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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터 잘되게 하는 것이 진짜 相生” [월간중앙]

2013.06.26 | 조회 1698

[특별기획] “남부터 잘되게 하는 것이 진짜 相生” [월간중앙]


인류 멸망의 위기 ‘가을 개벽’ 문턱에서 다 같이 살자는 진리체계 
相生의 새 시대, ‘증산도의 相生’ 연구


월간중앙 2008년 01월호 


글■김영현 월간중앙 객원기자  


 

 


▶대전 중리동에 자리잡고 있는 증산도 교육문화회관


증산도는 길이다. 어떤 길인가? ‘사람이 살고, 사람을 살리는 길’이다. 무엇에서 살리는가? ‘지구에 닥칠 대 환란과 그로 인한 인류의 멸망’에서다. 이를 증산도에서는 ‘개벽’이라 한다. 진정한 相生의 길은 무엇인가? 오랜 분열과 대립에 시달린 탓일까? 사람들은 전에 없이 자주 ‘상생(相生)’을 말한다. 그 연원을 더듬어 찾아가니 민족종교를 자임하는 증산도(甑山道)에 닿는다.


증산도를 일으키고 부흥을 이끌어온 안운산(安雲山) 종도사(宗道師)는 “100년 전 이 땅에 처음 교단이 설 때부터 증산도는 ‘상생의 대도(大道)’를 표방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 세상에서 쓰이는 상생이라는 말은 본래 그 말이 갖는 의미와 많이 다르다”고 덧붙인다.

 

새 시대의 출범에 맞춰 상생의 본래 뜻을 찾아 음미하는 것은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증산도의 핵심 사상 중 하나인 상생이라는 말의 본뜻을 찾아가려면, 거칠게라도 증산도를 개관해야 한다.

증산도는 말 그대로 ‘증산(甑山)의 도(道)’다.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내려온 옥황상제’인 강증산이 인간에게 내려주었다는 도다.


도는 길이다. 어떤 길인가? ‘사람이 살고, 사람을 살리는 길’이다. 무엇에서 살리는가? ‘지구에 닥칠 대 환란과 그로 인한 인류의 멸망’에서다. 이를 증산도에서는 ‘개벽(開闢)’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다 죽는 개벽 때 나도 살고 남도 많이 살리는 진리체계이자 신앙체계가 곧 증산도’라는 말이다.


개벽? 멀쩡한 세상에 왜 개벽이라는 것이 오는가? 먼저 ‘우주의 1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안 종도사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런 것이다.

 

“세상 이치는 둥글다. 둥글어서 돌고 돈다. 작은 우주, 사람부터 그렇다. 호흡을 하고 맥박이 뛰면서 숨이 돌고 피가 돌고 기(氣)가 돈다. 생명이 돌아가는 사람의 하루 호흡 수와 맥박 수를 합하면 12만9,600회다. 시간도 둥글다. 춘하추동을 보라. 돌고 돈다.



‘가을개벽’이 온다! 한 순간 인류 쓸어버릴 충격파


그 사계절 동안 지구는 하루 360도씩, 360일간 돈다. 그것이 지구의 1년이다. 360도씩 360일, 12만9,600도(度)의 회전이다. 천지일월의 운행 이치도 같다. 같은 주기로 변한다. 360년이 큰 주기의 하루다. 그것을 360회 거듭하는 것이 ‘우주의 1년’이다. 지구의 햇수로는 12만9,600년이다.”

 

주목할 것은 지구의 사계절처럼 우주년도 사철 순환한다는 논리다. 우주의 춘하추동. 그 중 봄 여름 5만 년을 선천(先天)이라고 하고, 가을 겨울 5만 년을 후천(後天)이라 한다. 나머지 2만9,600년은 빙하기다. 이 같은 우주년과 우주의 사계절은 왜 존재하는가? 지구의 1년 사철이 초목 농사를 위해 존재하듯, 우주년 역시 농사를 위한 것이라고 본다. 무슨 농사인가? 바로 사람 농사다. 농부가 철 따라 농작물을 심고 기르고 거둬들여 저장하듯, 우주의 춘하추동 역시 사람의 생명을 낳고 기르고 거두고 쉬게 한다.

