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환단고기
도전 술어
녹지사祿持士
녹지사란 ‘천지의 녹을 지니고 있는 일꾼’이란 뜻으로 증산도의 개벽 일꾼을 말한다. 녹지사는 후천개벽의 때에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물질적인 풍요를 전달해주는 천하사를 하는 일꾼이다. 후천선경은 상생의 세상이다. 상생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며, 또한 남 잘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천지녹지사는 녹을 지니고 다니면서 후천개벽기에 일심가진 자에게 녹을 골고루 분배해서 새 생명을 얻도록 하는 상생의 일꾼, 천지의 일꾼이다.
장차 천지 녹지사가 모여들어 선경仙境을 건설하게 되리라.(『도전』 8:1:8)
녹祿이란 말은 후한 때 허신許愼의 『설문해자』에 의하면 원래 ‘복’을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녹봉祿俸이나 봉록俸祿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관리의 봉급을 말한다. 광의로 그 뜻을 풀이하면, 녹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 데 필요한 유형과 무형의 모든 것을 총칭한다. 그 녹을 지니고 다니는 사람을 녹지사라 하는 것이다. 『도전』에는 녹지사란 말의 연원을 밝히고 있다.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시속에 전명숙全明淑의 결訣이라 하여 ‘전주 고부 녹두새’라 이르나 이는 ‘전주 고부 녹지사祿持士’라는 말이니 장차 천지 녹지사가 모여들어 선경仙境을 건설하게 되리라.” 하시니라. (『도전』 8:1:7~8)
갑오동학농민혁명 때에 전봉준(전명숙, 1855~1895)을 가리켜 ‘녹두장군’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전해 내려오는 노래인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 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에서 녹두장군의 유래를 알 수 있다.
상제님께서는 ‘녹두새’를 가리켜 녹지사祿持士라 하셨고, 이때 녹지사는 후천의 복록을 가지고 오는 인사를 뜻한다. 이는 전봉준이 당시 수탈 받고 억압받는 백성들의 원을 풀어주고, 조선말 탐관오리의 수탈로 의식주를 빼앗겨 죽어 가는 굶주린 백성들에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녹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혁명을 일으켜 온 힘을 쏟은 인물이라는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로부터 미루어 보면, 녹지사는 녹을 지니고 다니면서 선천 상극의 세상에서 억눌리고 소외되고 병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고 후천선경의 세상에서 영원한 풍요를 누리도록 하는 천지의 일꾼을 말한다. 증산도의 중록사상에서 알 수 있듯이, 천하사를 함에 있어서 또 생명을 유지함에 있어서 물질이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물질과 정신은 분리될 수 없는 생명유지의 두 기둥이며 ‘존재의 양면’이다. 그중에서 나의 생명을 보존하고 정신, 의식, 마음의 작용에 직접적이고 근원적인 영향을 주는 1차적 행위가 바로 녹을 취하는 일이다.
흔히 녹을 돈의 상징으로 생각하며 ‘녹이 많다’는 것을 세속적인 차원으로 저급하게 생각하기 쉬우나 증산도의 녹祿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유형적, 무형적인 모든 것을 의미한다. 즉 녹이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일체의 것을 내포하는 말이다. 단순히 삶에 필요한 모든 재화(의식주 등)를 얻을 수 있는 화폐로부터, 선천적으로 천지로부터 타고 나오는 녹 창출의 잠재능력까지도 말한다.
상제님께서 “복은 녹줄에 있다”(『도전』 9:1:1)고 하셨듯이 녹은 복을 가져오는 근원이고, 또 “녹이 떨어지면 죽는다”(『도전』 9:1:6)고 하셨듯이 녹은 생명을 유지하는 근원이다. 녹은 공덕과 성경신誠敬信에 의해 창출된다.
“세상에서 ‘수명壽命 복록福祿이라.’ 하여 복록보다 수명을 중히 여기나 복록이 적고 수명만 긴 것보다 욕된 것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수명보다 복록을 중히 여기나니 녹祿이 떨어지면 죽느니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인간의 복록을 내가 맡았느니라. 그러나 태워 줄 곳이 적음을 한하노니 이는 일심 가진 자가 적은 까닭이라. 만일 일심 자리만 나타나면 빠짐없이 베풀어 주리라.”(『도전』 9:1:4~9)
인간은 먼저 녹(물질적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사실 인간의 역사란 녹줄 확보의 투쟁으로 전개된다. 인류역사의 크고 작은 분쟁은 녹 확보를 위한 분쟁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녹을 분배받는다는 것은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산다는 것과 직결된다. 물론 정신적, 심적인 풍요로움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궁극적 차원에서 볼 때 생명의 유지는 먼저 의식주의 확보에서 출발한다. 요컨대,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녹지사들이 모여 들어 신천지의 대광명 세계를 활짝 열고 후천의 조화 낙원 세계를 건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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