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환단고기
도전 술어
주역周易
『주역』의 역사는 학술과 점술의 평행선을 걸었다. 학술과 점술은 『주역』의 두 얼굴인 셈이다. 동양철학에서 『주역』이 차지하는 위치는 학문의 최고 원리가 담겨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시대와 더불어 꾸준히 연구되고 발전되어 왔다. 지금도 『주역』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어 현대과학, 철학, 의학, 문학, 민속학, 언어학, 건축과 조경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연구 방법은 물론 다양한 학설과 응용 방안으로 나타났다.
일찍부터 『주역』은 『시경詩經』과 『서경書經』과 더불어 동양학의 뿌리가 되는 경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명나라에서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이 과거시험의 정식 과목으로 채택되자 『주역』은 더욱더 사서四書의 원형이 담긴 책으로 평가되기에 이르렀다.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역』은 두 길로 걸어 왔다. 하나는 학술서이며, 다른 하나는 운명을 감정하는 생활 주역으로서의 점서占書이다. 전자는 지식층의 ‘최고 이론서’로 이름을 날렸으며, 후자는 재야 학술의 사상적 뿌리로서 인간의 경험을 넘어서는 신의 의지를 헤아리는 ‘신서神書’로 알려졌다. 지식층의 입장에서 보면 후자는 『주역』에 대한 모독이요, 재야 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전자는 사변철학인 동시에 지배층의 이데올로기를 뒷받침하는 특수서일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교과서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는 수학의 질서로 이루어졌다는 시각에서 연구하는 상수학象數學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지침을 내린 지혜의 가르침으로 간주하는 의리학義理學이 학술계의 주류를 형성했다. 또한 이 둘을 함께 고려하는 학파도 형성되었다. 학술으로서의 주역학은 이 세상을 도덕적 이상사회의 건설이라는 타당성과 당위성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지향했다. 이것이 바로 동양의 선비들이 삶의 지표로 여겼던 『주역』의 본질이었다.
주역학은 역사적으로 선진역학先秦易學ㆍ한대역학漢代易學ㆍ송대역학宋代易學ㆍ청대역학淸代易學으로 나눌 수 있으며, 내용적으로는 복서역학卜筮易學ㆍ상수역학象數易學ㆍ의리역학義理易學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상수학파는 순수 수학 이론과 응용 및 하도낙서河圖洛書를 중심으로 하는 도서학파圖書學派가 있다.
주역학은 자연과 역사와 인간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이들 중 어느 한 분야만을 전문적으로 탐구하느냐에 따라 형이상학, 역사철학, 인간학으로 나뉘기도 한다. 또한 주역학은 문제 중심, 시대 중심, 인물 중심, 학파 중심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정역사상은 기존의 연구 방법에 대해 결별을 선언한다. 우리는 『주역』에서 『정역』으로의 방향 전환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정역』은 선천에서 후천으로의 전환을 얘기하기 때문이다.
『주역』과 『정역』의 성격에 대한 규정은 학자마다 다를 수 있다. 선천 중심으로 보느냐, 아니면 후천으로의 전환을 중시 여기는가에 방점이 찍힌다. 증산상제님은 “주역은 개벽할 때 쓸 글이니 주역을 보면 내 일을 알리라”(『도전』 5:248:6)고 말하여 주역에 대한 성격을 후천개벽에 있다고 선언했다. 선천이 후천으로 뒤바뀐다는 핵심이 바로 ‘개벽開闢’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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