 

우주년의 이런 순환 과정을 생장염장(生-長-斂-藏)이라고 압축한다. 우주가 끊임없이 사철 순환하며 사람 농사를 짓는다고 보는 것, 증산도는 여기서 출발한다. 그러면 우주가 계절 순환을 한다는 것과, 개벽이 닥쳐온다는 것은 어떤 관계인가? 한마디로 계절이 순환하기 때문에 개벽은 필연적이다. 계절이 바뀔 때는 혹독한 마디가 있다. 환절기다. 우주의 계절에도 마디가 있다. 우주의 환절기, 그것이 개벽이다. 환절기에는 일기가 불안하고 사람이 쉽게 병에 걸리듯, 우주의 환절기인 개벽 때도 세상은 몸살을 앓는다. 천지일월이 몸살을 앓으니 그 안에 동그마니 놓인 지구는 얼마나 시달릴 것인가? 그래서 개벽이 온다는 말이다.

 

한 걸음 나아가 증산도에서는 지금 인류에게 다가오는 개벽이 다름아닌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 때의 개벽, 이른바 ‘가을개벽’이며 그것은 한순간에 인류를 쓸어버릴 만큼 가공할 충격파를 갖고 있다고 설파한다. “천지가 낳은 인류는 지금까지 선천의 봄 여름을 살아 왔다. 선천 5만 년을 달려온 인류는 이제 우주의 가을, 후천 5만 년으로 들어간다. 바야흐로 가을 문턱에 왔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가을로 가는 환절기인 가을개벽이 유달리 무서운 충격파를 갖는 것일까? 안 종도사의 말은 단호하다.

 

“우주의 음기와 양기가 뒤바뀔 때 천지일월의 변화는 더욱 격렬하다. 봄 여름의 성장을 주도하던 양기는 가을에 접어들며 뿌리로 돌아가는 음기로 일변한다. 이처럼 음양의 기운이 확 바뀌는 가을개벽 때는 개벽 중에서도 천지가 요동치는 대 개벽이 일어난다.


 

3단계로 닥쳐오는 대개벽


게다가 가을이란 본래 생명을 거둬들이는 시간이다. 봄에는 낳고 가을에는 거둬들인다. 곧 춘생추살(春生秋殺)이다. 우주 천지의 가을도 같다. 어느 가을 아침의 한바탕 된서리가 초목을 말려버리듯, 가을에는 일거에 생명을 거둬간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 그것이 추살(秋殺)이다.” 말하자면 지금 인류에게 다가오는 개벽은 추살 기운이 서린 가을개벽이기 때문에 충격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떠한 모습일까? 3단계다.

 

먼저 전쟁이다. 인간들이 유례 없이 무섭게 치고 받는 큰 전쟁이 난다. 핵무기가 들먹거려지며 자칫 인류의 멸망 위기까지 초래할지 모를 결전이다. 그러나 그것이 본격 개벽은 아니다. 치열하던 전쟁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쟁의 힘으로 끝나지 않는다. 개벽의 2단계인 질병이 인류를 엄습해 ‘하는 수 없이’ 전쟁이 끝난다는 것이다.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괴질이다. 어떤 약으로도 대처할 수 없는 괴질이 세상을 질주하며 생명을 말린다. 그것도 끝이 아니다.

 

지구가 흔들리는 최후의 대 개벽이 터진다. 지축(地軸)의 대 이동이다. 그 동안 23.5도 기울었던 지축이 바로 서면서 이른바 ‘정축(正軸)의 시대’로 돌입하고, 지구의 공전 궤도도 타원에서 정원(正圓)이 된다. 지축이 0.1도만 흔들려도 지진이 나고 쓰나미가 닥치는 터에 23.5도가 한 번에 움직이면 어떻게 될까? 산은 엎어져 바다가 되고 바다에서는 땅덩어리가 솟아오른다. 불과 물이 뒤섞이며 천지가 요동칠 것이다.

