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두時痘

2016.02.23 | 조회 1080

시두時痘

 


정의

시두(천연두) 바이러스variola virus에 의해 일어나는 악성 전염병이다. 서양의학 요어로 ‘천연두天然痘(smallpox)’를 일컫는다. 두창痘瘡․포창疱瘡이라고도 하며, 속칭으로 '별성마마', '손님마마' 또는 '역신마마'라 하고, 줄여서 마마․손님이라고도 한다.

 

시두에 얽힌 역사의 비밀

시두는 다른 전염병과는 달리 고대 인류사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시탈라마타라는 이름의 여신으로 시두를 숭배해 온 인도에는 이 여신을 모셔놓은 사당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시두는 여러 차례 세계사를 주도하는 왕과 황제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BCE 1157년에 사망한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5세의 미라의 얼굴에서 곰보자국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아테네 제국을 비롯하여 로마제국, 마야, 잉카 제국 등 많은 고대 제국을 몰락시켰고 동시에 새로운 제국을 탄생시켰다. 하늘의 꽃, 천화라 불리는 시두는 새로운 제국의 건설과 역사의 주인이 바뀌는 분기점이 되었으며 한 나라의 운명을 뒤집어 놓았던 것이다. 한 마디로 시두는 제국의 존망을 가름하는 심판의 여신이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시두가 인류역사상 최고의 사상자를 낸 전염병일 뿐 아니라 최초의 전염병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시두는 기록상으로는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5세가 시두로 사망한 것이 첫 사례로 돼 있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에도 존재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왜냐하면 전염성 질병은 대부분 사람과 접촉하는 동물로부터 오기 때문에, 전염병 발생은 농경문화와 목축업, 문명의 형성과 동시대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1796년 우두접종법종두법을 발견하기 전까지 이 병의 치사율은 심한 경우 90%에 달했고, 살아도 실명 지체부자유 곰보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신대륙 발견 뒤 유럽인들에게서 퍼진 시두 바이러스로 인해 1518년부터 1531년까지 불과 10여 년 동안 아메리카 원주민의 3분의 1이 몰살되었다 한다. 19세기 초까지 영국에서도 매년 4만5천명이 이 병으로 사망했다.

한국사회에서도 시두는 마마라 일컬을 정도로 무서운 전염성을 가진 질병이었다. 마마라는 말은 왕을 일컬을 때 상감마마라고 하는 것처럼 최상의 존칭어이다. 그런데 이런 명칭을 두창이라는 질병에 붙인 것은 병을 옮기는 신에게 높임말을 씀으로써 신의 노여움을 덜자는 주술적呪術的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시두를 '큰 손님', 홍역을 작은 손님이라고 부르는 데서 그대로 나타난다. 손님이라는 표현에는 질병을 높여 부르는 동시에 질병을 옮기는 신이 손님처럼 돌아다니는 뜻, 곧 전염성이 강했다는 의미가 포함 되어 있다.

그러나 제너가 백신을 개발(종두법)한 이후 서서히 줄어들었다. 한국에는 19세기 말 수신사 김홍집金弘集을 수행하여 일본에 간 지석영池錫永이 종두를 도입하였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에는 4만 여명이 시두 환자가 발생했으나, 1960년 3명의 시두 환자가 발생한 이후로 시두가 사라졌다. 1967년 이래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추진된 시두 근절계획 실천으로 1977년에 소수의 환자가 발생했을 뿐 2년간 환자발생이 없었으므로 1980년 WHO에서는 시두 근절선언을 발표하였다. 그 후 한국도 시두 예방접종을 권장하지 않았으며, 1993년 시두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2001년 미국의 9․11 테러 이후 생물테러에 이용될 가능성이 제기돼 우리나라는 2002년 5월 4종 법정전염병으로 추가하였으며, 미국에서는 2002년 12월 13일부터 생물무기 테러에 대비한 대대적인 시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특히 생물무기의 경우 평양 미생물연구소 등에서 탄저균, 시두 등 10종의 생물무기를 개발했으며, 평북 정주에 위치한 25호 공장에서 각종 균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한반도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두와 천자국

시두는 증산도 사상에서 간도수, 천자국과 더불어 후천개벽의 비밀을 푸는 코드 중 하나이다. 먼저 시두는 시두신명이 일으키는 병이다. 증산 상제는 1908년 겨울에 자현의 두 살배기 딸 필순必順이 마마를 앓아 밤새도록 몸을 긁으며 죽을 듯이 울어대자, 필순의 손님을 물리치면서 “이후로는 시두손님을 내가 맡아 보노라. 시두손님을 전부 서양으로 몰아 보낸다.”고 하였다(도전 3:284:9~10). 이후로 구릿골에 마마 앓는 아이가 없어지고, 조선 땅에서 시두손님이 점차로 사라졌다. 혹여 시두를 앓게 되더라도 증산 상제는 “어찌 조선 땅에 발을 붙이느냐! 서양으로 썩 물러가라!” 하며 작대기로 마룻바닥을 쾅쾅 두들기거나(도전 3:284:5), 마마나 홍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갈 때에도 그 집 마루에 올라서서 발로 쾅 하고 한 번 내딛으면 병자가 금세 살아나고(도전 3:162:6) 있다. 태모 고수부 역시 시두에 걸린 사람을 ‘수부님께 심고하고 지극 정성으로 시천주주를 읽거나’(도전 11:374:6) ‘지성으로 기도하여 약을 쓰지 않고도 자연히 치유’(도전 11:392:4)하고 있다.

이러한 시두는 천자국과 연결된 중요한 병이다. 증산 상제는 “시두손님인데 천자국天子國이라야 이 신명이 들어오느니라. 내 세상이 되기 전에 손님이 먼저 오느니라. 앞으로 시두時痘가 없다가 때가 되면 대발할 참이니 만일 시두가 대발하거든 병겁이 날 줄 알아라.”(도전 7:63:7~9)고 한다. 이는 태모 고수부도 언급하고 있다. “장차 이름 모를 온갖 병이 다 들어오는데, 병겁病劫이 돌기 전에 단독丹毒과 시두時痘가 먼저 들어오느니라. 시두의 때를 당하면 태을주를 읽어야 살 수 있느니라.”(도전 11:264:2~3) 곧, 앞으로 시두가 대발하면 후천의 새로운 세상이 오는 과정이다.

 

참고문헌

안경전, 《개벽 실제상황, 대원출판사 2005.

板澤庄五郞, 《천연두에 관한 연구》, 1925.

신동원,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역사비평사, 2005.

 

 [노종상 박사]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9개(1/1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