地江山의 정기精氣를 통일해야 하느니라. 전주 모악산母岳山은 순창 회문산回文山과 서로 마주서서 부모산이 되었나니 부모가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모든 가족을 양육 통솔하는 것과 같이 지운地運을 통일하려면 부모산으로부터 비롯해야 할지라. 그러므로 이제 모악산으로 주장을 삼고 회문산을 응기應氣시켜 산하의 기령氣靈을 통일할 것이니라.”(『도전』 4:19:1~6)
한반도는 지구의 혈 자리이다. 한반도 전주 모악산母岳山과 순창 회문산回文山은 지구의 부모산이다. 상제님은 지구의 어머니 산인 모악산을 주장으로 삼고 아버지 산인 회문산의 기운을 그에 응기시켜 산하의 기운을 통일하였다. 이로써 나라와 나라, 지역과 지역을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허물어지고 지구촌에 통일문화가 꽃필 수 있게 되었다. 천하의 지운 통일을 바탕으로 선천의 각종 문제들이 극복된 후천문화도 열릴 수 있게 되었다. 이를테면 다섯 신선이 바둑 두는 형국으로 세계 정치질서의 대세를 이끌어가게 한 상제님의 오선위기 도수는 바로 순창 회문산의 오선위기 혈의 발음에 응하여 발동한다.
한편 상제님은 인류가 새 역사 새 문명을 열어가는 인간 개벽공사도 보았다. 하늘과 땅 기운을 모아 새로운 인간 역사와 문명〔인사人事〕의 기틀을 짰다. 후천선경의 새 세상을 열기 위해 상제님이 행한 개벽공사는 크게 세운공사와 도운공사로 구분된다. 상제님은 조화정부의 성신 가운데 만고원신과 만고역신을 해원시키는 것이 지상선경의 첫걸음이라 여겼다. 그리하여 상제님은 사무친 원한을 품고 죽어간 역사상의 모든 원신을 대전쟁에 역사役事케 하여 세운에 응기시켰다. 그리고 웅대한 이상과 정의감을 지녔지만 역적으로 몰려 무참히 죽어간 혁명가의 영신〔역신〕을 도운에 붙여 역사하게 하였다. 앞으로 열릴 세계 정치질서의 대세와 상제님 도의 운로·종통맥이 전수되는 과정, 즉 도운과 세운은 모두 세 변화 마디를 거친다. “상제님의 대이상이 도운道運과 세운世運으로 전개되어 우주촌의 선경낙원仙境樂園이 건설되도록 물샐틈없이 판을 짜 놓으시니라.”(『도전』 5:1:1~9) “내 일은 삼변성도三變成道니라.”(『도전』 5:356:4) “삼천三遷이라야 내 일이 이루어지느니라.”(『도전』 6:64:8)
상제님의 천지공사는 천상 신명계를 재조직하고, 지상의 산하 기운을 통일하며, 나아가 세운世運과 도운道運공사를 통해 인간 역사·인류 문명을 새로이 연, 삼계에 걸친 대공사이다. 증산상제는 9년 천지공사를 통해 후천선경의 기틀을 닦고, 종통대권을 고수부高首婦에게 전하였다. 고수부는 증산상제의 도권道權을 이어받아 10년 천지공사를 집행하였다. 증산상제의 천지공사는 낳는 일이요, 수부의 천지공사는 키우는 일이다.
상제님은 원한이 폭발하여 우주가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위기의 선천 말대 상황에서 삼계 조화권을 바탕으로 뭇 신명들을 동원하여 앞으로 열릴 새 역사질서, 새 문명질서를 짰다. 선천에서 후천으로 천지질서가 대전환할 수 있는 천지공사를 본 것이다. 이로써 선천 상극의 운을 끝내고 후천 새 천지의 상생의 운수가 열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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