 

이것이 증산도에서 내놓는 가을개벽의 모습이다. 전쟁으로 지친 인류에게 괴질이 덮치고, 이어 지축이 흔들려 천지가 뒤집히며 결정타를 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증산도에서는 ‘세벌개벽’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그렇게 크고 강력한 재앙이 잇따라 닥친다면 지구상에서 생명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가을개벽이 오더라도 모든 생명이 몰살하는 것은 아니다. 우주는 으레 잘 여문 ‘씨종자’를 따로 추려내 보존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음해 사람농사를 위해서다. 그것이 우주의 섭리다. 그러나 증산도에 따르면 “인류가 이 씨종자마저 남김없이 멸망할 위기에 처했으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안 종도사는 그것이 “세상에 누적돼온 원한 때문이며, 우리가 이제 말하려는 상생의 본뜻도 그것과 연결돼 있다”고 전한다.

 

“봄에 언 땅을 뚫고 나온 생명이 여름내 뙤약볕과 비바람 속에서 자라나듯, 지나온 인간의 선천 5만 년은 힘겨운 시간이었다. 남과 겨루어 이겨야만(克) 내가 잘되는 상극(相克)의 세상이었다. 치열한 경쟁으로 문명을 이뤘지만 상처가 커지고 원한이 쌓였다. 전쟁과 질병, 갈등과 대립이 난무하고 욕망과 원한이 사무쳤다. 인간이 이룬 문명도, 그 어떤 종교나 철학도 상극의 질서에서 빚어진 원한을 풀어주지 못했다.

 

바로 그 원한 때문에 지금 인간이 멸망할 위기에 빠졌다. 사람이 죽으면 신명(神明)이 되는데, 앞서 선천 5만 년 동안 억울하게 죽은 신명들의 원한이 쌓였다. 하늘과 땅에 가득 찼다. 이들 신명의 원한은 인간세상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그 원한이 얼마나 사무쳤는지 살아 있는 인간들이 후천 5만 년이고 뭐고 바랄 것도 없이 ‘우주가 폭발해버릴’ 지경이 됐다.”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는 한반도가 지구의 핵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은 내청룡, 아메리카 대륙은 외청룡이다. 반대편의 중국-아시아 대륙은 내백호, 아프리카 대륙은 외백호로 한국을 감싼다는 것이다.



1871년 강증산 강세로 전멸 위기 벗어나


하늘의 옥황상제가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다. 이어지는 안 종도사의 이야기.


“이를 보다 못한 하늘의 ‘옥황상제께서 공자·석가·예수를 인간세상으로 내려 보냈다’(증산도 도전 2:40). 그러나 그들은 인간세상을 옥황상제의 뜻대로 펴 구원으로 이끄는 데 실패했다. 약 400년 전 마테오 리치를 비롯한 하늘의 성신들이 상제에게 인류 구원을 간청했다.”

 

이에 상제가 친히 인간세상으로 내려온다. 그것이 1871년 강증산의 강세(降世)다. 그러면 상제는 어떻게 ‘전멸 위기’의 인간에게 살 길을 열어주었는가? 이 대목은 이야기도 길고, 증산도 신앙을 갖지 않은 일반인들은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일단 증산도는 그 과정을 이렇게 정리한다.

 

“우선 상제는 신명들의 원한을 풀어주기로 했다. 천지에 가득 찬 원한을 풀지 않고는 인간세상을 위해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명들이 인간에게 직접 영향을 끼치는 만큼 먼저 신명세계를 통일하고 원한을 풀어주면, 그것이 그대로 인간세상에도 작용해 자연스럽게 땅의 질서도 재편될 것으로 구상했다. 그래서 상제는 먼저 천지를 떠돌며 인간세계에 함부로 간여하던 신명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그러고는 그들 각자의 위상과 출신지역·문명·인종 등에 따라 자리 잡게 했다. 신명들은 각자 자기 위상과 ‘관할 영역’에 따라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해서 신명세계에 통일 정부가 구성됐다. 이것이 ‘신명 조화정부(造化政府)’다. 일단 상제의 주재로 신명세계는 정리됐다. 그렇다고 해서 신명들의 원한까지 풀린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상제는 신명들이 원한을 풀 수 있는 장(場)을 마련했다. 신명들 간의 씨름판이다. 하늘에서 신명들의 힘겨루기가 일어났다. 그러고도 원한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상제는 거듭 ‘두 번째 씨름판’을 마련했다. 앞의 것보다 더 크고 격한 것이었다. 이제 분이 풀렸을까? 아니었다. 원체 원한이 크다 보니 두 차례 한풀이 마당으로도 부족했다. 상제는 세 번째 마당을 마련했다. 최후의 씨름판이었다. 여전히 원한에 찬 신명들이 이제 모든 원한을 풀어내겠다며 ‘거하게’ 붙었다. 그러다 보니 이 씨름판은 결판이 나지 않은 채 진행 중이다. 상제는 이 같은 일련의 단계를 조선 고유의 씨름에 빗대 각각 애기씨름·총각씨름·상씨름이라고 했다.

