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술어

수원水原나그네

상생문화1 | 2025.03.07 02:04 | 조회 3934

수원나그네란 누군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 전부터 잘 아는 수원 나그네라는 말이다. 즉 처음엔 누군지 몰라보았으나 깨달아 알고 보니 알던 사람이라는 말이다.

수원나그네는 수원 지방에 내려오는 전설 속의 인물을 말하는데 정조대왕正祖大王(1752-1800)을 지칭한다. 이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지극한 효심을 지녔던 정조대왕은 수시로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묻힌 능으로 행차를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미복차림으로 아무도 모르게 사도세자의 능이 있는 안녕리로 암행을 나갔다. 안녕리는 지금의 수원이 조성되기 전에 불렸던 이름이다.

그때 마침 밭에서 일을 하던 농부를 만나게 되었는데, 정조는 사도세자의 능에 대해 그 농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농부에게 능을 가리키며 저곳이 어떤 곳인가를 물었는데, 농부는 저곳은 뒤주대왕의 애기능이라고 대답하였다. 그 이유는 정치적 희생양으로 뒤주 속에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면 왕이 되었을 사도세자의 능이라 뒤주대왕이라 했고, 애기능이라 한 것은 임금의 무덤을 능이라 하지만 왕이 못되었으니 그렇게 부른 것이라고 하였다.

정조는 내심으로 크게 기뻐하였다. 대신들의 반대로 사도세자를 추존하지 못하고 있던 차, 한 농부의 입에서 뒤주대왕 애기능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정조는 그 농부가 너무나 고마웠다. 그래서 농부에게 글을 얼마나 읽었는지 물어보았다. 그 농부는 책도 많이 읽고 과거도 여러 번 본 실력 있는 선비였으나, 번번이 낙방한 불운한 사람이었다. 다시 한 번 과거를 보라는 정조의 말에 농부는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또 떨어질 것이 뻔하다며 관심이 없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정조는 농부의 마음을 겨우 돌려 다시 한 번 과거를 보게 하였다.

정조는 급히 환궁하여 특별 과거시험을 시행하였다. 농사일을 하던 선비는 정조의 말에 따라 과거시험을 보러갔다. 그런데 선비가 과거 시제를 받아보니 융능 근처에서 있었던 자신과 어느 선비의 대화를 적는 문제였다. 선비가 과거에 급제하고 왕을 배알하던 중 얼굴을 마주 대하고 보니 그는 바로 지난 날 수원에서 만났던 그 나그네였다.

 

이 전설에서 수원나그네의 신분은 임금이었다. 즉 농부가 본 과객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임금이었으며, 임금은 자신에게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는 희망의 길을 열어 주었다. 수원나그네 이야기가 갖는 의미는 바로 이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정조대왕은 스스로 호를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 짓고 수원을 중심으로 새 희망의 조선을 열기 위해 노력한 임금이었다.

증산상제는 이러한 민간에 전해오는 전설을 예로 들어 수원나그네의 뜻을 풀어주고 있다. 수원水原이란 글자는 우주만유가 생겨난 물의 근원자리를 의미하는데, 수원 나그네는 오행상 물의 근원자리인 생으로 태어난 성자를 말한다. 술생의 성자는 우리 전통놀이인 술래잡기나 강강술래에도 들어 있어 민간에 널리 퍼져 있는 전설이다. 증산도 진리로 살펴보면 수원나그네는 술생으로 오는 대두목(상제의 대행자)을 뜻한다.

수원은 물[]이 생성되는 근원이고, 물은 음양의 본체인 1태극을 뜻한다. 수원나그네라는 말에는 선천 상극의 문명사가 성숙되고 온 인류가 구원되는 깊은 섭리가 담겨 있다. 즉 수원나그네에는 10무극 상제를 대행하는 1태극의 수원나그네가 이 세상을 건진다는 이치를 뜻한다. 즉 증산상제는 신미辛未생으로 무극을 뜻하며, 상제를 대행하는 진리 주인공은 임술壬戌생으로 온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우주생명이 미에서 통일을 준비하고 술에 와서 공으로 완전히 통일된다는 천지 이법에 근거한다. 지지에는 진술축미辰戌丑未의 네 토가 있는데, 10미토는 신미생辛未生으로 온 상제님을, 그리고 술5인 동시에 물의 근원으로서 새로운 태극을 형성하는 을 뜻한다. 술 태극은 북방의 물을 상징하는 임, 이러한 물[]과 토의 양면성을 갖추고 있다. 그것은 만물의 근원을 뜻하는 와 만물을 주재하는 의 주인공으로 인류 구원을 매듭짓는 대두목의 출현을 의미한다.

수원나그네라는 말은, 후천을 개벽하고 인류를 구원하는 상제님의 천지대업은 인사적 측면에서 볼 때 술의 기운으로 성사되는데, 인간 씨종자를 추리는 술생의 성자가 사람 주변에 있으나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산상제는 삼계대권을 주재하는 하느님으로서 5만년 무극대운이 펼쳐지는 무형의 설계도를 물샐틈없이 짜 놓았으며, 이를 현실의 역사위에 유형으로 완성하는 분은 바로 태극의 생명원리인 임술생으로 출세하는 대두목이다. “상말에 이제 보니 수원水原 나그네라 하나니 누구인지 모르고 대하다가 다시 보니 낯이 익고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니 낯을 잘 익혀 두라. 내가 장차 열 석자로 오리라하시고 수운가사에 발동發動 말고 수도修道하소. 때 있으면 다시 오리라 하였나니 알아 두라하시니라.(도전10:24:3-5)

수원나그네는 이러한 인류구원의 대두목이 출세함을 의미한다. 이 세상을 건지는 진인眞人을 뜻한다. 평소 세속의 인간들 속에서 고난과 역경의 험난한 길을 걷다가 때가 오면 등장하여 인류구원의 대업을 완수하는 상제의 대행자를 비유하여 수원나그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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