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찾기

【논문】 《삼성기》저자 ‘안함로’에 관한 오해

노종상 연구위원

2016.04.06 | 조회 5101

▣논문

《삼성기》저자 ‘안함로’에 관한 오해

노종상

Ⅰ. 서론

우리 고대사를 기록한 《삼성기三聖記》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11년이다. 이 해에 독립운동가 계연수桂延壽(1864~1920)가 만주 관전현寬甸縣에서 《환단고기桓檀古記》라는 책명으로 30부를 간행하였고, 그 안에 우리가 논의하고자 하는 〈삼성기〉가 상편上篇으로 들어 있었다. 《환단고기》는 〈삼성기〉를 포함하여 다섯 편의 사서로 이루어져 있다. 〈삼성기전〉상, 하 두 편과 〈단군세기〉·〈북부여기〉·〈태백일사〉가 그것이다. 〈삼성기전〉상편의 저자는 안함로이고 하권의 저자는 원동중이다. 이 중에서 〈삼성기전〉, 특히 〈삼성기〉 상편은《환단고기》의 머리를 장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 권의 〈삼성기〉는 인류의 창세 역사와 잃어버린 한민족사의 국통 맥을 바로 세우는 데 근간이 된다. 〈삼성기 상〉이 “오환건국吾桓建國이 최고最古라”라고 하여 ‘환국이 인류사에서 가장 오래 된 나라’임을 선언한 것을, 〈삼성기 하〉는 “석유환국昔有桓國”이라 하여 ‘옛적에 환국이 있었다’는 말로써 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다. 〈삼성기 상〉은 동북아에 세운 한민족 첫 왕조의 국호가 배달이었음을 처음으로 밝혔으며, 〈삼성기 하〉는 또한 현 인류의 시조인 나반과 아만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이 두 권은 깍지 낀 두 손처럼 서로 음양 짝을 이루어 인류와 한민족의 시원사를 드러내 준다.1)

〈삼성기전〉상편은 하편과 함께 《환단고기》전체의 체제와 성격, 이념, 사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분량은 적지만 그 내용은, 그것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강렬하고도 심후하다. 따라서 우리 상고사를 논의할 때 《삼성기》2)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삼성기》를 포함하여 《환단고기》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유감스럽게도 위서 논쟁에 휘말렸다.3) 기왕에 전개된 《환단고기》 진·위서론을 살펴보면 다행히도《삼성기》는 그 중심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느낌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환단고기》, 좁혀서 《삼성기》에 대한 진·위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서는 비켜가기로 한다. 논자의 관심은 《삼성기》저자 안함로에 대한 인물탐구에 있다. 안함로에 대한 인물탐구 과정에서 《삼성기》 내지 《환단고기》 진·위서론에 어느 정도 발을 담그게 되는 것은 논의의 성격상 피해갈 수 없는 노릇이다.

《환단고기》 진·위서론에서 《삼성기》와 관련된 내용이 편찬자 문제인 까닭이다. 계연수는《삼성기》를 세상에 드러내면서 저자를 ‘안함로’라고 밝혔다. 한 기록물의 저자명은 편찬자가 왜곡 내지 조작하지 않는 한 ‘독자’ 입장에서서는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삼성기》와 같이 다른 문헌자료가 발견되지 않는 한, 그대로 인정되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나 《삼성기》 저자 안함로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았다. 《환단고기》 위서론과 함께 일각에서 ‘안함로’ 역시 ‘조작’했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안함로 조작설을 제기하면서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고는 《환단고기》 진·위서 논쟁에는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지만 적어도 ‘《삼성기》 저자 안함로’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피해갈 도리가 없는 입장이다.

다른 하나의 문제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굳이 《환단고기》 위서론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삼성기》 저자 ‘안함로 조작설’에 대한 해명은 상고사서 《삼성기》를 논의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해명은 《삼성기》를 비롯하여 우리 상고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기초 작업이 되는 까닭이다.

지금까지〈삼성기전〉 상편의 저자 ‘안함로’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4) 굳이 역사주의 비평방법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하나의 기록물에서 그것을 문자로 남긴 저자는 간단하게 처리될 문제가 아니다. 그 기록물에는 그 저자의 생애와 사상, 철학, 개성이 어떤 식으로든 배경하고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삼성기》와 같은 역사서요, ‘사상서’라면 말할 나위가 없다.

논자는 이미 논문 〈《삼성기》저자 안함로에 관한 고찰〉에서 일차적으로 안함로에 대한 인물탐구를 시도하였다. 당시 '안함로 조작'설이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는 다른 기회로 미룬다”고 밝힌 바 있다. 본고는 바로 그 ‘약속’에 값하는 연구이다. 본고는《삼성기》저자 안함로의 ‘조작’설과 함께 안함로/안함이 등장한 배경, 한문번역 문제, 안함로/안함 진위여부 등 다각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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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함로 외, 《환단고기》, 안경전 역주, 상생출판, 2011, p.16. 이하 ‘안경전 역주본’이라고 지칭한다.

2)《삼성기전》 상편을 지칭한다. 앞으로도 특별한 표시가 없는 한 《삼성기전》 상편을 《삼성기》로 통칭한다.

3) 한국 사학계는 이 책을 역사서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환단고기》 위서론은 1977년 송찬식이 《월간중앙》에 게재한 〈위서변僞書辯〉이란 글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이후 조인성, 박광용, 이도학 등에 의해 계속 제기되었으나 2000년 이후로는 특기할 만한 논문을 찾아볼 수 없다. 반면 《환단고기》가 진서임을 뒷받침하는 연구는 더욱 활발해진 분위기다. 중국 측 사료와 비교하여 이 책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논문도 있고 우리나라의 다른 서서들과 비교하여 검증한 연구도 있다. 안경전 역주본, p.37. 각주.

4) 논자가 아는 한 《삼성기》 저자 안함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논자의 논문 한편이 있을 뿐이다(노종상, 〈《삼성기》저자 안함로에 관한 고찰〉, 《세계환단학회지》, 세계환단학회, 2015.). 이밖에 〈삼성기전〉상·하편을 논의하는 가운데 일부분으로서 안함로에 관해 논의한 논문 한 편이 있다(박병섭, 〈《삼성기전》상·하편에 숨겨진 사실들〉, 《선도문화》Vol.6 No.-, 국제뇌교육종합대 국학연구원,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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