 

신명세계에서의 애기씨름·총각씨름·상씨름은 그대로 인간세상에도 작용했다. 신명세계에서 애기씨름판이 벌어지자 땅에서는 1차대전이 터졌다. 두 번째 겨루기가 벌어지자 땅에서는 2차대전이 발발했다. 세 번째 하늘의 상씨름판이 인간세상에서는 6·25 한국전쟁으로 터졌다.

 


상제가 마련한 인류의 살 길, ‘천지공사’


▶강증산의 가르침과 행적을 채록한 증산도 道典.


조선 땅(한반도)을 둘러싸고 열강이 결전을 벌인 것이다. 하늘의 상씨름판이 아직도 진행 중이듯, 땅에서도 1950년 한 차례 열전이 있은 뒤 결판나지 않은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다.” 이 이야기는 ‘개벽이 닥쳐올 시기’와도 관련돼 있다. 증산도에서는 예의 상씨름, 곧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쟁의 끝이 곧 개벽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본다. 한국전쟁은 1950년 시작돼 지금까지도 휴전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 끝이 오기는 올 것이다. 그러면 본격 개벽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쟁에 이어 괴질, 그리고 지축이 서면서 온 땅이 뒤집히는 대 재앙, 곧 가을개벽이 찾아온다고 증산도는 내다본다.

 

신앙을 갖지 않은 일반인의 시각으로 이런 이야기가 참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여기서 불필요할 것이다. 다만 증산도에서 말하려는 것은 ‘신명세계가 상제의 주재로 질서가 잡히고 인간세계도 이제 한반도를 둘러싼 마지막 결전만 남겨놓은 것으로 새 판이 짜였다’는 것이다.

 

상제는 왜 이런 새 판을 짰는가? 말할 것도 없이 그 동안 인간세계의 통합과 평화를 가로막던 신명들의 원한과 무질서를 정리하기 위해서다. 신명들의 원한을 풀어 ‘멸망할 위기의’ 인간세계가 비로소 살 길을 도모하게 됐다는 것이다. 상제가 하늘과 땅의 질서를 다시 짠 이 일련의 작업을 증산도에서는 천지공사(天地公事)라 하여 대단히 중시한다. 신명의 원한을 풀어 인간세계의 질서도 재편하고, 후천 5만 년으로 건너갈 생명의 길도 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제가 길을 열어 주었다 해서 곧바로 인간들이 우주의 가을, 후천 5만 년으로 냉큼 건너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험난한 관문이 있다. 앞서 보았던 우주 계절 바뀜의 마디, 혹독한 가을개벽이다. 여기서 증산도의 또 하나의 진리 ‘모사재천 성사재인(謀事在天 成事在人)’이 대두한다. 하늘이 짜고 사람이 이룬다는 뜻이다.

 

상제가 천지공사를 통해 살 길을 열었으니, 이제 가을개벽을 뛰어넘는 것은 인간의 노력에 달렸다는 의미다. 상제가 세상에 내려와 일단 천지의 질서를 다시 짜고 신명도 달랬다. 하늘의 힘은 거기까지다. 전쟁·괴질에 이어 지축이 흔들리는 세벌개벽을 넘어 후천 5만 년에 드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몫이다. 그것이 천지공사의 완성이며, 인간이 스스로 살 길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가을개벽을 인간은 자기 힘으로 어떻게 뛰어넘을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씨종자’로 추려져 가을개벽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일까?

