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칼럼(舊)

증산도의 근본사상 제5회 원시반본

유철 연구위원

2017.07.05 | 조회 7093

증산도의 근본사상 제5

원시반본

 

4. 문명개벽과 원시반본

후천개벽의 한 축으로서의 천지공사는 선천의 모든 불합리한 이념, 이법, 질서를 개혁하고 수정하여, 후천의 새로운 문명으로 예정하는 천지개벽공사이다. 선천의 상극지리는 원과 한을 맺히게 하고, 쌓인 원과 한은 천지에 재앙을 일으키므로 새로운 천지운로를 예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천지공사는 원시반본, 보은, 해원, 상생 정신으로 천상신명계를 통일시키고, 세운공사世運公事로 인간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도운공사道運公事로 모든 종교의 운을 거두고 새로운 신도神道를 열었으며, 지운통일공사地運統一公事를 통해 인류평화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천지공사는 각 지방신과 지운을 통일하여 각 문화의 진액을 뽑아 새로운 후천문명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현대는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는가? 문명은 성장의 극을 달리고 있으며, 인간은 자아를 상실하여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자연은 환경의 오염으로 생태의 질서를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답은 되돌아가는 길 밖에 없다. 더 이상의 분열은 절망과 파괴이며 그 극은 종말이다. 이제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것은 끊임없는 전진이 아니라 반성과 전망을 통한 수렴이며 통일이다. 이러한 분열의 끝에서 다시 그 원 뿌리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극점에서 돌아섬은 혼란한 다양성에서 통일된 순수성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앞으로의 끊임없는 전진에서 다시 그 시원을 되살펴 본래성을 반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돌아감에서 새 문명, 새 생명의 싹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예견을 통해 행해진 인류구원의 불가피한 행위를 우리는 천지공사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1) 천지공사와 문명개벽

앞에서 살펴본 후천개벽은 자연의 필연적 변화원리임과 동시에, 우주 주재자의 무위이화적 권능의 드러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필연적 우주운동 외에 "이제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쳐 물샐틈없이 도수度數를 짜 놓았으니 제 한도에 돌아 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5:416:1-2)는 구절에서 나타난 바와 같은 예정적 변화가 있다. 예정적 과정은 인간으로 강세한 우주 통치자 강증산이 자연과 문명의 새로운 질서를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일은 천지를 개벽함이니 곧 천지공사니라"(5:3:6) 라는 구절에서 보듯이 천지공사는 개벽의 의미로 이해되며, 이때의 개벽도 방법적 측면에서 자연과 인간의 역사를 새롭게 예정함으로써 선경의 근거를 마련하는 절대자의 행위로 간주되어야할 것이다. 이처럼 후천개벽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자연의  운행 질서(시간질서)가 정역의 궤도로 바로잡히는 것이고, 둘째는 천지공사를 통해 자연의 존재질서와  문명질서를 동시에 새롭게 재조직화 하는 것이다. 위에서 인용한 하늘도 땅도 뜯어 고쳐라는 구절은 신명계와 인간의 문명을 총체적으로 개벽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이는 곧 자연과 문명의 존재질서를 새롭게 조화시키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천지를 개벽함"이란 구절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된다. 이 두 가지 후천개벽의 근본정신이 바로 원시반본이다.

문명개벽적 측면을 갖는 후천개벽은 우주 주재자로서의 절대자가 인간으로 육화하여 9년간(1901-1909) 집행한 천지공사天地公事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음의 도전구절을 통해 후천개벽으로서의 천지공사가 자연과 신명과 인간(理神事)의 새로운 질서를 마련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의 일은 천지를 개벽함이니 곧 천지공사니라. 네가 나를 믿어 힘을 쓸진대 무릇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인습할 것이 아니오 새로 만들어야 하느니라.(5:3:6-7) 이러한 천지공사는 이미 존재하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존재질서를 만드는 절대자의 행위이다. 따라서 후천개벽의 두 번째 의미, 즉 천지공사는 절대자 무극신의 권능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천지개벽은 인간의 역사와 문명이 상극질서를 벗어나 상생의 가치질서, 존재질서를 갖도록 하는 예정적 개벽이다. 예정적 개벽은 후천개벽의 첫째 의미와 달리 무위이화적 행위가 아니라 의지적意志的적 행위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즉 천지공사는 선천의 상극적 존재질서, 문명질서를 후천의 이상적 존재질서, 문명질서로 현실화될 수 있도록 미리 도수로서 설정하여 그렇게 필연적으로 진행되도록 한 예정적 행위이다. 이는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구절에서 분명해 진다. 즉 천지자연의 이치로서 무위이화적 드러남이 아니라 존재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도전의 다음 구절은 천지공사의 주체와 방법과 의의를 압축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증산 상제님께서 선천개벽 이래로 상극의 운에 갇혀 살아온 뭇 생명의 원과 한을 풀어주시어 후천 5만년 지상선경세계를 세워 온 인류를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니 이것이 곧 인존상제님으로서 9년 동안 동방의 한국 땅에서 집행하신 천지공사라. 이로써 하늘땅의 질서를 바로잡아 천지 속에서 일어나는 신도神道와 인사人事를 조화시켜 원시반본原始返本과 보은報恩, 해원解寃, 상생相生, 정신으로 지나간 선천상극先天相克의 운을 끝막고 후천 새 천지의 상생의 운수를 여시니라. 이에 만고원신萬古寃神, 만고역신萬古逆神과 세계문명신世界文明神, 세계지방신世界地方神을 거느리시어 신명정부神明政府를 건설하시고 앞세상의 역사가 나아갈 이정표를 세우심으로써 상제님의 대이상향이 도운道運과 세운世運으로 전개되어 우주촌의 선경낙원仙境樂園이 건설되도록 물샐틈없이 판을 짜 놓으시니라.(5:1:1-9)