 

증산도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원시반본(原始返本)’의 정신을 알아야 한다고 전제한다. 원시반본은 뿌리로 돌아간다는, 가을의 섭리다. 봄에는 생명이 뿌리를 떠나 줄기로, 잎으로 뻗어나간다. 가을에는? 뿌리로 돌아온다. 그러니 어떤 생명이든 가을에는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섭리다. 또 그렇게 뿌리로 돌아가야만 산다. 그래야 다시 싹을 틔우고 줄기를 내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뿌리로 돌아가지 않으면 생명의 순환은 끝난다.


 

“가을 추살의 기운 닥칠 때는 태을주 수행이 으뜸”

그렇기 때문에 살고자 하는 사람은 이 섭리를 받아들여 근본을 돌아보라고 한다. 자기가 나온 뿌리를 찾아 잘 받들어야 한다는 강령이다. 사람이 돌아갈 뿌리는 3가지, 자기 생명과 자기 역사와 진리의 뿌리로 제시된다. 자기 생명의 뿌리는 무엇인가? 부모와 조상이다. 그들이 있어 내가 있다. 지금의 나는 수많은 조상이 면면히 이어진 열매·결정체·알갱이다. 그들은 나에게 살아 있으며 나와 모든 것을 함께한다. 조상을 부정하는 사람은 개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니 누구든 자기 조상을 으뜸으로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자기 역사의 뿌리다. 민족의 뿌리인 시조신을 잘 받들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환인·환웅·단군이 있다. 증산도가 민족을 중시하는 바탕도 여기에 있다. 나아가 우주를 다스리는 진리의 뿌리를 돌아봐야 한다. 인류 문명의 뿌리는 바로 상제가 인간에게 내려준 진리다. 궁극적으로 대 우주의 통치자인 상제를 받드는 것이 근본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증산도는 설파한다.

 

이런 정신무장과 함께 생활 속에서 상제의 가르침에 따라 끊임없이 수행 정진해야 함은 물론이다. 수행 중에서도 태을주(太乙呪) 수행을 으뜸으로 친다. 태을주는 상제가 인간에게 내려주었다는 구원의 주문이다. ‘훔치훔치 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파하.’(인류 조상의 으뜸 신이신 태을천 상원군님이시여. 하늘의 뜻이 반드시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라는 뜻)

 

증산도에서는 사람이 이 23자 주문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명의 주문’이자 생명수 자체이기 때문에 입에서 저절로 이 주문이 흘러나올 때까지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태을주야말로 상제를 찾고 매달리는 소리이며, 나를 돌봐주는 조상을 부르는 소리다. 진리를 구하는 외침이다. 만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살리는 주문이며, 뜻대로 모든 일을 이루게 하는 여의주(如意呪)다. 무엇보다 가을 추살의 무서운 기운이 닥칠 때 오직 태을주만으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면서 이 주문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증산도의 진리를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 그들도 살려내라고 한다. 힘 닿는 대로 포교(布敎)하라는 것이다.

 

이처럼 지극하게 수행 정진하고 포교에 힘쓰는 사람에게는 하늘에서 성령(聖靈)이 내려와 신성(神性)이 열린다고 한다. 사람이 도를 통해 신인합일(神人合一)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말이다. 그런 존재를 증산도에서는 ‘태일(太一)’이라고 한다. 바로 이 태일이 가을개벽을 넘어 후천 5만 년으로 들어가는 사람 알갱이, 곧 ‘씨종자’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상과 같은 증산도의 진리 구조에서 ‘상생’은 어디에 있는가? 바로 앞서 보았던 원시반본에서 파생되는 증산도의 3대 이념 중 하나다. 해원(解寃)·상생(相生)·보은(報恩)이다. 증산도에서는 이 3가지 이념이 생활 속에서 늘 행동으로 옮겨지고 세상에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먼저 해원은 인류사의 근본을 따져 올라가 상극의 역사 속에서 사람들의 가슴에 맺힌 일체의 원한을 다 풀어 없앤다는 뜻이다. 지금 자기 주변 사람에게 원한을 사면 안 되는 것은 물론, 과거에 맺힌 원한도 다 풀어야 한다. 더 넓게는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명의 원혼을 달래야 한다고 설파한다.

 

“지금 나를 있게 하는 모든 것에 감사해야”


보은은 은혜갚음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모든 뿌리와 환경에 대한 은혜갚음이다. 부모 형제는 물론이고 천지 간 모든 것에 늘 감사하며 반드시 그 은혜에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바른 생활을 해나갈 것을요구한다. 이 글에서 처음부터 주목했던 상생은, 앞서 이야기된 증산도의 여러 요소들을 염두에 두고 그 의미를 새겨야 한다. 그 의미를 정리하면 ‘남을 잘되게 함으로써 내가 잘된다’는 뜻이 된다.

 

이 상생 역시 원시반본의 정신에서 나온다. 먼저 ‘지금의 나를 있게 하는 모든 것을 되돌아보고 감사해야 한다’는 데서 상생의 진정한 의미가 도출되는 것이다. 그런 정신에서, 나를 있게 한 부모·조상·친구는 물론 보이지 않는 신명들까지 잘되게 하면 그들의 음덕이 모두 나에게 작용해 결국 내가 잘된다는 논리가 나온다. 증산도의 상생은 바로 이런 의미다.

남을 먼저 잘되게 하고 남을 살리면 결국 내가 잘되고 내가 살게 된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뿐 아니라 신명까지 잘되기를 바라는 대단히 적극적인 의미다.

 

인류가 살아온 예전 상극의 시대에는 남과 다퉈 이겨야만(克) 내가 잘 되는 시대였다. 그러나 새로운 세상 질서는 남을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남이 더 잘되게 돕고 배려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렇게 하면 애초 갈등이나 대립은 생기지 않으며 원한도 남지 않는다. 그래야 진정한 상생이다.

 

산 사람과 신명, 아는 이웃은 물론 모르는 남에 대해서까지 이 상생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고 증산도는 말한다. 대단히 적극적인 의미다. 더욱이 증산도가 말하는 가을개벽을 전제한다면, 남을 많이 살리고 남이 더 잘되게 하는 것이 다름아닌 내가 살 길이다. 상생을 외치는 시대, 곱씹어볼 대목이다.

 


증산도 부흥의 역사 


“道典 7개국 번역, 케이블 방송 시작… 안운산 종도사 오늘의 중흥 일궈”


▶207년부터 전국 100여 지역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방영을 시작한 증산도 상생방송(STB).

조선 말 1871년, 전북 정읍의 시루산 기슭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이름은 강일순(姜一淳). 스스로 호를 증산(甑山)이라고 하고 “나는 하늘에서 온 옥황상제”라고 선언했다. 수많은 이적을 행하고 1909년 39세에 세상을 떠났다. 지금 증산도의 신앙 대상인 강증산, 그다. 증산은 작고하기 2년 전 부인인 고판례를 ‘수부(首婦, 모든 여성의 우두머리)’라고 하고, 종통(宗統)을 잇는 후계자로 지목했다. 고수부는 증산이 세상을 떠난 2년 뒤인 1911년 정읍에 선도(仙道)라는 이름으로 최초의 교단을 세웠다.

 

이를 대중화한 이는 차경석이다. 증산의 뛰어난 제자였던 차경석은 교권을 장악해 1922년 보천교(普天敎)를 열었다. ‘병을 고치고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더라’는 보천교는 일제 치하 조선인들의 독립 열망과 합쳐져 단시간에 세를 확산했다.

당시 경무국이 파악한 신도가 100만 명에 이른다는 총독부 기록은 그 세를 짐작하게 한다. 조선 인구가 2,000만 명이 안 되던 시기, 보천교도는 최고 60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나 세 확산을 우려한 일제의 혹독한 탄압으로 보천교는 1933년 이후 급격히 위축된다. 더욱이 1935년 태모 고수부가 사망하고 이듬해 차경석마저 죽자 교단은 이내 무너졌다. 신도들은 흩어져 숨었고, 정읍의 본부 교당은 경매에 붙여진 뒤 아예 건물이 해체됐다. 여기까지를 증산도에서는 ‘제1 부흥’이라고 한다.