 

천지공사는 우주의 절대자가 인간으로 육화하여 하늘과 땅의 질서를 바로잡아 신도와 인사를 조화시켜 도운과 세운이 선경낙원으로 갈 수 있도록 도수(프로그램)를 예정한 행위를 말한다. 즉 천지공사의 주체는 증산이며, 방법은 원시반본, 보은, 해원, 상생 정신으로 천지생명의 원과 한을 풀고 신명조화정부를 건설하여 역사의 도수를 짜는 것이며, 그 목적은 도운과 세운이 예정대로 전개되어 선천의 낡은 질서가 개벽되어 후천의 새로운 문명질서가 확립되는 지상의 선경낙원을 건설하는 것이다. 가을 개벽 전의 난법 해원시대와 천지공사를 통한 신문명 예정공사는 바로 원시반본을 통한 후천선경을 준비하는 조건이며, 총체적 생명살림의 의지의 표현이다.

지금은 혼란하기 짝이 없는 말대末代이다. 말대의 혼란을 없애고 새 세상을 열기 위해 낡은 천지를 뜯어고치는 일이 증산의 천지공사이다. 하늘과 땅이 새롭게 열리는 천지개벽은 완성을 향하는 우주 질서의 변화에 발맞추어 새로운 구원자가 인위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뜯어고침으로써 가능하다. 혼란한 세상을 종결짓고 신천지를 여는 천지개벽을 증산은 천지를 뜯어고침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러한 개벽은 인간계나 신명계 어느 쪽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신명, 천지를 다함께 구원하는 길이었다. 생명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원시반본, 천상의 원신과 지상 인간의 깊은 원한을 끌러내는 해원, 그리고 덕을 베푼 사람과 신명에게, 또 자신의 근본(조상)에 대해 은혜를 갚는 보은, 생명을 살리고 함께 더불어 잘 살자는 상생, 이것이 천지공사의 핵심 정신이며, 생장염장 하는 우주의 필연적 과정이 내포한 가을 개벽의 구원사상이다.

증산은 신도神道를 바탕으로 천상의 위계질서를 바로 잡고, 이 천상의 조화정부를 주재하여 인류구원의 역사를 예정적으로 모사謀事하고, 그것을 인간의 실천적 의지에 의해 실현될 수 있도록 성사재인의 바탕을 마련하여 주었다(모사재천謀事在天 성사재인成事在人). 즉 천지공사는 세계 각 지방신, 세계 각 문명신, 만고역신, 만고원신 등 여러 신을 소집하여 대통일 신단을 형성하고 그 통일신단에서 세계의 모든 이념, 이법, 규범, 질서를 공사로써 결정하여 앞으로의 새 세계가 이 결정대로 진행되도록 한 천지문명 예정공사이다. 천지공사는 바로 가을 우주 속에서 펼쳐질 인류 미래의 새로운 문명과 역사를 천명으로 예정한 것이다.

도전에서는 천지공사를 통한 새로운 문명질서에 대해 그 구체적 상황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강가가 성의 원시라. 그러므로 이제 개벽시대를 당하여 원시로 반본 되는 고로 강가가 일을 맡게 되었느니라.(2:37:3-4)

  옛적에는 신성神聖이 하늘의 뜻을 이어 바탕을 세움에 성웅이 겸비하여 정치와 교화를 통제 관장하였으나 중고 이래로 성과 웅이 바탕을 달리하여 정치와 교화가 갈렸으므로 마침내 여러 가지로 분파되어 진법을 보지 못하였나니 앞으로는 원시반본 되어 군사위가 한 갈래로 되리라.(2:27:2-4)

지금은 원시반본 하는 시대니 혈통줄을 바르게 하라. 환부역조하는 자는 다 죽으리라.(7:17:3)

  이 구절들은 인간의 정치와 역사, 생명뿌리가 처음의 근원적 상태를 철저히 성찰하여 그  참된  본성을 회복하여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원시반본 하는 시대, 즉 개벽시대는 이상선경理想仙境의 시대이다. "이제 온 천하가 대개벽기를 맞이하여후천은 온갖 변화가 통일로 돌아가는”(2:42:1-3) 때이며, "하늘과 땅이 성공하는 시대”(4:14:2)이며, "모든 덕이 근원으로 돌아가는 대인대의大仁大義의 세상”(2:18:5), "천존天尊과 지존地尊보다 인존人尊이 큰 인존시대”(2:22:1), "남녀동권시대”(2:53:2)이다. 후천시대의 이상적인 문명 상태를 지적한 이러한 구절들은 미래세계의 새 문화는 옛것의 가치를 회복하여 이상적인 상태의 문명, 신문명으로 재창조되어야 한다는 것, 신문명을  향한  원시반본의 의미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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