 

교단이 부활한 것은 8·15 광복 직후. 1922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안운산(安雲山) 현 종도사(宗道師)에 의해서다. 그에게 보천교는 모태신앙이다. 상하이(上海)의 독립운동 자금을 대던 부친(안병욱)이 독실한 신앙인이었다. 수백 석 지기로 동네 유지였던 부친은 늘 사랑채를 열어 두고 연중 식객을 받았다. 전국에서 몰려오는 보천교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들이 밤새 하는 이야기를 어깨 너머로 들으며 소년 안운산은 일찍부터 “천지사업에 몸을 던지겠다”는 뜻을 세웠다. 그가 24세 되던 1945년, 광복과 함께 포교를 시작했다. 3년여 만에 60만 명에 달하는 신도를 모았고, 이를 증산도에서는 ‘제2 부흥’이라 한다. 그러나 6·25 동란으로 이들은 흩어졌다.

 

수행 정진으로 때를 기다리던 안운산은 53세이던 1974년 아들 안경전(安耕田 현 증산도 종정)과 함께 다시 포교에 나섰다. 이른바 ‘제3 부흥’의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30년 남짓. 거침없이 달려온 증산도의 2007년 말 현재 교세는 놀랍다.

대전의 본부를 중심으로 전국 220개 도장에 등록 신도는 100만 명을 넘겼다. 자체 출판사(대원출판)와 대형 서점(세종문고)을 운영하며 <월간 개벽> 등 정기간행물을 발간한다.

 

증산의 생전 행적을 좇고 그를 따르던 이들의 증언을 채록해 20여 년 만에 완성한 경전인 ‘도전(道典)’을 7개 국어로 번역하는 등 세계 포교도 본격화했다. 2005년부터 자체 TV 방송국(상생방송·STB)을 설립하고 2007년부터는 전국 케이블 방송을 시작했다.

 

[인터뷰] “모든 이가 행복을 구가하는 지상선경·현실선경·조화선경이 열린다”
민족의 뿌리와 세계 보편성 동시에 담아 젊은층·지식층 호응 얻으며 급성장
안운산(安雲山) 증산도 종도사(宗道師)



▶증산도를 일으키고 부흥을 이끌어 온 안운산 종도사.


-언제부터인지 상생(相生)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오래 전부터 상생의 도를 표방해온 증산도에서 시대에 맞는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순서에 맞을 것 같습니다.

“상생이라는 말은 어떻게 쓰든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너도 살고 나도 살자, 그것은 대단히 좁은 의미입니다. 우리 증산도에서 외쳐온 상생의 뜻은 훨씬 그 의미가 깊고 큽니다. 인간은 오랫동안 남을 이겨야만(克) 내가 잘된다는 상극(相克)의 시대를 살았습니다. 남을 이겨야 하니 서로 얼마나 싸웠겠습니까? 그렇다 보니 갈등과 대립, 원한이 팽배한 것입니다. 그것을 이제 근본적으로 바꾸자, ‘네가 잘돼야 비로소 내가 잘되는’ 상생의 세계로 나가자고 주창한 것입니다. 단순히 더불어 잘살자는 것과는 다릅니다. 적극적으로 남이 잘되기를 바라고 노력하는 것, 거기서 상생이 시작됩니다. 갈등과 대립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세상에서도 상생이라는 말이 증산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의미로 쓰여야 합니다. 그러면 세상도 달라질 것입니다.”

 

-1974년 포교를 재개한 지 30여 년 만에 신도가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빠른 확산입니다.
“증산도는 우리의 뿌리와 민족을 강조하면서도 세계 보편성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젊은층과 지식층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우주 운행의 원리와 이유, 인간의 존재 이유와 생사의 문제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놓은 것도 기성 종교와 다른 점입니다. 사실 상제님의 진리가 세상에 급격히 확산되는 것은 이미 상제님께서 다 짜놓으신 틀대로 움직여 가고 있는 것입니다.”

 

-증산을 신앙하는 종교나 교단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통(宗統)의 맥을 잘 봐야 합니다. 상제님과 태모 고수부님을 거쳐 오늘의 증산도에 이르기까지, 그 종통은 오로지 일맥(一脈)이고 교단도 하나입니다. 겉으로 ‘증산’을 내세운다고 해서 모두 증산도와 동일시해서는 안 됩니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정음정양(正陰正陽)의 천지이법에 따라 태모 고수부님에게 종통을 전하셨는데, 어떤 교단에서는 이를 완전히 부정해 버립니다. 이는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싹 무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하고도 어떻게 상제님과 태모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는 증산도(道)라는 이도 있고 증산교(敎)라는 이도 있습니다.

“8·15 광복 후 제2 부흥기 때 포교하면서 그 시절의 그 환경에 맞게 내가 교명을 ‘증산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증산 상제님의 진리는 종교를 넘어서는 대도입니다. 그래서 제3 부흥기 이후 ‘증산도’라는 바른 이름을 붙였습니다. 도(道)라는 것은 자유지리(自由之理) 자유지기(自由之氣)요, 선어천지(先於天地)하야 만유지본원(萬有之本源)야라. 자연 섭리로 그럴 수밖에 없는 리(理)와 그렇게만 되어지는 기(氣)요, 또 만유가 생겨나는 바탕입니다.”

 

-종교를 뛰어넘는다면, 종교가 아닌가요?

“기성 종교를 꽃이라고 한다면 증산도는 열매입니다. 꽃이 필 때 열매가 여물 수는 없습니다. 지나간 선천세상은 ‘알캥이’가 여무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다만 제한된 인물들이 출현해 제한된 이념만 제시했을 뿐입니다. 증산도는 기성 종교까지 두루 포용하는 상생의 대도입니다.”

 

-사람이 살아서 낙원에 들 수 있다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상제님의 진리를 따르면 앞으로 가을개벽을 극복하고 5만 년의 후천선경에 들게 됩니다.”

 

-5만 년 후천선경이란 어떤 경지입니까?

“한마디로 우주의 가을세상, 현실선경·지상선경·조화선경입니다. 세계가 일가(一家)를 이룬 통일문화시대입니다. 물자가 풍부하고 차별이 없는 세상입니다. 지축이 바로 서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춥고 더운 것이 없어지고 1년 내내 화창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영혼 간에 원한도 없고 다툼도 없는 그야말로 평화와 상생의 세계입니다. 그때는 모든 사람이 도를 통하고 불로장생합니다. 또 서로 마음을 훤히 읽어 못된 짓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지심(知心)세계입니다.”

 

-개벽은 언제 있게 됩니까?

“상제님 말씀을 담은 ‘도전(道典)’에 그 해답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공개한다고 해서 세상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상제님께서는 ‘세상이 막 일러주는 것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세상 운수가 지금 막 죄어들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 이제 얼마나 더 가겠습니까?”

 

-상제를 믿고 증산도 교리대로 살면 누구든 개벽을 넘어 후천선경에 들 수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촌 65억 명 인류가 모두 그렇게 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조상의 음덕이 다르고 또 조상이 지은 죄도 모두 다릅니다. 그 공덕과 죄업을 총체적으로 심판하는 개벽기에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증산도에서는 죽은 영혼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신명(神明)이 됩니다. 그 신명이 살아 있는 인간세계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 중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명들이 활동하는 세상이 신명계입니다. 그 신명계에는 억울하게 ** 원한을 품은 신명들이 가득합니다. 그들의 원한을 풀어주지 않고는 어떤 방법으로도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없습니다.”

 

-증산도에서 TV 방송을 개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5년 방송사 등록을 했지만 방송 송출은 2007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상생방송(STB)’이라고 하는데, 이미 전국 100여 지역에서 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 머지않아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에 다 방송을 내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상생방송에서는 증산도를 세상에 알리는 것을 넘어 우리 한민족의 역사와 가치관, 주체성을 높이고 또 다가오는 앞세상의 비전을 알리는 모든 내용을 다룰 것입니다. 상생방송은 동서 문화를 통틀어 후천 5만 년 상생문명의 모습을 전하는 유일한 방송입니다. 앞으로 상생방송이 그 어떤 방송보다 품격 있고 좋은 프로그램만 내보내는 1등 방송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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